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그냥

끄적이는 글

by 쏘리

20대 땐 여기저기 불러주는 곳이 많아서 선약이 없으면 거절할 이유가 없어서 여기저기 나갔는 데, 이젠 함부로 여기저기 나가면 안 된다. 너 뭐 돼? 소리를 들어도 함부로 여기저기 나가지 말고, 항상 내 기준이 되어야 한다.

한 달에 한 번은 응하지만, 두 번 이상은 모이지 않는다. 한 달에 한 번도 보기 어려울 수 있다. 상반기, 하반기에 만나도 아무 문제없다. 자주 만나지 않아서 멀어질 사이라면 언젠간 멀어질 사이었던 것이다.

여러 명이 모여야지만 유지되는 모임이라면 그것 또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단 둘이 만나기 어색한 사이라면 코드를 아직 맞춰보지 못했거나, 코드가 비슷하지 않은 경우일 수 있다. 단, 공적이나 사회생활 또는 비즈니스 관계를 위해서라면 애써서 유지할 필요는 있다. 근데 진짜 죽이 잘 맞는 사람은 1초의 고민도 없이 만나게 되어있다. 내가 시간이 없어도 시간 내서 만나는 게 아니라 이미 그 사람 앞에 가있다.

힘들 때 속마음을 편하게 털어놓으라고 하지만, 정작 그 신뢰와 믿음이 어떻게 돌아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떤 파장을 일으킬진 아무도 모른다. 그게 부모-자녀 사이일지라도. 고의가 아니어도 사람의 무의식 중에 실수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니 말을 할 땐, 아무리 비밀이야기라도 다 까발려져도 상관없는 이야기들만 나눠라. 정이나 털어놓고 싶을 땐, 익명보장이 된 곳에 임금님 귀는 당나귀기처럼 상담을 받으러 가라.

구구절절 나의 일상을 적었지만 우리가, 세이노 책을 백번을 읽어도 세이노처럼 될 수 없는 건 세이노처럼 죽음에 문턱에 가보지 않았기에, 간절함이 없어서 그렇다. 부자는 3대를 못 간다고 했다. 단순하다. 자수성가를 한 부자는 계기가 있다. 근데 그 2세 자녀들은 부자가 돼야지 라는 계기가 없다. 이미 부자 자녀기 때문에 가난이 뭔지, 돈으로 무시받은 적이 없다. 말 한 번이면 돈이 떨어진다. 말하지 않아도 이미 입금되어 있다. 진짜 부자의 자존심을 가진 자녀라면 그 원금을 건들지 않겠지만 거지 부자는 자만심 때문에 원금에다가 대출까지 받기도 한다. 그럼 수습하다가 인생이 마무리되기도 한다. 근데 내가 부자 걱정을 할 필요는 또 없다. 그래서 난 오늘도 운동을 하러 가련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정신건강수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