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아웃시켜라
From, 블로그씨
블로그씨는 최근 직장 스트레스가 극심하네요. 슬기롭게 번아웃 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법이 통하면 좋겠지만, 보통 슬기롭게 해서 해소될 스트레스 였으면 번아웃까지 가지 않는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물리적으로 분리가 되어야 한다. 그걸 남들은 도망간다 회피하냐 짓껄여도 그들의 말을 또 고대로 받아들이지 마라. 그들이 내 인생 대신 살아줄 것도 아니고 너도 남들 인생 살아주려고 태어난게 아니듯이. 그냥 좆같으면 퇴사도 해봐라. 근데 매일이 좆같지도 않은데 그냥 심심해서 퇴사할래요. 이딴 생각은 말어라. 매일이 좆같아서 눈뜨기가 싫고, 꾸역꾸역나가고, 주변에서도 오도방정이라면 그만둬도 괜찮다는 말이다. 그리고 사람은 나약할 때, 연약할 때, 도와준답시고 다가오는 사람들이 득이 아니라 독이 될 경우가 많다. 득임에도 불구하고 독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니까, 그러한 생각이 든다면 그냥 혼자가 외로워도 괴로움보단 외로움을 선택해서 다시 나아갈 힘을 길러라.
모든 인간은 나약하다. 이 이승에 태어난 인간은. 인간이 뜻은 검색하기 전인데 인생에 순간들을 살아가는 종자들이 아닌 가 싶다. 인생 인에 순간의 간 그냥 지어낸다. 근데 뭐 어떠하랴, 그 뜻과 의미를 정확하게 알아도 정확하게 쓰지 않고, 거짓나부랭이로 갖다쓰는 사람들이 천지인 세상에서 그냥 나만에 뜻으로 다시 재명명해서 쓰고 지내도 괜찮다. 아무도 뭐라 안한다.
나는 이 직종이었음에도 번아웃이 그리고 수련받았을 때도 내 수련과제에도 썼던 그 번아웃을 잊고 지냈다. 그 정도로 내가 정신이 어디에 팔려 있었는지, 몰랐다. 나이가 들어가며 겪는 그 과정들이 나는 나름 잘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가로막히는 순간들이 온다. 그건 내가 운이 없어서, 내가 준비를 대비를 못해서, 내가 ___________ 라서 라는 이유들이 수만가지 일 수 있지만, 세상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어찌 한 낱 인간이 다 컨트롤 한 단 말인가.
단, 내 대가리 꽃밭은 누가 지켜주는게 아니라 스스로가 지켜야 한다. 나는 타인이 꿈꾸는 꽃밭을 서로 지켜주는 줄 알고 그렇게 지냈다. 그러니 듣는 말 "어디 나쁜 곳에 있으면 꺼내 와야지. 쏘리는 바보야.", "오빠가 지켜줄게." 그 때는 무슨소리지 나는 내가 알아서 잘 하고 있는데 라는 생각 뿐이었다.
세상에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내가 다 알고 있어야 하나 싶었고, 내가 맡은 일만 해내면 되지 뭘 그렇게 아둥바둥사나? 라고 생각했던 나다. 그러니 고등학교때 문과 1등인 내 친구가 나에게 써준 편지를 읽어보면 "지옥같았던 **고에서 쩌리(서로를 부르던 애칭)가 없었다면 난 지옥에서 고생하고 있었을 거담.. 1학년 끝나갈 때즈음 짝꿍하게 된 게 참 행운이었어." 나와 짝꿍을 하게 된 걸 행운이라고 말해주는 이 친구, 성인이되고 나서 문득 생각이 나서 연락을 했더니 성장한 턱, 어른 인척 하지 않게 된다고 말해주던 그 친구.
나는 고 1때의 그 마음, 그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여전히 멈춰있던 걸까. 세상에 좋은 사람이 더 많다고 나를 위로하는 그 말들을 나는 또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다. 이전이라면, 그렇지 세상엔 얼마나 착한 사람들이 많은데! 세상이 얼마나 재밌고 즐거운 거 천지인데! 라며, 기죽은, 울상인, 죽상인 사람들을 보면 내 웃음을 나눠주기 바빴다.
나를 만나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수치심이 들지 않는다며, 모든 속내와 치부를 기꺼이 꺼내줬던 사람들. 그게 가능한 건, 나는 그 사람을 고유의 존재로 보기 때문이다. 서로의 아킬레스건을 지켜줘야지 그 사람이 아킬레스건이 어디에 위치해있는지 그걸 어떻게하면 끊어낼지 고민하는 세상에 놓여진 우리가 무엇을 한단 말인가? 왜 그런 나라로 가야하는가. 누가 이렇게 만들었는가. 누구는 없다. 우리가 그렇게 지내온 걸 누구 탓할게 아니라 오늘부터라도 그렇게 살지 않으면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결론은 좆같으면 퇴사해라. 주저앉아 울어라. 그리고 샹욕박아라. 그 곳이 너와 어울리지 않는 옷이라 생각해라. 남들은 유행한다고 이쁘다고 죄다 사재끼는 그 옷이 너한테도 어울릴 거라는 그 생각을 쓰레기통에 처박고, 너가 뭐가 어울리는지를 찾는 과정을 해라.
대기업, 서울대, 다들 갖고 싶어서 안 달나는 그 물건들에 놀아나지 마라. 거기에 스트레스를 기꺼이 내어주지마라. 니 생명을 거기다 쏟아붓지마라. 니 생명은 그런거에 놀아나기엔 시간이 아깝다.
번아웃의 대처방법은 인생에서 번아웃을 아웃시켜버리는 것이다.
24년 9월 27일
쏘의 블로그 작성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