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누군가 내 삶의 원동력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의무감'이라고 말 할 것이다.
나는 의무감으로 움직이는 사람이다. 그래서 글을 쓰는 이유도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 때문이다. 글 쓰는 일이 즐거워서 쓰는거라면 참 좋겠지만, 그건 취미일 때 이야기고. 지금은 써야하기 때문에 쓴다고 말 할 수밖에.
그게 싫은 것은 절대 아니다. 의무감 때문에 나는 꽤나 성실한 사람이 된다. 그리고 그 성실함 때문에 이룬 것들도 적지 않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 '해야 할 일'을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고, 그것들을 해내면서 성취감이니 보람이니 하는 것들을 느끼는 부류의 사람이다. 리스트를 만들고, 그 앞에 체크 표시를 하는 데서 행복해 하는 사람이다. 체크리스트가 너무 많아서, 하루가 48시간이었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이다.
다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불안하다.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아예 해야 할 일이 없을 때 나는 불안하다. 브런치에 글을 발행하지 않았던 일주일간, 뭐라도 써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던 건 두 말 하면 잔소리다. 사실 그 시간 동안 글을 아예 안 쓰고 있던 것도 아닌데. 운영하고 있는 플랫폼 하나가 일주일간 업데이트 없이 놀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의 큰 짐이 되었다.
의무감과 강박은 조금 덜고, 그저 즐거워 하는 일도 의미있음을 알고 있다. 아니, 그런 삶이 가치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해야 할 일을 못 할 수도 있지. 다른 일에 집중하느라, 브런치에 일주일간 글을 못 쓸 수도 있지.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마음이 편하지 않은 건 어쩔 수 없다.
이 와중에도 내일 '해야 하는 것들'을 머릿속에 나열하고 있으니. 그냥 이렇게 평생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