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벌써'

1월 10일 시점

by Grace k

버스를 타고 일터로 향합니다.
해가 바뀌고 겨울의 한가운데를 지납니다.
신년의 포부와 결심을 정하고 서로 간의
덕담도 나누었던 날로부터 열흘이 경과합니다.
눈 깜짝할 새, 새해의 10일을 보냈다는 건
세월이라는 모터에 벌써 가속이 붙는 것 같습니다.

어릴 적 새해의 설빔, 머리 맞대고
계수해 보던 세뱃돈, 북적거리던 방문객,
고소함이 진동하던 풍성한 먹거리 등은 없습니다.
책임 없이 누릴 수 있었던 어린 시절은
그래서 마냥 좋았었나 봅니다.
마무리는 감사로, 그리고 덕담과 건강을 당부하는 시간으로 26년을 맞았습니다.
신경전에서 먼저 선수를 점하듯
건강에 적신호가 깜빡이를 켰습니다.
식당이라는 일터는 경기를 체험할 수 있는 최전선입니다.
쉽지 않을 한 해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날이 한겨울이라기엔 영상에 머뭅니다.
소시민의 겨울이 덜 추운 건 다행이지만
언젠가부터 사계의 경계가 모호해졌습니다.
더위는 두 절기 가깝게 지속되고
추위는 혹독하게 이어지는 곳이 많습니다.
지면이나 뉴스를 통해 만나는 세상의 지표는
명보다는 암이 많은 게 현실입니다.

30분쯤 일찍 나와서 도서관을 들렀습니다.
책을 읽고, 컴퓨터를 들여다보고
공부를 하며 지금에 열중한 모습들을 봅니다.
오늘을 사는 이들 속에 나도 있습니다.
일을 하고, 장을 보고,
루이를 돌보고, 책도 읽고...
아주 약간의 느리게 뛰기도 해 볼 셈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갑니다.
이상하리만치 아무런 특별함을 기대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바란다면 한가위의 그것처럼
더도 덜도 말고 지금만큼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최소한의 욕심이고 행복임을
잊지 않는 사람으로 살아가면 싶습니다.

루이 집에 세들어 시는 집사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