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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블라인드 - 중경외시 남자 편

(*눈물샤워 20일간 처방드립니다)

by 쏘리

나 너무 힘들어서 유부 형/누나/동생들 현실적인 조언 듣기 위해



(* 조언이라는 건 아무리 얘기해 줘도 듣고 싶은 이야기만 골라들을 거라는 걸 알고 있기에 조언이 아니라 훈수 버전으로 갈게요. 나이는 몇 살인지 기재를 안 해주셨네요. 그럼 존대로 갈게요.)



쓰는 글이니 조금 길어서 불편하다면 뒤로 가주면 좋겠어.



(* 길게 썼다는 건 그만큼 답답했다는 거니까 뒤 말고 앞으로 잘 적어볼게요.)



상황을 설명할게 여자친구 아니 전여자친구를 약 8개월 정도 만났고



(* 8개월이면 사계절을 아직 안 겪었네요. 240일 정도인가?)



헤어진 지는 이제 20일 정도 됐어.



(* 20일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헤어진 게 중요합니다.)



난 결혼을 결심했는데 부모님이 진행하면 연을 끊겠다고까지 하셔서



(* 부모 vs 여자친구 예비 내 와이프, 결혼이라는 건 양자택일이 아닙니다. 우리 남성분들 또 우리 여성분들도 집중하세요. 결혼, 가정을 꾸린다는 건 원가족, 원래 부모와의 울타리에 벗어나 그늘에서 벗어나 성인 남자와 여자가 서로 다르지만 한 울타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나도 힘들지만 전 여자친구가 계속 상처받는 게 너무 미안해서 서로를 위해

헤어지자고 했어.



(*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으셨으니, 이 여자가 어찌 되었든 불구덩이를 같이 가진 못하고 부모님과 연을 끊을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해서 헤어진 부분입니다.)



내가 모든 걸 오픈할 수 있는 곳이 없어서 아무도 날 모르는 블라에서

다 오픈하고 써볼게



(* 제 블로그, 인스타 올려도 괜찮을까요?)



첫 번째 제일 궁금할 것 같은 스펙


1. 본인

학력: 중경외시

집안: 중산층 (부모님 노후 준비 완료)

연봉: 7천

기타: 자가, 외산차



(* 중요치 않음)



2. 상대방

학력: 고졸 (+2년제 야간대)

집안: 어려움

연봉: 약 3천 (추정)

기타: 빚 (약 2천, 상대방 말에 따르면)



(* 중요치 않음)



자, 이제부터 시작해 볼게




(* 저도 자세 좀 고쳐 앉고 써보겠습니다.)




내가 30초에 파혼을 당하고 상대방에게 배신받은 상처가 있어서 4년간 여자를 못 만났어. 여자 만날 생각도 없었고, 여자에 대한 환멸감이 있었지

.


(* 자, 여기서 이미 글쓴이님은 여성에 대한 환멸감, 큰 PTSD 왔습니다.

그다음 여자를 만날 때 이 경험이 반영돼서 선택하시게 될 거예요.)



(* 파혼은 결혼 전 파투난 결혼을 말하는 거죠..?)




내 마음 가는 대로 살자고 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4년을 보냈어.



(* 잘 지내셨네요. 마음 가는 대로 살았다는 건 잘 살았다는 증거)



그러고 상처가 치유될 때쯤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 4년이면 휴식기가 지났을 수도 있네요.)



나도 내 아이를 보고 다시 결혼이 하고 싶어 졌지.



(* 이 부분에서 자녀가 있는 돌싱인가 싶었는데, 본인 자녀를 갖고 싶으시다는 건가요?)



그래서 소개팅도 몇 번 해봤는데 딱히 마음에 들지 않더라고.



(* 인위적이라 겉 껍데기 보고 하는 시작점이라 그래요. 제 기준상은 그랬네요. 자연스러운 만남이 최고인데.)



그런데 어느 날 구내식당에서 한눈에 반한 여자를 봤어.



(* 외적으로 뛰어나셨나 봅니다. 남자들 특 "이쁘냐?")



우연찮게도 우리 팀장님과 아는 사이더라고. 그래서 팀장님께 소개팅을 주선해 달라고 해서 소개팅으로 결국 만나기로 했지.



(* 구내식당, 팀장님... 그럼 사내연애신가? 같은 회사 직장 내.?)



근데 내가 고백하던 날 전여자 친구가 나한테 얘기하더라고.




(* 사전에 미리 작업을 처둡니다.)



부모님이 안 계신다, 정신과 약을 복용 중이다.



(*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 것, 정신과 약 복용, 둘 다 흠은 아니지요.)



(* 오히려 이득일 수 있지요. 처가가 없고, 정신건강관리를 하는 사람이니까요)



(* 아픈데도 자기가 아픈 줄 모르고 병원에 안 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오히려 병원에 가야 할 사람은 안 가고 안 와도 될 사람들이 와서 치료를 받으시죠.)



괜찮겠냐고. 난 괜찮겠다고 했어. 정신과 약 (우울증)을 먹는 게 부모님이 안 계셔서 세상에 혼자 남겨진 기분이라면 나라도 정신 못 차릴 것 같아서 이해했고 기회를 달라고 했지.



(* 상대방이 한 번 밀어냈는데, 기회를 달라고 하셨네요. 그 여성분에게는 외적인 사유 말고 어떤 점에 끌리셨나요? 그게 중요합니다. 여자에게 상처를 받으시고 환멸이 난다고 까지 하셨는데, 왜 하필 이 여성분에게 끌렸을까요? 잘 생각해 보세요. 단순히 이뻐서가 아닌 다른 나와 비슷한 점이 있어서 끌린 걸 수 있습니다. 그 비슷한 점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시고 혹시나 본인의 상처와도 연관이 있는 건지를 살펴보세요.)



난 자신이 있었거든 내가 100 이상을 주면 이 사람이 행복한 날들을 쌓아간다면 언젠간 괜찮아지겠지라고.



(* 남자분들 보통 연애 초반엔 별도 달도 다 따다 줄 것처럼 혼신에 에너지를 씁니다. 구애활동을 하지요. 하지만 평생 똑같이 해줄 자신 없으면 처음부터 와장창 해주지 마세요. 나중에 사람이 변했네, 사랑이 식었네 소리 듣습니다. 그러니 천천히 잔잔하게 하시는 게 서로에게 좋을 듯싶습니다.)



그리고 올초(3월) 연애를 시작하면서 2~3개월까지는 나에게 말들로 상처 주는 게 너무 힘들었어.



(* 아마 그 여성분은 평생 가지 못할 관계라는 게, 나와 어울리지 않는 남자라고 생각돼서 밀어낸 걸까요? 왜 그랬을까요?)



나는 눈먼 사람처럼 사랑했어서 말로 상처주더라도 내가 꾹꾹 담아내고 받아내고 어떻게든 풀어주고 하려고 했거든.



(* 그렇군요.)



그리고 여자친구도 이 부분에 대해 알고 나한테 미안하다고 했었고. 본인이 상처받는 게 싫어서 상대방에게 그렇게 말한다는 게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줄 몰랐다고.



(* 저는 상대방이 저로 인해 상처받을까 봐 애초에 희망고문을 하지 않는 편인데. 어차피 안 사랑할 테니까 사랑하지 못할 남자니까 애초에 여지를 주지 말았어야 하는데 집념의 남자분들은 어찌 열 번 찍어보려고 많이 하십니다.



근데 뭐 의지할 곳이 필요한 여자들은 본인이 좋아하는 남자보다. 나를 좋아해 주는 남자에게 끌리기 마련이겠지요. 그래도 ENFP 성향상 저는 제가 좋아해야 오래 만나는 편인 것 같습니다. 여자 엔피피 분들. 남자 엔프피면 모르겠는데 여자 엔프피는 의외로 일편단심이라 누가 좋아해 줘서 좋은 게 아니라 본인이 좋아해야 사귀기 때문에 아무리 남자가 잘해줘도 순간은 좋을 수 있지만 장기전까지는 가기 어렵더라고요. 아, 물론 제 기준 한정입니다. 모든 여자 엔프피 분들이 그러지 않습니다. 정정하겠습니다.



예의상 좋게 얘기하면 못 알아듣고 세게 얘기했더니 시발이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뭐 인생사 비속어 한 번도 안 듣는 사람이 있을까 싶네요. 그러니 남녀사이, 부모 자식 간에도, 선배, 후배사이에도 내 맘=네 맘 절대 50:50 갖지 않고, 내가 좋아한다고 상대도 꼭 좋아해 줘야 한다는 어린아이 같은 마음을 좀 내려놓으시면 살인, 데이트 폭행, 직장 내 괴롭힘, 존속살인으로 타살자는 되지 않으십니다.)



지금에서야 깨달았다고. 나한테 미안하다고 해서 난 풀렸지.



(* 아마 계속해서 넌 날 사랑해야 해. 난 널 사랑하니까. 이런 내가 널 좋아하는데 밀어내지 마! 하고 풀렸나 싶기도 하네요.)



그리고 그 이후에 그렇게 날 쏘아붙이는 말들은 연애 기간 동안 없었어. 정말로 서로 짜증 내는 일도 없어졌고 서로 사랑하는 말들만 속삭였지.


(* 그렇군요.)



8개월간 만나면서 난 늘 이 여자와 결혼하고 싶었어.




(* 거, 너무 빠른 거 아니오? 8개월 만에 80년을 함께 살아야 할 수 있는데



지금 기대수명, 건강수명이 늘어서 최소 50년을 함께 거기다가 내 장례도 잘 치러줄 수 있는지에 대한 현명함이나 뭐.. 의리.. 이런 것도 보셔야 합니다.



한 번 여자한테 데었으면 이제 정신도 차릴 법도 한데..!!!!!!



제가 정신과 근무하면서 귀에 딱지 않도록 들었던 얘기



배우자는 1년 사계절 겪어보고 결혼식해라.


콘돔 피임은 꼭 해라.)



(* 제 룰은 1년 이상 연애 안 하면 결혼 상대로 탈락입니다.



1년 사계절은 겪고, 1년은 결혼준비하면서 +연애 그리고



그다음 연도에 식을 올리는 게 보통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물론 3개월 만에 짧게도 하시고 결혼생활 잘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요..?)



근데 여자친구가 늘 나에게 자긴 비혼이니깐 시간 낭비하지 말라고 했거든.



(* 여자친구분이 상당히 잘 얘기해 주셨네요. 도대체 이 남자. 누가 봐도 옳지 않은 선택인데 대체 왜 그럴까? 글쓴이님 마음을 한 번 살펴보셔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과연 이 여자 자체를 사랑한 건지 아님 내 안에 어떤 점이 그 여자가 끌렸던 건지를 잘 생각해 보세요.)



이런 말 듣는 것도 난 너무 힘들었어.



(* 리얼 러브인가.. 저도 심장이 아파봤습니다. 인터넷 소설 여주처럼.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문자로 "심장 아파봤어?" 지금 생각하면 이불킥에 한라산 정산 올라가서 굉장히 창피해라고 만세 삼창 가능한데 말이죠? 심혈관도 튼튼한데 저런 말을 하다니 꽤나 재밌네요. 그게 20대 중반이었습니다.)



난 상대방과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싶은데 상대방에겐 내가 그냥 연애용인가 싶었으니깐.



(* 상대방은 지속해서 결혼에 대해 커트하는데 글쓴이님이 계속 들이댔습니다. 왜 또 반복된 파혼을 경험하려 하시는 걸까요? 그렇다고 연애했던 그 여성분이 나쁘다는 게 아니고요. 그냥 뭐라 할까.. 모르겠어요...



그 늑대의 유혹에 <뭐라 할까-브리즈> 노래 있는데 그거 한 번 들으시고 눈물샤워 20일간 처방드릴게요. 이별샤워 많이들 합니다. )



그럼에도 앞서 말했듯이 내가 100 이상을 주면 이 맘을 돌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




(* 이게 참 위험한 생각인 게 내 마음 = 상대마음 1000을 줘도 사람마음을 내 마음과 똑같이 하기가 어렵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건 내 마음을 바꾸는 일이랍니다. 참 쉽죠? 밥아저씨 근데 실은 진짜 어려움. 저도 꽤나 고생했습니다.



매일이 베개에 처박혀 울고, 전 남자 친구 어머님한테 오버삼바했던 흑역사들

지우고 싶어도 어쩌겠어요 그것 또한 내 역사인 것을 그냥 이제는 우스갯소리로 맥주 안주거리로 삼아줍니다. 그뿐입니다. 인생은 그렇습니다.



앞만 보고 살기에도 재미난 거 천지인 것을... 하지만 지금 글쓴이님은

잠시 이별아픔열차에 탑승하고 계셔서 창문 밖 보면서 눈물 좀 닦으시고.



냉수마찰이든, 온수샤워든 20일간 처방드립니다.)




8개월 간 연애하면서 결혼 얘기를 꺼냈지만 진지하게는 3번 꺼냈어.



(* 결혼이 하고 싶은 거예요? 아님 그 여자를 쟁취하고 싶은 거예요? 정확하게 하셔야 할 듯. 그 여자를 종속하고 싶은 건가.. 궁금쓰..)



첫 번 째는 6월쯤이었을 거야. 사귄 지 3개월쯤 됐을 때네. 을지로에서 재밌게 데이트를 하고 마지막 이자카야에서 어쩌다 결혼 주제가 나왔어.



(* 지금 글쓴이님은 이 글을 쓰면서 치유 중이십니다. 치유의 과정 중에 과거일을 회상하면서 그때의 기억을 곱씹거든요. 어떻게 아냐고요? 제가 그랬어요.

지금은 개꿀잠 잘 잠. 방귀도 잘 뀜. 아주 재밌게 잘 지내고 있음.



아마 1년 뒤에 이 글 보시면 어떨지 살짝 궁금합니다.)



여자친구가 과거에 결혼할 뻔한 남자가 있었는데, 가치관이 맞지 않아서, 함부로 대해서 결국 결혼하지 않았다고 했어.




(* 저도 헤어졌던 남자들 제가 붙잡지 않은 남자들은 저를 함부로 대하거나 왜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말 잘 듣게 생겨서" 이런 말도 들었습니다. 진짜 웃기지 않습니까? 말 잘 듣게 생겼데. 에효. 실상은 말 하나도 안 듣는 스타일인데 잘못짚으셔서 꽤나 마음고생하셨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그냥 초반엔 탐색하느라 수긍하는 정도지 실상은 자기주장 뚜렷하고 아니다 싶으면 가차 없는 여자인데 그것까진 정보 수집이 안되셨나 봅니다.)



그 얘기를 듣는데 내가 울컥하더라고 그럼 난 왜 안되는 걸까



(* 제가 볼 땐 그 여자분은 글쓴이님이 아니더래도 다른 남 자였더래도 지금 남자가 중요한 게 아니고, 결혼이 중요한 게 아니고 본인 인생 정립이 우선입니다. 그래야 남자가 눈에 들어오고, 결혼을 해도 안정적인 아내역할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글쓴이님이라서 퇴짜를 드린 게 아니라 그 여자 친구분은 자기 인생에 대한 자기 분석을 하시면 됩니다. 어디로 치료받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정신분석이 저는 참 도움 많이 됐는데 <30년 만의 휴식-이무석>,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임세원> 이 책 두권 선물해 주시면 좋았을 텐데. )



그래서 눈물이 나더라고 근데 여자 친구도 나한테 그러더라고 오빠가 알면 헤어질 텐데 깊숙한 얘기 지금 다 오픈하고 헤어질래?



(* 여자친구분은 두려워합니다. 이런 나라도 사랑해 줄 수 있겠어? 이런 내 배경이라도 괜찮겠어? 나는 더 이상 버림받고 싶지 않아. 나라면, 나를 못 품어줄 것 같은데 도대체 당신은 왜 나를 품으려 하는 거야. 나도 나를 품지를 못하는데 당신이 뭔데 나를 사랑한다고 해.라는 마음이십니다. 아닐 수도 있어요.



제 개인적인 경험과 주관적인 해석이 그렇다는 겁니다.

그러니 조언은 걸러 들으세요.)



난 무슨 얘기인지 몰랐고 헤어지고 싶지 않아서 듣지 않겠다고 했어.




(* 양쪽 콧구멍으로라도 들으셨어야죠. 녹음이라도 해서 매일 오른쪽 왼쪽 아침 모닝콜로 들을게라고 해서 웃게 해 주셨어야죠.)



그리고 서로 울면서 그날은 각자 집으로 돌아갔어.



(* 산타할아버지 선물은 글렀네요.)



그리고 여자친구도 고민이 많아졌었나 봐 모르는 얘기들을 오픈해야 될까 말까 아마 친구들에게 많이 조언을 듣고 얘기하기로 마음먹어서 어느 날 퇴근하고 술집에서 얘기를 해주더라고.



(* 용기를 많이 내시지 않았을까 싶네요.)



1. 부모님이 안 계신 것이 아니다. 어머니 아버지 둘 다 계신다.

어머니는 본인 태어났을 때 이혼해서 뵌 적이 없고

아버지는 몸 불편하시고 도박 때문에 연을 끊고 산다고.




(* 잘하고 계셨네요. 도박은 시군구 중독통합관리센터! 도박도 뇌문제입니다. 질환입니다. 도박중독에 대해 깊게 공부는 아직 못했지만 약물로는 안되고.

하.. 쉽지 않지요... 도박이라는 것. 단기간에 빠른 쾌감.!!!!!



1억을 빚졌으면 근로소득으로 갚아야 하지만 1억 빚을 갚기 위해 다시 도박장으로 가는 그러곤 혹부리 영감처럼 5억 빚을 딸려오게 되는 마법을 경험하십니다.



이럴 땐 저는 도박장이 밉습니다. 도박을 하는 사람도 문제지만 참 누굴 탓해야 할까요... 모르겠습니다. 도박은 손을 잘라야 합니다. )



2. 그래서 본인을 키워주신 친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또 키워주신 고모가 (1~2년?) 전에 돌아가시면서 우울증 약을 먹기 시작했다고.



(* 스스로에게 부모가 되어주는 방법을 한 두 가지씩 터득하면 자연스럽게 치유가 될 거예요. 아직은 스스로가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해서 우울한 겁니다.


보통 애착을 많이들 얘기하더라고요.


그놈의 애착!! 애착이 뭐길래!!


그럼 부모 없는 사람들은 죄다 불안정 애착일까? 아니라는 것이죠.

살아가면서 건강한 어른들을 접하면 긍정적 롤모델을 접하면 또 자연스레 사람이라는 건 좋은 걸 따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안정애착으로 충분히 바뀔 수 있습니다. 농담 아니고 바뀝니다. 다만 과정이 꽤 오래 걸릴 수 있다는 것일 뿐.)



3. 그리고 아버지가 끌어다 쓴 돈이 채권이 몇 년씩 묵혀져서 팔리고

다른 곳으로 팔리면서 끝단까지 내려와서 자기한테 넘어왔다고.

그 빚이 약 1억 가량이고 거의 다 갚아서 2천 정도 남았다고.



(* 도박 빚은 갚아주는 게 아닙니다. 여자 친구분 입장에선 하나밖에 없는 내 아빠

도박하는 아빠가 밉지만 그래도 내가 딸이니까 갚아야지? 노.


갚아주지 않아도 됩니다. 갚지 않는 게 아버지를 도와주는 것입니다.

아니 아버지와 본인을 위해서 도박 빚은 갚아주는 게 아니라 손절하셔야 합니다. 아마 여자친구분이 많이 여리신 것 같습니다.


도박하는 아빠, 이혼하고 도망간 엄마.

나를 따뜻하게 품어준 할머니와 고모.


이제 힘들 때 내가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은 누가 있을까?

그렇게 어른이 되어갑니다.


남편이 있다고, 자녀가 있다고, 돈이 있다고

다들 외롭지 않은 순간이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게 없을 때,


그때에도 나를 "사랑"할 수 있을 때 비소로 어른이 됩니다.


남편이 주는 사랑,

부모가 주는 사랑,

친구가 주는 사랑,

자녀가 나에게 주는 사랑.


다 귀한 사랑이지만


제일 귀한 사랑은


나 스스로가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랑이 제일 큰 사랑입니다.


개무적임. 그렇다고 나르시시즘 뭐 이런 거랑 혼동하지 마시고요.)



난 이 얘기 듣고도 괜찮다고 했어 내 마음 변함없다고. 아버지는 연을 끊고 살고 있고, 약은 나 만나면서 좋아지기 시작했고, 내가 결혼할 사람 빚 2천? 갚아주면 돼.



(*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빚 2천을 또 뭘 갚아줍니까? 이 글쓴이 남자분도 상당히 정신 차려..)



내 인생을 흔들 정도의 큰돈이 아니잖아.



(* 큰돈, 작은 돈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갚지 않으셔야 할 돈입니다.)



대신, 미래에 빚이 다 생긴다면 나는 그건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했어.



(* 갚아주는 순간, 미래 빚도 얼싸안고 달려옵니다. 귀신같이 달려와요.

어라!!! 여기다 여기!!!)



그리고 여자친구도 과거엔 명의가 정리가 안 되어있었는데 연 끊으면서 명의를 정리해서 앞으로는 절대 그럴 일이 없다고 선 그었어.



(* 여자친구 스스로가 갚을 수 있게 기다려주는 게 맞습니다. 그리고 실상은 여자친구분도 갚아줄 이유는 없지만 본인이 갚아주는 게 마음이 편하다면 그렇게 하겠지만... 이제 그 굴레에서는 벗어나는 작업을 하셔야 합니다.)



그럼에도 난 결혼하려고 직진했지. 여자친구들 지인들도 만나보고, 좀 더 서로가 가까워졌던 것 같아. 이게 내 첫 번째 결혼 얘기를 꺼낸 시점이야



(* 브런치 스토리에 글 쓰시는 게 어떨까요. 상당히 글이 길어서 답변을 이렇게 작성하다가 포기할 뻔했습니다. 근데 쓴 게 아까워서 마무리지어볼게요.)




두 번째 결혼얘기는 평일 데이트를 하고 단골 이자카야에 가서 술을 먹다가 터졌어.


(* 첫 번째 얘기도 길었는데,,, 두 번째 시즌 2 시작이네요.)


술 먹다가 사소한 말다툼으로 서로 오해해서 서로가 상처를 줬어.


(* 보통 가까울수록 사소한 걸로 틀어지고, 먼 사이일수록 큰일로 틀어집니다.)


나는 담배를 피우는데 담배 관련주제로 얘기가 나왔다가 지금은 내가 못 끊지만 나중에 결혼해서 애가 생기고 가정이 생기면 담배 끊으려고 노력해봐야지

라고 얘기를 했는데 여자친구가 술에 좀 취해 있었던 것 같아.


(* 글쓴이 - 흡연자, 전여자 친구 - 주취상태)


지금 마음이랑 그때 마음이 왜 달라지냐고. '결혼'이란 목적을 달성하면 마음이 바뀌냐고. 난 이 말을 사실 아직도 잘 이해하지 못하겠어.


(* 결혼이란 문턱을 넘으면, 당장 글쓴이님 목적은 달성한 거라 생활패턴이 너프 해질까 봐 여자 친구분은 그게 걱정이었던 겁니다.)


다른 얘기를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취해서 서로 이해를 못 한 걸 수도 있지.

그러고 나도 큰 상처를 줬어. 네가 약을 못 끊듯 나도 담배를 못 끊는다고.


(* 개싸가지 없네?)


맞아 이건 내 잘못이야 비교할 걸 비교해야지. 여자친구는 이때 펑펑 울었어.

어떻게 약이랑 담배를 비교하냐고 오빠 담배 안 피우면 죽냐고, 자긴 당장 약 끊으면 죽어도 상관없을 정도로 힘들다고. 누가 와서 칼을 찌르고 가던 대로에 뛰어들어 치이던 자긴 상관없다고.


(* 그냥 전 여자 친구 잊으시고, 눈물샤워 20일 하시고, 다른 여성분 찾으세요.)



늘 죽음이 눈앞에 있다고. 이 말을 듣고 정말 착잡하고 미칠 것 같았어.


(* 그 여자친구분은 남자친구가 필요한 게 아닙니다. 그러니까 놔주세요.)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얘기하면 그 누가 괜찮을까.


그리고 다음날 여자친구가 나에게 얘기하더라고. 결혼 생각이 사라졌다고.


(* 여자친구분은 자신의 배경이나 우울감이 원인이 아니라 글쓴이님이 준 상처들이 커서 그런 걸 거예요. 앞전에 한 말들은 비수가 날아왔을 테지요.)


오빠 시간 낭비하지 말라고. 그만할래? 식으로. 근데 난 그때도 여자친구를 너무 사랑했거든.


(* 거 사랑한다면서 상처되는 말을 내뱉고 주워 담을 수도 없는 말을 내뱉고

왜 또 사랑을 원하는지 나는 잘 모르겠습니다. 상처는 한 번이 쉽지 그다음부터는 또 욱하면 튀어나옵니다. 그냥 헤어지세요.)


어떻게든 다시 불씨를 지피겠다고 다짐하고 난 내 선택 후회 안 한다고 시간 낭비 아니라고 계속 만나자고 하고 관계를 이어갔어.


(* 그렇군요.)


세 번째 결혼 얘기는 일본 여행을 다녀온 후야.


(* 도대체 언제 헤어지는 겁니까. 일본여행 좋은데도 다녀오셨네요.)


일본 여행을 다녀오고 여느 날처럼 주말을 같이 보내다가


이젠 정말 결혼하고 싶어서 결혼의 주제가 나왔는데


(* 앞 전엔 정말이 아니라 그냥 결혼하고 싶었나?..)

(* 결혼은 장난이 아닙니다. 결혼이라는 건 부모님 결혼생활 보지 않으셨나요?)

(* 부부라는 건, 부모가 된다는 건, 한 사람의 아내와 한 사람의 남편이 된다는 건 그리 불장난에 사랑만으로 되지 않습니다.)



여자친구도 그제야 맘을 열고,


그래 오빠 우리 결혼하자라고 말을 했어.


난 당장 그다음 주 주말에 집에 내려가서 승낙을 받으러 가려고 했어.


근데 여자친구는 한글날에 다녀오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알겠다 한글날에 내려가서 집에다 얘기를 했어.


여자친구는 아버지 얘기를 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이게 부모님께 과연 평생 숨길 수 있을까? 난 아니라고 생각해.


(* 이미 여자친구 입장은 말 안 했으면 좋겠다 했는데 본인이랑 노선이 달랐네요.)


언젠간 우리 부모님도 알게 되실 거고 결혼 뒤에 알게 되셨을 때


그 후폭풍은 둘 다 감당 못할 거라 생각했어.


그래서 부모님께 떳떳하게 승낙받고 싶다고 했고,


여자친구도 그럼 그렇게 하라고 했지.


사실 연애 시작할 때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어.



여자친구 상황에 대해... 부모님이 안 계신다, 그리고 약을 복용 중이다.


그럼에도 부모님은 사람이 괜찮으면 만나봐라라고 해주신 분들이야.


그래서 반대는 하셔도 내가 충분히 이겨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이제 모든 내용을 오픈했어. 너무 강하게 반대하시더라고.


그리고 수차례 집에 찾아가서 말씀드려도 한결같은 모습에


나나 여자 친구 둘 다 많이 힘들어하고 지난 10월 말에 내가 결국 헤어지자고 했어.


여자친구는 순수 비혼주의자가 아니야. 결혼하고 싶어 해.


다만, 그 어떤 집에서도 자신의 배경이나 환경을 생각하면


받아주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비혼이라고 나에게 연애 당시


누누이 얘기했던 거고, 난 네가 날 사랑한다면 그런 조건들은 중요치 않다고 할 정도로 안고 가려고 했으니까.



내가 여자친구랑 결혼하게 된 결심은 두 개야.



1. 그런 상황에서도 잘 커서 번듯한 회사에 다니고 있는 점, 그럼 같이 어떤 인생의 풍파도 이겨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니깐.


2. 내가 좋아하는 외모니깐, 봐도 봐도 질리지 않고 날이 지날수록 내 눈엔 이뻐 보이니깐. 항상 설레게 해 주니깐



형들이 보면 미련하고 한심해 보여?


근데 나도 내가 30중이 넘어서 이렇게

순수하게 사랑을 할 수 있을 줄은 몰랐어. 근데 이게 되네.


자 여기까지가 결혼 관련 얘기였고


이 이후는 번외+헤어진 뒤의 얘기야.


너무 길지? 힘들면 뒤로 가기 눌러줘


본가만 갔다 오면 여자친구는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한 번쯤은 만나주겠지 하는 희망이 있었나 봐.


근데 부모님께선 절대 안 만난다고 하셨어.


그래서 본가만 다녀오면 늘 울고 상처를 많이 받았어.


그러고 헤어지기 전 마지막 주말에 술 한잔 하면서


여자친구가 내게 그러더라고.


오빠 너무 혼자 끙끙 앓지 말고 할 말 있으면 언제든지 하라고.


난 또 눈물이 나더라.


여자친구가 이제 마음의 정리를 하는 것처럼 들리니까.


그리고 향수랑 편지를 선물해 줬어.


내용은 이랬지..


향으로 기억되면 오래 기억에 남는데.

나는 오빠에게 어떤 향으로 기억될까? 우리 조금만 힘들자..


향수받아서 기쁜 모습만 보여줬지만 난 이 편지 읽고 억장이 무너졌거든,


끝을 얘기하는 것 같아서. 그리고 그다음 주에 헤어지게 됐지.




난 여자친구랑 얘기할 때 늘 말조심을 했어.


불편한 주제들이 몇 개 있거든.


그중에 돈, 돈은 여자친구가 굉장히 민감해했어.


그래서 재정상태를 대충 서로 오픈했지만


난 있는 그대로 다 말했고 여자친구는 빚이 2천 정도 남았다고 했는데


실제로 오픈한 건 없었지.



근데 늘 궁금한 게 있었거든.


소비습관이 이해가 안 될 때가 있어.


명품을 좋아해, 아주 많이.


명품 가방도 여러 개고, 나 만나면서도 몇 개 샀으니깐.



난 이게 맞나? 싶었어.


우리 엄마도 명품백 1개밖에 없어.


그것도 환갑 다되셔서 아버지가 사주셨거든.


여행 (국외든 국내든) 가는 것도 좋아하고 8개월 사귀면서


국내 여행은 물론, 제주, 일본까지 갔다 왔으니깐. 물론 여행 비용은 반반했지.



근데 난 좀 쉽지 않았거든, 대출도 갚고 있고 하니깐.


그래서 내가 슬쩍 물어본 적은 있거든.


못 보던 가방이네? 라던지 못 보던 명품 신발이네?라고


여자친구가 감정 기복이 올 때 충동적으로 구매를 한다고 하더라고,


근데 앞으로 그러지 않겠다고 나한테 약속했었거든.


그런 부분은 내가 곧이곧대로 믿고 넘어갔지.


근데 내가 흔들렸던 가장 큰 건 결국 아버지였어.


처음 결혼 승낙받고 부모님이 반대하셨을 때 여자친구에게 물어봤어.


아버지랑 연 끊을 수 있겠냐고. 여자친구는 연 끊겠다고 했지,


다만 회사에서 장례를 지원해 주니 장례정도는 치르고 싶다고.


그리고 시간이 흘러 마지막 술자리에서 여자친구가



그러더라고 그래도 사위로써의 도리 정도는 해줄 수 없겠냐고,


인사 정도 하고 지낼 수 있지 않냐고.


난 그게 연을 끊을 수 없다는 것처럼 들리거든.



내가 차마 대답을 못하겠더라고.


그리고 나도 부모님과 연 끊을 수가 없는데


연 끊으라고 상대방한테 더 이상 얘기를 못하겠더라고.

이게 가장 흔들렸던 것 같아.


점차 만나면서 말도 예쁘게 하고, 다툼도 없어지고,


약을 줄여나가면서 약 없이 자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보이고,


연을 끊고 살겠다고 하니 난 계속 직진하려고 했는데


저 의구심을 확실히 짚고 넘어갔어야 하는데,


내뱉는 말 한마디에 받을 상처를 생각하니 말을 못 하겠더라고.



내 잘못이잖아 그렇지?


확실하게 했어야 하는데 이제 와서 생각하면 내가 너무 멍청했었던 것 같아.


그렇게 만나서 헤어지자고 얘기하고 20일이 지난 지금도 너무 힘들어,


전 여자친구나 나나 돌아가도 결과가 뻔한 것임을 알기에


서로 연락은 절대 안 하지.



어찌어찌 알게 된 건 여자친구가 헤어지고 바로 번호를 바꾼 것.


본인도 너무 힘들어서 그런 거겠지?


내가 없던 일상으로 돌아오려고 노력 중이겠지?



근데 난 잘 안 돌아와 져. 여자친구가 없던 날들로 안 돌아가져.


모든 루틴들이 박살 났어. 그래서 어제도 아버지 만나서 얘기했어.


왜 한 번을 안 만나줬냐고. 한번 만났으면 사람 됨됨이를 보고


마음이 변할 수 있지 않겠냐고. 원망 아닌 원망을 했던 것 같아.


유부형들... 내가 이걸 쓰는 이유는 단 한 명이라도


나에게 돌아가라고 하면 돌아갈 것 같아서 그런 거야...


너무 보고 싶어서. 아직도 너무 사랑해서.



물론 전 여자친구가 받아줄지 안 받아줄지


미지수지만, 돌아갈 수만 있다면 혼인신고부터 박고 시작하고 싶을 정도야.


제발 유부의 입장에서 진심 어린 충고,


의견들을 얘기해 주면 너무 고마울 거야.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아침부터 두서없이 썼네. 지금도 눈물 난다.




* 댓글 보고 추가할게


전 여자친구가 당근을 많이 해, 그래서 명품을 사고팔고 하면서 사는 것 같아,


그리고 신용카드가 없다고 했어 체크카드만 있다고 했고 근데 월 300이 안돼.


지금까지 모아 온 돈으로 빚 100 월세 100 나머지로 생활+데이트했던 거야


근속은 15년이 됐으니깐 돈은 오픈 안 했어도


어느 정도 모아 온 걸로 조금씩 까먹으면서 쓰고 있다고 했으니깐…


얼만진 모르겠지만 조금은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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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분 잘못도.


글쓴이분 잘못도 없습니다.


다만 천륜이라는 건 쉽게 끊어내기 어렵고


살아가는 데 있어서 불구덩이는 여러 곳이 있는데


감당할 수 있는 구덩이에 가셔야지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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