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 사람은 누구나 다 하늘나라로 가는 거란다
겁이 났습니다.
조바심이 났습니다.
아이가 어떻게 자랄지,
혹시 우울해서 성격이 이상해지지는 않을지.
학교에 가면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왕따를 당하는 건 아닐지.
아빠가 없다는 이유로 자신감을 잃어버리지는 않을지.
얼굴은 어두워지고, 반항적인 성격으로 자라나지는 않을지.
삶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어둡게 자라나지는 않을지.
그런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밀려왔습니다.
아이를 잘못 키우게 되면,
제 인생은 철저한 실패가 될 거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철저한 실패.
그래서 아이에게 말해주었습니다.
“리아야.
이제부터 엄마가 하는 말 잘 들어.
사람은 태어나면 언젠가는 하늘나라로 가게 되어 있단다.
어떤 사람은 아기일 때 가고, 시장 할아버지처럼 나이 들어 가시는 분도 있고,
아빠처럼 아직 젊은데 가시는 분도 있어.
그 길은 우리 누구나 가야 하는 길이야.
그런데 언제 가는지는 아무도 몰라.
엄마도 가고, 너도 가고, 할머니도, 외삼촌도, 이모도… 다 가게 돼.
그러니까 그것은 결코 슬퍼할 일이 아니고,
그냥 당연히 가야 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런데 우리가 슬픈 건,
아빠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해서야.
놀이공원도 더 가고, 여행도 더 다녀야 했는데,
그러질 못해서 슬픈 거야.
앞으로 누가 아빠 뭐 하시냐고 물으면,
‘우리 아빠는 하늘나라에 계세요.’ 하고 당당하게 말해.
아빠는 하늘나라에서 항상 리아를 보고 계시니까.”
그러자 리아가 말했습니다.
“응, 엄마 알았어.
나도 알아. 그리고 사람이 죽으면 땅에 묻히는 것도 알아.”
“너 그걸 어떻게 알아?”
“시장 할아버지를 땅에 묻는 걸 봤어.”
(1996년 여름, 외삼촌이 돌아가셨을 때
매장하는 장면을 본 모양입니다.
어린 리아를 거기까지 데려갔는지는 저는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리아는 제 큰외삼촌을 시장 가까이 산다고 해서
‘시장 할아버지’라고 별명을 붙여주고 그렇게 불렀었습니다.)
잠이 든 일곱 살 리아를 끌어안고,
저는 다시 울었습니다.
나는 아직 그렇게 생각이 안 드는데,
아직도 이렇게 서럽고,
아직도 정리가 안 됐는데…
억지로라도,
억지로라도 그렇게라도 생각해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내 딸 리아는,
결코 불쌍한 아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