어쩌면 겨울은 원래 그런 계절인지도 모른다. 황량한 나무들, 움츠린 사람들, 날카로운 바람, 미끄러운 도로와 차가운 공기까지.
겨울은 우울한 이들이 더 깊이 넘어질 수 있도록 친절히 안내한다.
그러나 정말 조심해야 하는 계절은 사실 봄일지도 모른다. 모두가 들뜬 것처럼 보이는 예쁜 계절, 새싹이 돋아나고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동안 희망이 무참히 짓밟히는 느낌을 받는 사람들. 나만 여전히 추운 계절에 남아 있는 듯한 아득함. 그건 어쩐지 겨울바람보다도 더 매섭다.
그러니 더 따뜻해지기 전에 마음을 단단히 동여매야만 한다. 너무 먼 희망 따위 품지 않는 게 차라리 나을 수도 있다.
나는 오늘부터 작은 행복은 뒤로 미루지 않기로 결정했다. 웃고 싶을 때 웃는 것 정도는 모두에게 허락된 작은 행복일지 모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