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을 따라가는데, 왜 불안한걸까
퇴사가 유행은 유행인가봐! 내 주변 다 백수로 돌아오고있어
오랜만에 만난 지인은 곧 퇴사할거라는 나의 암울한 목소리에 웃으면서 대답했다.
1-2년 전 취업했던 주변사람들이 우르르 퇴사하기 시작했다고. 퇴사가 유행이라고.
유행. 그 말을 가만히 곱씹어보았다.
그래, 유행이라면 유행 일 수 있겠다. 내 주변만 해도 작년에 취업해서 '아마 회사다니느라 바쁘겠거니'생각하고 연락한 친구들에게 '퇴사했어~'라고 답변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고, 유튜브에는 퇴사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콘텐츠가 가득하며, 인스타그램에는 퇴사하고 자유를 찾은 도비들의 행복한 삶이 넘쳐나고 있으니까.
주변사람들에게 퇴사에 대한 고민을 꺼낼때도 '퇴사?!'하고 놀라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고개를 끄덕이며 "요즘 평생 직장이 어딨어?"하고 박수를 쳐준다.
유행이기 때문에 '남들도 다 하는 거 나도 하지 뭐' 라는 생각으로 퇴사를 결정한 것은 절대 아니지만, '남들도 다 하는 거 나라고 못하겠어?'라는 약간의 위안과 안도가 된 것도 사실이다.
뭔지 몰라도 퇴사는 무조건 축하해주는거라고 배웠어
얼마 전 대학 동기들과 함께 한 송년 모임에서 이제 취직을 준비하는 친구가 말했다. 자기는 회사에 다녀본 적도 없지만, 누가 퇴사한다고 하면 무조건 축하해주는거라고 배웠다며.
그 말에 직장을 다니고 있는 다른 친구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제대로 배웠네!"
퇴사도 유행이니까. 퇴사는 축하 받을 일이지.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는 왠지 마음이 편해지고 기뻤다. 그 말들이 내가 잘못 된 선택을 한 것이 아니라는 증거 인 것만 같아서.
하지만 집에 돌아와 가만히 생각해 보면 또 다른 생각이 든다.
유행인데. 축하도 받았는데. 왜 불안하지.
새로운 시작, 나라는 사람을 되찾는 일에 대한 열망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 일은 분명 축하받을만한 일이지만, 그만큼 불안 한 것도 사실이다.
익숙해져있던 관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나를 꿈꾸는 것.
그것이 퇴사가 주는 두근거림이자, 불안의 본질일 것이다.
20191226 예비백수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