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

by Grace k

오늘도 살짝 깨물어본다.
그렇게 또 아픈 손가락.
"우린 달라. 넌 남자이고, 난 여자야"
"넌 아빠를 닮았고, 난 엄마를 더 닮았어."
"넌 묵묵하고 난 말이 많아."
"넌 담배를 즐기고 맥주를 좋아해."
"나도 맥주 한 모금 하는 걸 즐겨."
"우린 여행을 즐기고 ,사진으로 담는 것도 좋아해." 사진속에 우리가 다닌 흔적이 가득해.
세월이 고스란히 담긴 기록만 봐도
우린 참 많은 곳을 함께했어.

저축을 하고
수혜자로 동생의 이름을, 누나의 이름을, 작은 엄마 이름을 올린 너를 알아.

8개월을 겨우 채우고 성급하게 세상에 나온 너.
너무나 미숙한 모습으로 인큐베이터 안에서 가쁜 숨을 쉬던 너.
얼마 살지 못할 거라고 만약을 대비하라는 말을 들어왔던 너.
그래서 생년월일을 일 년씩이나 늦추어 신고해야 했던 너.
넌 지금도 몸이 약하잖아.
닳아버린 고관절을, 불편한 눈을, 아픈 허리를 힘겹게 딛고 일어나 오늘을 살잖아.
태평양을 건너 사는 나도 크게 다르지 않아.
그래도 살아지더라.
필요한 것으로 모자라지 않을 만큼 채워주시더라.
우리는 항상 서로의 안부를 궁금해 하지.
서로에게 주고 싶은 존재로 있을 수 있는 걸 감사해.
니가 지금보다 조금 더 힘들어지면
그 때는, 내가 너의 곁에서 니 아픈 다리를, 허리를 지탱해 줄 누나가 되어 있고 싶어.
힘내자. 또 우리 10월에 만나면 맛있는 거 먹고 맥주 한잔하고.
아름다운 10월의 산촌을 둘러보자.
그렇게, 또 그렇게 살아보자.
넌 나한테 이란성 쌍둥이 같아.
우린 다르지만 참 닮았어.
그래서 멀리 있어도 늘 알아.
잘 아는 만큼 더 아파서 힘들지만,
너도 버티는데 나는 더 강해질 거야.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시련만 주신다"는 말을
솔직히 잘은 모르겠어.
그래도 우린 잘 견뎌왔어.
주어진 만큼의 삶을 챙겨가며
또 그렇게 꾸려보자.
확실한 건 우린 멀리 있어도
늘 한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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