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 박지영
제법 근수 나가는 책을 놓고
할아버지 열심히 바라보신다
호두는 작아도 단단해서
호두 깨는 일에는 몽둥이가 제격이다
정통으로 얻어맞을 때마다
젊어지는 할아버지 머리주름
쪼개질 때 하나의 세계가 열린다
그의 세계는 구멍이 숭숭 뚫려있어
들고나는 휘파람 소리도 들린다
멀리 높이 날기 위한 작업
구멍에서 인습의 부스러기가 새어 나올 때
날개질로 여념 없는
호두깨는 할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