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새벽은 아무도 모르게 왔다.
새벽 닭 우는것이
두려운 듯
슬며시 여명이 드리워지면
놀란 도깨비 도망치듯
어느새 왔다.
무더위에 지쳐
한 숨을 몰아쉴 때
가을은 눈 앞에 서있네.
준비되지 않아 허둥대는 나를보며
한바탕 껄껄 웃는 단풍이여
그러나 그 모습도 순간인걸!
삼포 바닷가 어느 방에서
술잔 앞에 마주앉은 삼형제
취중 바라 본 형님 모습
저무는 그림자 언뜻 비치고
지나간 세월이 무정하여
눈가에 눈물이 스치네
새벽녁 파도는 여전하고
수평선 너머 엷은 구름사이
세상은 다시 열리는데
돌아본 한 세월은 너무 빨라
쪽빛 물결만 무심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