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쏘리 Dec 06. 2024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고?(3)-세이노

건강은 어차피 나이들면 잃게 되어있다. 젊을 때 아끼고, 벌어놔라.




p. 62

어느 독자에게 프로과외선생이 되는 쪽으로 삶의 방향 전환을 권유했던 적이 있다. 그때 일을 어떻게 하는지 방법론을 구체적으로 알려 주면서 빠지지 않은 사항이 있는데 농땡이 치지 말고, 학생을 손님으로 여기면서 하루 종일 가르치는 것과 관련된 일, 즉 교재를 준비하는 일과 가르치는 일에만 미친 듯 몰두하라는 것이었다. 일요일이건 공휴일이건 간에 쉬지 말라고 했다. 그가 내 지시대로 몇 개월을 하다가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쉬고 싶다."고 하였을 때 내가 한 말은 "엄살떨고 있네.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였다.


(* 농땡이 치는 선배들을 많이 봤다. 보고도 눈도 감아주고 그랬다.내가 중간관리자 초입부에 진입했을 때 그 선배들처럼 핸드폰을 들여다보거나, 농땡이 피우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나도 뭘 해야할지 모를 때 그때 그 선배들처럼 되긴 싫어서 이 책 저 책을 읽어봤는데, 여전히 어디 조직을 가도 농땡이 피우는 놈들, 그 농땡이 피우는 놈들때문에 피해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니 조직에서 본인이 자기 할 일 끝내놓으면 놀아도 되지 않느냐고? 과연? 니가 더 할 수 있음에도 뒤치닥거리해주는 동료는 없는지, 후배는 없는지, 선배는 없는지 까지 살펴보고 농땡이를 펴라. 니 일 내일 가리지 말고 해야한다. 그래야 성장한다. 아니면 직장이 놀이터처럼 나오는 곳 또는 관리자는 만약 해고를 해야한다면 너를 제일 1순위로 놓고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수 있다. 농땡이 피우는 놈들이 관리자가 되는 순간 그 팀은 해체된다. 그 조직은 가라앉는다.) 


(* 농땡이 피우는 선배가 내 프로그램 진행할 때도 고르지 않은 자세로 핸드폰만 들여다 보는 꼴을 보고는 발표를 시켰는데도 시큰둥 하길래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워뒀다. 상부 면담시에 까발릴까? 했지만 관뒀다. 그 자식 팔자려니 하고 말았다. 그러니까 cctv만 있다고 생각하지말고, 동료들의 눈과 귀가 언제나 열려있다고 생각을 하고 직장에 출근해라. 발 없는 말이 아주 일사천리로 본인의 행색들을 널리 전파시킬테니까. 직장은 일하러 가는 곳이다. 친목질 하기 전에 본인 할 일을 끝내고 주변 할 일까지도 잘 마무리 되었는지도 살펴 본 후에 농땡이를 피워라. 아니지 농땡이 피우러 가는 곳이 아니다. 어린 저연차들이야 뭘 모르겠지만 연차가 찰 수록 편해야하는 게 아니고, 직급이 권위가 생길 수록 으스대는게 아니라 더 가르쳐줄 건 없는지, 더 배울 건 없는지, 퇴직하기 전까지 그 조직에 당신이 뭘 기여했는지를 나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그냥 급여만 먹는 좀생이들이라 이 말이다.)


(* 연말이라 연차 소진을 해야하니 내 위로 상부들이 다 출근을 안 했다. 나는 뭣도 아니지만 나와 동료들 뿐이었다. 누가 보는 사람이 없어도, 윗사람이 없어도 할 일이 없어도 나마저 떠들면 안 될 것 같아서 숨만 쉬면서 엠이스 작성을 치고 있었다. 그러니 좀 놀면서 해도 된다는 불호령에 그 프로그램실에서 방방뛰는 사진을 찍어서 보고를 드렸다. 만약 내가 팀장인데 나같은 팀원이 있으면 어땠을까? 골 때린다. 도무지 어디로 튈지 몰라서 그럴 것 같다. 근데 이런 팀원은 돌려말하면 못 알아듣는다. 눈치가 있는 것 같아도 그냥 센스가 좋은 것 뿐이지 직언이 더 빠르게 이해하기 쉽다. 


예 : 

어디 이직 할 생각 있는가? - 최고 관리자 면담시 직구로 들어온 질문

에? 저 어디로 이직할까요? - 내 답변이었다. 진짜 골때린다. 하하

나는 또 어디 좋은 곳에서 부르는 지 알고 거기로 가야하나 싶었다. 새로운 팀이면 늘 제안 해주셔서 이젠 내부가 아니라 외부로 보내시려나 싶었다. 이게 내 해석이라면 해석이었다. 

이 때 당시 일이 힘들어서 동료들에게 빨리 탈출하고 싶다고 찡찡거릴 때였는데 그냥 일이 힘들지만 그래도 재밌었고, 직장인이라면 "나 너무 행복해,  만족해" 라고 동료들에게 말하기 엔 그게 밉상처럼 보일 수 있어서 여기도 힘든건 매한가지야 라고도 흘려줘야 한다. 근데 그게 자칫 어떻게 흘러들어갈지 모르

니 적당히 해야한다. 

동료의 정신건강 상태 또한 살펴봐줘야 한다. 그러니 '아 다르고 어 다른게' 아니라 같은 말을 해도 상대방의 컨디션에 따라 어떻게 받아드려지고 해석될지 모르니 조심스러운 말들은 카톡이 아니라 직접 대면해서라던가 통화로 나누어야 한다. 이게 중요하다. )


(* 정신을 못 차린 것 같으면 돌려말할 게 아니라 직구로 말해야 한다. 나도 돌려말하는 상사보단 직구로 말해주는 상사가 더 좋았다. "정신 안 차릴래?" 라는 소리를 들었다. 근데 나는 그게 데미지가 별로 없다. 그게 귓등으로 안 듣는다는 소리가 아니라. 타격이 별로 없고, 아! 정신을 놓고 다니고 있구나. 입력값이 된다는 말이다. 나는 나름 나사조이고 다니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지금 타인의 눈엔 정신 안차리고 다니는 것 처럼 보인다는 말이다. 


그럼 나사를 좀 조여하는데 어디까지 조여하는지 또 모르는 닭대가리는 또 엄청 조여버린다. 완급조절이 되고, 죽이 맞는 상사를 만나기란 쉽지않다. 그리고 한 상사밑에서 배우는 것보다 이 상사 저 상사 겪어 보는 것도 좋다. 그래야 다채로운 상사의 메뉴얼을 갖게 될 수 있다. 거기에 플러스 본인 스스로의 기질도 첨가되니 다채로운 후배들, 동료들과 일하기엔 다채로운 메뉴얼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좋아하는 선배, 좋아하는 팀장, 싫어하는 선배, 싫어하는 팀장이 갈리기 시작했다. 근데 보통 끌리는 선배가 본인 기질과 비슷한 사람이다. 그러니 아첨꾼 밑에 아첨꾼들이, 성실하게 일한 사람 밑에는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함께 갈 수 있는 것이다. 직장에서도 끼리끼리 사이언스가 있다는 말이다.)


1년 정도 지나 "피곤함에 쓰러져 며칠 동안 병원에 있었다"는 메일을 받았을 때 내가 한 말은 "당장 종합 비타민을 두 알 씩 먹어라"였다. 돈도 좋지만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지 않느냐"는 그의 말에 내가 한 말은 이랬다. "그 잘난 건강을 가지고 있었을 때 너는 당장 죽고 싶은 마음뿐이었지 않은가. 자살하는사람들 중 99%는 건강한 몸을 갖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러니 개소리 말고 밥이나 철저하게 제때 찾아 먹어라. 차가운 샌드위치라도 제때 먹기만 하면 죽지는 않는다."내가 그에게 한 달에 하루는 푹 쉬어도 좋다(일주일에 하루가 아니다.)고 한 시기는 그의 예끔액이 2억 원을 넘어가기 시작했을 때 였는데 메일을 주고 받은 지 2년이 채 안 된 시기였다. 


(* 프로 과외러 사람은 자살 문턱에 다녀왔음에도 예금 2억원이 생기자 안도감도 생겼을까? 점점 쌓여가는 잔고 앞에서 기억이 흐려진다. 실은 나도 뒤지고 싶었을 땐, 눈에 뵈는게 없어서 무작정 새벽에 일어나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글을 싸질렀다. 무언가 방향을 틀고 다시 살아야지 싶어서 쓴게 아니라 죽고 싶지 않아서 썼다. 시발연놈들 배때지 처부른 새끼들 밑에 그걸 또 상사라고 고개를 조아리는 동료와 후배들을 보면서 뭐 이런 개같은 상황이 있나 싶어서 누가보면 내가 무슨 칼 같고 유난떠는 사람처럼 보이려나? 근데 어쩌나. 내가 평균치인걸. 그러니 상사들아 윗사람들아 당신만 생각하지말고 당신의 그 행동들이 앞으로 이끌어갈 친구들까지 다같이 자폭하는 길로 가기 싫다면 그 예산이 왜 주어진건지, 그 목적이 어디에 우선적으로 써야하는 건지를 명확하게 알고 있어라. 그저 밑에서 다 처리해주니까 아무것도 머리에 든게 없는 나이만 들어간 늙은이로 자리매김하기 싫다면 말이다.)


(* 결론은 금액이 어느 정도 쌓였다고 해서, 그 죽음에서 벗어나기까지 피토했던 그 과정을 잊지말고 다시 죽을 만큼 계속 해서 부자 반열에 빨리 못오냐? 라는 마음에 비타민 두 알만 먹으라고 하신 것 같다. 나도 죽고 싶었을 때 그 병원에서 파는 요플레나, 샌드위치, 김밥으로만 떼웠다. 7첩 반상이고, 길거리에서 웨이팅하는 무슨 다이닝? 이런거? 존나 돈 아깝다. 그 다이닝 값이면 내 김밥이 몇줄이고 샌드위치가 몇갤까. 그러고 집 월세 값, 관리비 20만원을 내기 빠듯하다. 거기는 여전히 배달값도 비쌀까. 모르겠다. 그런데도 사귀는 남자친구들은 맛있는 걸 사주면 나는 그게 먹고나면 빚진것 처럼 마음이 불편했다. 


 워낙 기브앤테이크 성향이라 굳이 남자친구가 지금 내 시점에 필요한가? 싶었다. 집이 없으면 못 살지만 남자친구가 없이도 나는 살 수 있다. 조금 심심할 뿐이지. 그렇다고 동거를 해? 동거도 돈 나간다. 그리고 컨트롤하기가 어렵다. 서로 좋아하는 감정이 있는 것과 생활패턴이 다른 것은 별개의 일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리고, 연애하면 맞춰가는 과정이 필요한데 거기서 또 갈등스트레스가 생긴다. 그리고 미주알 고주알 난 이게 좋고, 나는 이게 싫고 얘기를 해야 하는데 그럴 에너지를 굳이 쓰고 싶지 않았다.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로 또 술먹고 돈 쓸게 뻔하니까. 부부싸움하면 다들 술한잔하고 풀고, 아니면 또 좋은 곳 가서 풀고, 뭐 그렇게 흘러갈텐데 그것또한 나는 원금을 까먹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연애=돈" 이런 구조가 생겨버렸다. 아무리 여유있는 남자라 처도 그돈은 그 사람 돈이지 내 돈이 아니니까 관심도 없다. 


계속 이것도 먹어봤냐?, 저것도 먹어봤냐?, 여기 가봤냐?, 저기 가볼래? 하는 그 말들이 나한텐 일처럼 느껴졌다. 좋아하는 마음이 덜 해서 그랬나? 안 사랑했나? 근무시간에 보고하는 일상 카톡, 출근했어요. 퇴근했어요. 밥먹어요. 오늘 약속가요. 이런 것들이 20대 때에는 누가 시켜서 하지 않아도 잘 됐는데 30대 가니까 이게 무슨 짓인가 싶었다. 유치하다고 느껴졌나보다. 


30대로 진입하다보니 그런 일상 연애 카톡이 아니라 내 커리어가 어디쯤인지 이게 맞는건지, 내 자산은 어떻게 굴려야하는지가 더 관심있어졌다는 말이다. 그 사이에 남자소개는 들어왔지만 주선자들은 나를 위해 매칭해준다고는 하지만 지금 보니 나는 연애할 마음자체가 없었다. 그래서 미안하다. 


자려고 누우면 소개남이나 남자친구들이 떠오른게 아니라 그냥 내일 출근해서 어떻게 끝내놓지? 이런 생각에 빠져버렸다. 그리고 답장을 해줘야한다는 것 자체가 의무가 되어버려서 상대를 기다리게 하는 것 같아서 나도 기다려본 적이 있어서 그 마음을 알기에 그냥 쫑냈다. 


연애는 필수가 아니다. 결혼도 필수가 아니다.)


필수는 바로서기, 자기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을 때 

연애고, 결혼이고 하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꽤나 연애나 결혼이나 피곤해지는 과정을 밟게 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