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와 나 -
그대와 나
그를 보내고 8년이 지나서야
그를 보내고 8년이 지나서야,
저는 비로소 그때의 아픔과 상실감과 절망과 분노와 방황과 암울함,
그리고 그 모든 무너짐을 글로 쓸 수 있었습니다.
사별.
그 당시에는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웠습니다.
하루하루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고통이었고,
무엇을 생각하거나 정리할 수 있는 힘이 제게는 없었습니다.
시간이 흘렀습니다.
8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에야,
저는 그 모든 것을
담담히 꺼내어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그 오랜 시간 동안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아픔들을
조금씩 꺼내어
비워내기 위한 작은 시도입니다.
결혼이라는 것이
두 사람만의 결합이 아닌,
집안과 집안의 만남이라는 것을
알고 느꼈을 때는 너무 늦은 뒤였습니다.
사람 하나만 보고 마음을 준다는 것,
정말 결혼이라는 것은 어찌해야 하는 것인지
아직도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 어느 것 하나도 소홀할 수 없는,
모두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지금 여기 이곳에
저의 치부를 드러내듯
지난 시간을 보여드리는 것은,
이제 저는
내 마음속 깊이,
너무도 깊숙이 담겨 두었던
그리움이나 미움이나 증오나,
그런 모든 것들까지도 꺼내어
비워내고자 함입니다.
2005년 저는
'침묵의 강가'라는,
사별한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아픔을 나누던 까페를 만나,
그곳에서 저는
'초록향기의 방'이라는 이름으로
그가 떠난 후 시간들을 글로 남겼었습니다.
그 글 속에는,
향기의 괴로움이 있고,
절규하며 방황한 시간이 있고,
고뇌와 두려움이 있고,
그리고 희망과 절망이 함께 있습니다.
희미하지만,
젊은 날의 제 모습도
그곳 어딘가에 머물러 있을 것입니다.
2005년 6월,
그를 보낸 지 8년이 지나,
여전히 그리워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