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보내다 보면 이것저것 이야기들이 많다
오늘은 미세먼지와 비까지 겹쳐 우산을 쓰고 쓰줍을 했다
털모자, 마스크까지 단단히 무장을 하고 갔다
평소와 달리 시내로 갔더니 담배꽁초 쓰레기가 대부분!
한참 고개를 숙이고 줍다 보니 허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럴 때는 한 손으로 허리를 잡고 가슴을 펴서 멀리 하늘로 시선을 옮기면 좀 괜찮아진다
내 마음을 아는지 함께 한 친구가 이야기했다 " 허리 아플 때는 100만 원 미만은 줍지 마"
웃음이 났다 웃다 보면 아픈 허리는 가벼워진다
웃으면서도 길모퉁이, 홈에 박혀 있는 꽁초가 자꾸 눈에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이상하게도 거리를 걷는 사람들 눈에는 꽁초가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빠른 걸음으로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갈 때 바닥 아래는 딴 세상 이야기이다
그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는 담배꽁초는 쓸모에 의해 쓰이고 주인에게 버림받았다
하수구 구멍에 떨어질랑 말랑 아슬아슬하게 달려 있길래 내가 구해주려고 집게를 들었다
그 순간 끝없는 구멍으로 그는 사라졌다
어디로 갔을까? 안부가 궁금했다
꽁초에게
미세먼지에 비까지 오니
마스크에 우산까지 온몸에 걸고 쓰레기 줍는데
오늘은 나보다 네가 더 불쌍해 보였어
누군가는
허리 아플 때는 100만 원 미만은 줍지도 말랬는데
난 왜 자꾸 네가 보이는 걸까
넌 아무것도 아니었어
길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았어
쓰임을 다해서 이렇게 차가운 구석에
식어진 네 운명을 바라봐야 하는 거니
너의 버림이 날 슬프게 해
하수구 구멍에 떨어질랑 말랑
묘기 부리듯 서 있을 때는
널 구해주고 싶어 집게를 들이대는데
아뿔싸, 내 맘도 모르고
넌 수직으로 하수구 안으로 풍덩~
우리 이렇게 안녕인 거니?
넌 이제 어디로 가는 거니??
네 도착지가 네가 원하는 곳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