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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자살 8년 만에

최고치

by 쏘리

저는 아직도 12살 남자아이가 침대 모서리에서 목맴 시도 한 사진을 잊지 못합니다. 그 밖에 다른 사진들도 많았지요. 확인하는 이유는 그 사람이 어느 정도로 자살을 원하는지, 시도 횟수는 몇 번 정도였는지, 그리고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기 위해 면담 전엔 차트 확인할 땐 꼭 시도 방법과 도구 그리고 상태를 확인하고 면담에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살펴보다 보면 무뎌지기도 하고, 아닐 때도 있지만 다른걸 다 떠나서 수치적 통계는 공부한 데로, 논문에 나온 데로 다 비슷해서 놀랐습니다. 자살 성공은 남성이 더 높고, 자살 시도는 여성이 더 높고, 연령층 마다 시도 사유 분류가 칼같이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테니스 공이 4개인 사람도 3개가 동시에 날아오는 사람도 많기에 중복 사유들이 한 번에 몰려올 때, 그리고 거기다 정신질환도 겹쳐있다면. 제 아무리 붙잡고 면담을 해도. 입원 병동이 없이는 어려웠습니다.

애를 써도 계속 상상되는 퇴원 후에 어떻게 계시고 있을까. 출동도 나갈 수 없고, 보호자가 없는 1인가구 시도자들은 앞에선 괜찮다고 해도, 뒤돌아서면 바뀌는 게 사람인지라. 그걸 모르는 사람이 아니었던 저라서 더 불안하고 그 불안감이 계속 쌓였습니다.

코로나19 이후로 주춤한 다곤 하지만 여전히 자살률 1위 나라라는 오명은 이제 너무 익숙해져 버린 걸까요? 왜 그런지 궁금해서 살펴보면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고, 사회적 이슈 플러스 경제적인 부분. 거기서 나오는 정치적 관여, 큰 손들 그리고 거기에 휘둘려 살거나 무임승차해서 살아가는 우리들. 그리고 나만 잘 살면 되지 누굴 돕고 누굴 챙길 여력이 어디 있어. 각자도생이지. 이런 마인드가 깔려있는 현시점에서 그대로 아이를 낳고, 안전한 사회가 아님에도 두 성인 남녀가 사랑을 해서 아이를 키운다는데, 여력이 없는 사람들은 낳고 싶어도 망설여집니다.

8명이 갖고 있는 돈을 다 합친 금액을 2명이 갖고 있는 구조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 그럴 수 있지요. 모두 뭐 그럼 평등주의 사회주의처럼 살자는 게 아닙니다. 내가 조금 여유가 생기면 주변도 살피고, 기업들 잘되야지 우리나라가 잘 된다? 틀린 말 아니지만 챙겨줄 건 챙겨주고 보호해 줄 건 보호해 주면서 잘 되기를 바랍니다. 누가 뭐라고 합니까. 요즘 임대가 너무 많고, 뭘 새롭게 시작하려 해도 70 퍼 이상은 본전 찾기도 어려운 세상입니다.

그 와중에 이런 고민과 해결책을 찾아내고 일을 해야 하는 고위직들이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고 배때지 부르게 놀고먹고 하는 거 보면 현장에 나와서 200명 정도(?) 보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그냥 정장 차려입고 기자들한테 사진 찍히려고 기웃거리는 거 말고요. 24시간도 부족하니까 일주일만 출근해서 같이 출동하고 보고서도 쓰고 입력할 것도 해보고 해 보셔요. 결재만 띠가 하는 게 아니라 실제상황들을 보면 “아 시바 내가 부끄럽구나.” 하실걸요.

우리나라 도덕성은 20대가 가장 높고요. 그리고 점점 나이 들수록 반비례됩니다. 그 이유는 어차피 늙었으니까? 원래 세상이 썩어서 나 하나쯤 뭐 한다고 달라질 게 없으니? 그 생각이 온 지역 전염으로 나중엔 가두리 칠, 돈구석 나올 개미들이 없어서 직접 발로 뛰시거나 아님 뭐 3대가 먹고살아도 지장 없는 돈들을 쟁여두셨나.. 뭐 있는 것들끼리도 은근한 신경전이 있겠지요? 그러면 우리 개미들이 더욱 일해서 갇다 받치거나 성과를 내야 하는데 그 개미들은 실음실음 앓고 병들어가고 바보처럼 가재 붕어처럼 살다가 골로 갑니다.

하급자 상급지 흙수저 동수저 이런 말들을 하는 이런 분위기를 조장하는 건 언제부터 시작됐을까요? 먹고살만하니까 그저 치장하는데 바빠서 옆에 누가 병들어가는지도 모르고 지냅니다. 근데 또 이런 글 쓰면 왜 또 혼자 과몰입하냐 지랄이겠죠? ㅋㅋ 에효 뭐 과몰입으로 보든 어쩌구들 하시든 직접 겪어봐야 아는 인생들이니까요. 다들 행복하십시오!

교제살인 2.6

자살 3일에 1명

또 뭐 있나 딥페이크 범죄 200만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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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원래 본성과 천성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계속 짖어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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