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쿨 한 사람이 되고 싶다.
쿨 한 사람들에 대한 동경은 항상 있었지만, 요새는 정말 진심으로 부럽다. 모든 일에 쿨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그렇구나"하고 넘어 갈 수 있는 사람들이.
쿨 함의 전제 조건은 '무던함'일까. 외부의 일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자극에 쉽게 반응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 쿨 할 수 있는 걸까. 내 주변에서 '무던한 사람'을 꼽으라면 내 동생이 있겠다. 동생을 떠올려보자. 그 애가 쿨한 성격인가? 그런 것 같다고 생각하다가 이내 고개를 젓게 된다. 내 동생은 무던한 사람인 건 맞는데, 쿨 한 사람은 아니고, 쿨 한 척 하는 사람에 더 가깝다. 무던하다고 쿨해 질 수 있는 건 아닌가보다.
그렇다면 혹시 '생각 없음'일까. 생각없다는 말이 꼭 욕처럼 느껴지긴 하지만, 깊이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많은 일에 쿨 해 질 수 있다. 나는 그런 사람을 몇몇 알고 있다. 의도했던지, 아니던지 어쨌든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거나 고민하지 않는 사람들.
이것도 아닌 것 같다. 생각이 없어서 쿨해 질 수는 있는 것 같은데, 쿨한 사람들이 다 생각없지는 않다. 최근에 내가 만나고 '정말 쿨하다. 부럽다.'고 생각한 사람은 쿨하기도 하지만 생각도 깊다. 모든 일에 자신만의 철학이 있고, 깊은 통찰력이 있는 사람이다. 깊이 생각함에도 쿨 할 수 있는 사람이라니. 다시 생각해도 멋지다.
나는 무던하지도, 생각을 안하는 사람도 아니다. 오히려 예민하고 너무 많이 생각해서 쿨해질 수 없는 사람이다. 이 성격이 싫은 건 아니다. 오히려 좋아했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장점 중 하나였다. 나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 뿐 아니라 나의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까지, 모두 쿨하지 못하게 생각하고 고민하고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남들이 보기에 어떨지 몰라도 내가 생각하는 나라는 사람의 장점이었다.
그런데 요새는 정말이지 이 장점이 나를 너무 힘들게 한다. 쿨하지 못한 사람은 여러모로 피곤하다. 이 일, 저 일, 계속해서 신경이 쓰이고 이 사람이 한 말, 저 사람이 한 말이 머릿 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머리로는 '그렇구나'하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인 것 같은데, 정작 나는 며칠 째 내려놓지를 못하고 끙끙거리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나의 예민함을 빌미로 남에게 날을 세우는 성격도 아니다. 주로 나의 쿨하지 못함은 나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내가 쿨하지 못해서 괴롭히게 되는 사람은 주로 나 자신이다.
왜 그랬을까. 왜 그런 말을 했지? 왜 나에게 그렇게 행동할까. 이 행동의 의미는? 이런 일의 의미는? 따위의 생각으로 하루 종일 스스로를 달달 볶고 나면, "글쎄, 그 사람이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나보지 뭐."라는 말과 함께 자신의 서운함, 속상함, 슬픔, 화남, 분노, 서러움을 뱉어버리고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사람이 정말이지 부럽다.
쿨하기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애정을 조금은 내려놓아야 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애정이 있는 것에는 좀처럼 쿨하기가 힘드니까. 내가 주변에 지나치게 애정을 가져서 쿨하지 못할 수도 있다. 아니면 그냥 내가 마음이 물렁물렁해서 그런 것 같기도. 모르겠다. 쿨해지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야.
쿨한 이들을 부러워하기는 하지만, 역시 나는 쿨해질 수 없을 것 같다. 쿨한 척이야 할 수 있겠지만, 그게 나를 더 힘들게 할거라는 걸 안다. 쿨하지 못한 것만도 힘든데 가면까지 써야하다니. 그건 최악이야.
결국 방법은 없다. 나는 쿨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는 수밖에. 그리고 쿨하지 못한 사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최대한 누리는 수밖에.
오늘도 나라는 사람을 향해 고개를 한 번 끄덕여준다. 그런 너를 인정해. 못난 것 같아도, 좀 별로 인 것 같아도 인정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아. (끄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