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말로는 똥고집...
나는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사랑이나 인정을 받아야 한다.
(* 내 성격상 모든사람에게 사랑과 인정, 주목을 받게 되면 숨어버린다. 나는 만인의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내 소중한 사람에게만 관심받고 싶다. 많은 사람에게 노출 될 수록 소중한 사람은 희미해질 수 있다. 그러니 주변에 사람이 많거나 팔로우가 많거나, 무언가가 많은 사람은 사람이 꼬이기 마련이라 유명한 사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잔잔하고 조용한 사람이 관심이 갔던 건 주의깊게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렇다. 내 성격이 E 외향에 가깝지만 나는 I 내향형 수집가였다. 너무 말을 안하고 있어도 나도 뻘쭘하지만 그 뻘쭘 함이 나에겐 고요함도 갖다 주고, 암튼 재밌다. 그래서 이 항목은 해당되지 않는다.)
2. 나는 완벽할 정도로 유능하고 합리적이며 가치 있고 성공한 사람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 나는 헛점도 많고, 머리도 그다지 뛰어나지도 않다. 그걸 알기에 매사에 노력을 부단히 했다. 내가 기억력이 좋을땐 뛰어나게 좋은데 이게 선택적으로 기억력이 좋은게 아니라 별로 내 관심사가 아니면 귀담아 듣지 않고, 관심이 가면 쫑긋한다는 말이다. 이 세상 모든 것에 쫑긋하면 대가리가 터진다.
그리고 나는 화가도, 작가도, 사회복지사도 뭐 그 분야에 1인자가 될 마음은 전혀 없다. 1인자가 된다는 건 1인자가 되고 싶어서 되는 게 아니다. 1인자가 된다는 건 꽤나 진부한 일이다. 관심 없다.)
3. 나쁘고 사악하며 악랄한 사람은 비난과 벌을 받아 마땅하다.
(* 나는 이 비합리적 신념이 매우 강하다. 그러니 바람핀 사람 범법행위를 한 사람에게 불같이 개같이 욕을 한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성무선악설, 성선설을 믿는 내가. 성악설도 성선설로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저 문장에서 비난과 벌을 받아야 그 사람이 반성을 하고 새로운 삶을 살 기회를 얻기 위한 최소한의 절차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벌과 비난 없이 스스로 깨우칠 사람이었다면 애초에 죄를 짓지 않는다. 애초에 미안할 짓을 하지 않는다. 훈육과 훈련이 덜 된 개새끼와 그런 종자들이니까 정신차리게 할려면 비난과 벌을 받고 깨우쳐야 한다는 의미다. 나는 아직도 이 비합리적 신념이. 아니지 도대체 이 항목이 왜 비합리적 신념인지를 잘 모른다. 누가 알면 이유좀 댓글 또는 디엠 또는 이메일로 전송해주기 바란다.)
4. 내가 원하는 대로 일이 되지 않는 것은 내 인생에서 큰 실패를 의미한다.
(* 그렇지 않다. 나는 오히려 실패를 하면 뭔가 모를 웃음이 생긴다. 어라? 망했네. 조졌네.. 근데 뭐 어쩌겠어. 그게 망했지 내가 망했나? 다른 데로 가면 그만이다. 이게 뭐 누군가한테는 도망 회피라고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런 당신은 얼마나 직면하고 얼마나 굳세게 버티는 사람인지모르겠다.
나에게 너무 올곧은 소나무 같다는 말을 해준 구남친이 있었다. 버들나무좀 되라고.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소나무도 버들나무도 아니다. 당신 기준에 내가 소나무같았던 거지. 그럼 나는 말한다. 버들나무가 아니라 소나무좀 되라고. 왜 그리 인생을 사냐고.)
5. 불행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의해 발생한다.
(* 모든 건 통제가 불가능하다. 모델 한혜진님이 어디 영상에서 그런 말을 했다. 유일하게 통제할 수 있는게 자신의 몸인데, 타인의 마음도 회사생활도 그 무엇도 통제하기가 어려운 세상인데 유일하게 나 자신만큼은 컨트롤할 수 있지않냐? 물론 스스로를 컨트롤 하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지만 타인의 마음, 세상의 온갖 번뇌, 잡음을 컨트롤하는 거에 비해 내 스스로 컨트롤하는게 더 쉽다는 의미다. 그러니 '생각하기 나름' 이라는 말이 생기지 않았나?
나는 심적으로 꽤나 괴로웠고, 그 시간이 지나니까 저 말이 머리로는 이해되도 마음으론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이제는 받아드려지고 나니
지옥에 있어도 나는 천국을 느낄 수 있고
천국에 있어도 지옥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깽판을 치네 마네
마음을 어지럽히네 마네
갖고 논다는 뜻이다.
누군가 심적으로 고생중이거나 지옥같은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내가 천국에 데려다 줄 수는 없지만 천국을 느끼게 해 줄 순 있다는 말이다.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 좋은 남편, 좋은 아내, 좋은 부모, 좋은 자녀가 되지 못해 괴롭거나 움츠려드는 사람들아. 스스로에게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주라. 당신은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나라는 고유한 인생을 살기 위해 태어난 것임을 잊지마라. 기죽지 말고 재밌게 살아라. 꼭 좋은 곳에 가야 좋은 차를 타야, 좋은 동네에 살아야 삶이 가치있는 게 아니다.
그냥 그날 하루 기분 째즈되게 살면 그만이다. 변하는 세상에 도태되지 않을까 걱정도 하지마라. 도태는 너가 스스로 생각하는 도태의 굴레를 밟는 것 뿐이지. 도태되는 삶, 가속하는 삶, 느리게 걷는 삶, 뒤로 걷는 삶, 옆으로 걷는 삶, 혼자 걷는 삶, 함께 걷는 삶, 한 발로 걸어가는 삶, 양발로 종종걸음 걷는 삶 다 다른 것이다. 그 누가 너에게 돌을 던지고 욕을 한다면 엿이나 까잡수라 하셔라. 엿장수는 삽교천 가면 계시다. 이왕이면 엿장수 앞에서 쌈바 댄스 추면 같이 춤춰주실테니까 재밌게 살아라. 인생은 엿가락이다.)
6. 위험하거나 두려운 일이 내게 일어나 큰 해를 끼칠 것이 항상 걱정된다.
(* 운전하기 두려웠던 때가 있었다. 그 이유는 운전을 하면 내가 실수하면 어떡하지? 내가 차사고가 나면 어떡하지? 음주운전 차량이 나를 박으면 어떡하지? 그래서 미루고 미룬다. 내가 나이가 들어서 배우는게 더디면 어떡하지?
다른 차량들이 클락션을 울리면 어떡하지? 개양아치차에 잘못걸려서 문신인간들이 내려서 야구빠따로 날 조지면 어떡하지? 진짜 그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어떡하지? 떡볶이에 맥주나 먹으면서 이 글을 읽어라.
첫 번째.
욕을 달게 먹어라. 운전 못하면 욕먹는거다. 욕먹는걸 두려워말라.
그리고 초보운전이 아니라 보초운전으로 붙이고 주유구를 열고 달려라.
나는 주유구도 열고 달리고 심지어 사이드 미러도 닫고 4차선 도로를
운전한 적이 있다. 차선 변경을 하려고 보니 사이드미러가 닫혀있어서
"어머", 외치고 사이드 미러를 펴줬다.
보통 운전자들은 초보를 알아보기 마련이다.
알아서들 피한다. 또라이를 보면 알아서 사람들이 거리를 두는 것처럼.
그러니 너무 겁먹지 말고 초보일때 생길 수 있는 에피소드들을 애써
자책하지 마라. 차 사고로 생명만 안 죽이고, 안 죽임 당하면 된다.
내가 운전이 초보일때 온갖 덤프트럭이나 버스가 조금만 옆에 붙어도
왜 차량 간격을 안 지키는지 욕이란 욕을 했다.
욕을 하는 이유는 두려워서 겠지?
근데 이제는 내가 클락션을 울려준다.
그만 다가오라고.
그러니까 외간 사람이 모르는 사람이 그리고 알고는 있지만
선을 넘으려는 사람한테는 한마디도, 찍소리도 못하는게 아니라
단전에서 올라오는 마음을 내질러줘야 알아듣는다.
그냥 상대방 달팽이관이 터치지 않길 기도할 뿐이다.
두 번째.
사고도 한 번 내주는 게 좋다. 주차할때 많이 긁혀봐야
본인의 차체 감각을 알게 된다.
왜 흠집내는 걸 두려워 하나? 내 몸이 흠집나는게 아닌걸.
물론 차들은 아프겠지만 차에게 감정이 있는 건 아니겠지만
다들 보험 가입하지 않나? 사고도 한 번은 내봐야
어떻게 처리되는지 배울 수 있다.
노래를 크게 틀고 달리다가
과적 덤프트럭이 떨군 유리파편에 타이어가 펑크나버렸다.
시속 100을 꼭 넘게 달리는 내가
차가 잘 안나가자 배운대로 비상등을 키고 브레이크를 밟은게 아니라
엑셀을 안 밟기 시작한다. 바로 브레이크를 밟아버리면 역반동이 생기니까
그냥 양발을 때버리고 자연스럽게 속도가 낮아지는 걸
즐기고 갓길로 차량을 옮기면 된다.
옮기고 나면 트렁크를 열어서 무슨 물품을 빼라고 한 것 같은데
트렁크 밑 천장 여는 방법을 몰라서 그냥 앞자리 서랍을 열고 보험사에 전화를 때렸다. 혹시, 다른 레카들은 무서운 양아치들이라 알고있던 나는 모르니까 친오빠한테 나 지금 펑크났다. 이렇게 카톡을 보냈다. 무슨일 생기면
증거가 되라고, 답장을 바라고 보낸게 아니라 시간 차를 남겨두기 위해 제일 믿을 만한 사람에게 카톡이나 전화 수신을 찍혀두게 남긴다.
그러고선 레카차가 왔다. 아저씨에게 사전설명을 하고 처음으로 내 붕붕이는 끌려갔다. 타이어가게 가는 길에 친오빠가 전화가 왔다.
그러니 옆에 아저씨는 잘 해결해줄테니 걱정말라고 했다.
조심해서 나쁠거 없으니 항상 무슨일이 생기면 혼자 알고 있는게 아니라
주변 몇 사람에겐 연락을 남겨두는게 좋다.
도착한 타이어가게 앞바퀴는 뒤로 새바퀴는 앞에다 갈아줘야 한다면서
친절하셨다.
내가 4개 다 갈아도 돼요? 이말에 굳이 4개 다 갈지 말라고 하셨다.
나는 친절했기에 4개를 다 갈지 않아도 4개를 다 갈아주고 싶었다.
타이어를 갈고 싶었던 게 아니라 이런 가게라면 돈을 써도 아깝지 않아서
이왕 나중에 간다고 치면 여기서 갈고 싶어서 그랬던 것인데 반려 당했다.
물론 타이어값은 인터넷으로 구매한 것보다 비싸게 나왔지만
그래봤자 경차라 12만원? 근데 이것도 비싼건지 잘 가늠이 안된다.
비교를 안해봤으니.
그래서 마이클 어플을 설치해서 비교하게 된다.
결론은 사고 나는걸 두려워하지 말라. 보험사와 렉카 친절한 선생님들이 다 해결해 준다. 물론 친절한 사람 만났을 때 한정인데 나는 운이 좋은가보다.
남들은 죽을 고비라고 하지만 나는 천하태평하게 마무리를 짓고 친구들을 만나 누룽지 백숙을 야무지게 먹고 카페까지 가서 수다를 떨었다.
돌이켜 보면 나는 죽을 고비를 몇번이나 넘기는지를 모르겠다.
근데 그 고비를 넘기는 꿀팁은 허둥지둥 하는게 아니라
의연해야한다는 점이다. 이 세상은 위험하다고 하지만 또 안전하기도 하다.
편리한 세상이다.
요약.
1. 운전 못하면 욕먹어도 된다.
2. 차 사고 나도 괜찮다. 렉카와 보험사가 다 해결해 준다.
3. 미리 두려워하지 마라. 매도 먼저 맞는게 속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