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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답시를 올립니다.

by 쏘리


류시화.png



p. 60



소금



소금이

바다의 상처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 내 상처가 뭐였는지를


아는 사람들이 있을까?


그저 내가 모자라고,


무식하고 무지하고?


당신들 탓은 없고?



당신들의 그 오만함은

건방짐은 없을까.



안일한 생각들.)



소금이

바다의 아픔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 나에게 소금은


사람, 인간이다.



그들의 잘못은

나만 안다.



그들도 살기 위해


굳이 내가 입을


다물기 바란다.)



세상의 모든 식탁 위에서

흰 눈처럼 소금이 떨어져 내릴 때

그것이 바다의 눈물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 내가 울면서 출퇴근을 하고


눈물샤워를 하고


눈물을 혀 깨물고 참을 때


누군가 나에게 다가와


실은 그들도 상처가


있어서 너한테


그랬던 거야.


라고 말해준 사람이 있다.



그들의 상처가 있어서

나에게 상처를 줄 권리는

무엇이 있을까?



내가 상처가 났으니

남한테 상처를 뿌린다.


소금을 뿌린다.)



그 눈물이 있어

이 세상 모든 것이

맛을 낸다는 것을



(* 상처가 돌고 돌아


누가 준지도

누가 만든 지도

누가 끝내느지도


모른 채


우리는 또

상처를 주고받고


살아간다.


짜다. 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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