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우 카드를 받았다
사회복지전공을 했지만 평생직장은 없다는 것을 안다. 한 전공으로 먹고 사는 시대는 끝났다. 물론 한 전공으로 오래오래 먹고 산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다.
사회복지전공은 엄마가 편찮으실때 내 성격상 사회복지하라고 해서 들어간 과다. 그러니까 초, 중, 고등학교때 내가 꿈꾼건 방송국 PD 였지만 내 공부머리로는 오케스트라가 못 됐다. 그래서 그냥 아무과나 지원하지 뭘. 그리고 공무원 열풍이 불었다. 그래서 사회복지과를 가라고 하셔서 갔던 것이다. 무슨 학문에 꿈을 품고, 사회복지의 대가가 되어야지 하고 입문한게 아니다. 대학교 졸업장이 필요했을 뿐. 그렇다고 우리 부모님이 일류대학을 강요한 것도 아니였다. 그냥 건강하게 밝게 잘 자라기만 하면 된다는 교육이념에 따라서 그랬다.
사회복지사는 내 인생 계획에 없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나쁘지 않았고, 그래서 먹고 살았다. 결론은 부모가 하라고 해서 가라고 해서 하는 대학이나 공부는 결국 본인이 못이뤘기 때문에 강요하는 걸 수도 있고, 결국엔 스스로가 원하는 전공과 공부가 되어야지만 그게 본인께 되는 거고 그 과정이 즐거운거지 타인이 하라고 해서 하는 공부와 타인이 가지라고 해서 갖는 직업은 꽤나 스트레스다. 부모가 판사가 되라고 해서 검사가 되라고 해서 의사가 되라고 해서 억지로 된 사람들은 결국 때려치기 딱 좋다. 확률이 높다.
근데 인생이 그렇게 순탄치 않을 때도 있다. 그래서 방향을 틀고 싶을 때도 있다. 그치만 방향을 다시 튼다는 건 무언갈 새로 한다는 건 다시 모종을 사고, 그 모종에 대해 공부하고, 모종에 대한 자격증을 따고 그만큼 시간과 돈 투자를 해야한다. 그 과정없이 그냥 들어갈 수 있는 건 없다.
나는 책이 주는 기쁨으로 책을 좋아하게 된다. 책은 고를 때 부터 나에게 선택권을 준다. 어떤 책을 읽을지 부터가 내 선택이고, 제목을 보고 고르는 그 과정부터가 표지를 보고 마음에 들어하는 것 부터가 내 자율성과 선택권을 존중해주니까. 내 취향을 알아가게 되니까. 그래서 좋아하게 되었고, 일을 해보면 어떨까 싶어서 우선순위에 사서라는 직업을 택했다. 근데 나는 사서 전공이 아닌데 그동안 밥벌이 해온 사회복지와는 다른 걸 선택하려고 보니 조건 자체가 성립이 안된다.
그런 사람들은 위장 취업지원일까? 그리고 사서라는 직업구조상 티오가 없으면 어떡 해야 할까? 내가 실거주하는 지역에서 그 자리가 없다면 뭐다? 타지로 나가야 한다. 타지에 직장이 많다고 티오가 났다고 바로 이사하는 것? 바로 면접지원하는 것 그건 바보같은 일이다. 이해타산을 계산해야한다.
타지에서 300만원 버는 것과 직주 근접에서 300만원 버는 것은 다르다. 그렇기에 티오가 있다고 해서 무작정 지원하는 게 아니라 주거비, 주유값, 관리비, 등등 다 계산해야 한다. 나는 이걸 20대때 대충 결정을 내렸다.
20대때 대충 결정 내린 것도 아니였다. 20대에 일단 타지로 나가보는 것도 경험이라면 경험이지 싶어서 그랬고, 천안에 마땅한 일자리가 없으면 어쩌겠는가 저기 땅끝마을이라도 가서 취업을 해야 성인이 된 사람으로 1인몫하기 위해서다. 근데 천안이라고 다 안정적인 직장인가? 개꼰대들 많다. 학연 혈연 지연이 일류 대기업에만 있는가? 중소기업에도 있을걸? 가'족'같은 회사라고 하지? 가족들을 죄다 끌어들인 곳은 딱히 가봤자 일만 쌓이다가 홧병얻어서 병원비로 쓸 확률이 높다.
그래서 최대한 비슷하게 지원은 했지만 사서에 대한 준비는 1년에 한 번뿐일 수 있다. 단기간에 원하는 직업군에 취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조건은 어디에 일할 것인지 선택하는 건 처음에 이미 끝났다.
아 물론, 추가 수정이 가능하기에 결론은 사회복지로 먹고 살기 싫었지만 실업급여를 받기위해선 양다리를 걸쳐놔야 했던 것이다. 사서를 준비하기 전까지는 사회복지에서 먹고사는 셋팅을 해두고 사서 준비를 해놓고 그다음에 사서일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직업이 로테이션 되기란 쉽지않다.
그러니 직장내 괴롭힘과 자살이 있을 수 밖에 없나?
이거 아니면 다시 먹고살기가, 다시 재취업하기가 과정이 어려우니?
쟤가 그만 안두면 나도 그만 안두는 그 구조들을 명확하게 알아서 그런가?
책을 가까이 두고 싶을 뿐 꼭 사서가 될 필욘 없었다. 나는 솔직하게 책방 청소일이라도 하면 그만이다.
사천에 문헌관리를 뽑는 곳도 있었다. 사서 전공이 아니더라도 문헌관리를 좋아하면 지원해도 된다고 한다. 그래서 지원해볼까 싶었지만 주거비를 깨고 싶진 않고, 그렇다고 1시간 30분이나 걸리는 곳을 안정적인 직장으로 삼기에는 어렵고. 그래서 결론은 취직하고 싶은 선택지를 늘려놓고, 사회복지가 되던, 사서가 되던, 결론은 가짓수를 늘리는 수밖에 없다. 아무튼 나는 경고를 먹었다.
도서관 청소일을 지원했지만 사서 자격증이 없고 자리에 티오가 없고 한 달 이내로 이력서는 내야하고 그렇다고 무턱대고 부산이고 울산이고 타지로 갈 마음은 한 달 이내로 결정내리는 건 바보같은 짓이다.
살짝은 억울했지만 부정수급하려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런가보다.
그러고 애초부터 성립되지 않았다.
사서자격증이 없는 사람은. 사서 자격증 없는 사람을 뽑고 싶어하는 사서 직군이 있을까?
확률적으로 매우 적다.
모든 제도는 완벽하지 않다. 부정수급 할 마음은 없다.
다음 달에는 일하기 싫은 직군이라도 어쩔 수 없다.
근데 그렇게 되면 퇴사율은 반복된다.
퇴사를 쉽게 할 생각으로 취업하는 게 아니여야 한다.
그렇다면 누구든 어느정도 오래 다니고 싶은 직장을 구해야하는 건데.
쉽지 않네요? 그래도 돈을 벌어햐 한다면?
나는 청소 일도 마다하지 않을 텐데
근데 이왕이면 내가 좋아하는 책이 가득한 곳에서 청소하면 즐거우니까 지원했다.
사서 자격증을 따야지만 지원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사천으로 갈까 했지만 일본어와 영어를 보기도 했고,
사천으로 간다고 해버리면 또 부모님들 경기잃으키신다.
구직자들이 부정수급을 하는 새끼들도 천지겠지만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려는 마음이 더 크다.
어느 누가 실업급여만 받고 살고 싶어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