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 사람들은 다 그를 잊어가는데...
다들 자기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잊어 가나 봅니다.
그게 더 서럽습니다.
나만 잊지 못하고,
나만 이렇게 힘든 것 같은데,
일상으로 돌아간 사람들은
그를 잊고 일하고, 웃고, 먹고, 자고 합니다.
나는 이렇게 먹지도 못하고,
자지도 못하고, 헤매는데...
나는 오늘 밤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적막이 두려워 텔레비전을 켰습니다.
텔레비전 속의 사람들이 먹고 웃고 떠듭니다.
저 사람들은 저리도 좋아서 사는 것일까?
시장도 갈 수가 없었습니다.
밥을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가 좋아하던 반찬을 보면,
싱싱한 야채를 보면 또 울음이 나옵니다.
‘저걸 겉절이 해주면 그렇게 맛있게 밥을 먹었었지.’
싱싱한 열무를 보면 또 울음이 나옵니다.
배가 조금만 고파도 참지 못하던 그였지.
갓 담은 열무김치에 밥을 비벼 먹고 싶어서
배가 고파도 참고 집으로 왔었지...
그렇게 배고픈데 저녁 사 먹고 오지 그랬어?
하는 나의 핀잔 어린 말에,
“응, 집에 와서 열무김치하고 밥 먹고 싶어서...”
라고 하던 사람이었지.
마음이 울적할 때면 시장에 나오면 좋다고 그랬었지.
“나는 우리 마누라 꼬봉이야.”
하면서도 시장에 함께 가는 걸 좋아했었지.
선배 집 집들이에 갔다 와서도
“그래도 집에서 먹는 밥이 최고야.”
“그래도 우리 마누라가 해주는 밥이 최고지.”
그러던 사람이었지.
쉴 새 없이 꼬리를 물고 떠오르는 그와의 추억들.
그 어느 것 하나도 연상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울고,
못다 이룬 그의 꿈이 서러워서 울고,
혼자 남은 내가 불쌍해서 울고...
남들은 다 그를 잊어가는 것 같아,
그게 서러워서 울고...
잊지 못하고
이렇게 울기만 하는
바보 같은 내 모습에 다시 울고...
울고, 또 울고...
그렇게… 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