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없는 공급 리뷰
너무 답답한데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여기에 적어봅니다.
(* 환영합니다.)
저에게는 동갑내기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20대 중반에 만나서 이제는 20대 후반이 되었네요.
(* 짧지 않은, 그리고 가장 젊고 이쁜 두 청춘일 때 만나셨네요.)
회사에서 만났고, 남자친구가 먼저 좋아해서 만나게 됐습니다.
솔직히 만나고 엄청 싸웠습니다.
(* 두 큰 청년들이 아무리 좋아하는, 사랑하는 감정이 있어도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났기에 필요한 과정입니다. 안 싸우고 지내는 커플도 있겠지만. 싸우는 건 자연스러운 겁니다. 맞춰가는 과정이겠지요.?)
안 맞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았어요.
하지만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버틸 수 있었습니다.
(* 많이 사랑하고 좋아셨군요. 얼마나 예쁘게 연애를 하셨을까요? 많이 웃기도
사랑하는 만큼 마음이 아프기도, 왜 내 마음을 몰라줄까 답답하기도 뭐 그랬겠죠.?)
올 초에 남자친구가 코인을 한다더군요.
(* 코인이 잘 못된 게 아닙니다. 코인은 코인일 뿐이죠. 24년 초 코인 들어와.)
저는 레버리지라는 게 뭔지도 몰라서 그러려니 했습니다.
(* 저도 코인은 해본 적 없기에 패스하겠습니다.)
돈을 2배로 불렸다며 자랑을 하길래. 옆에서 손뼉 쳐주면서 축하해 줬습니다.
(* 만약 내 남자친구, 또는 여자친구가 코인으로 2배를 벌어온다면. 여러분은 어떠실까요? 여러 반응들이 있겠죠! 그 돈으로 결혼하자! 여행 가자! 차사자! 집 하는데 보태자!. 우리 글쓴이님은 박수를 쳐주셨습니다.)
그리고 2주 뒤..
남자친구는 모든 돈을 잃었습니다. 저한테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 그 2배는 2주의 도파민 행복을 주고, 도파민 보다 더 배로 실망감, 미안함을
가져다줬습니다. 왜 여자친구한테 미안해라고 했을까요? 과연 이 남자친구의 마음은 무엇일까요?)
저는 괜찮았습니다.
(* 맞습니다. 여자친구분 돈으로 코인을 한 것도 아니고, 피해본 게 아직은 없기 때문이죠?)
우리 아직 젊고 지금부터라도 차곡차곡 모으면
되는 거라고 앞으로 인생에서 기회가 참 많다고
일어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 그럼요. 좋은 여자친구분을 글쓴이님은 좋은 마인드를 가진 사람입니다.)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제가 요리를 많이 하면서
남자친구의 부담을 줄이려고 노력했습니다.
(* 사랑스럽고, 남자친구를 정말로 사랑하는 여자친구의 정석인 모습입니다.)
남자친구가 경제적 부담을 느낄까 봐요.
(* 어머 이 언니 나랑 사귀어요. ^^ 또 이 문구로 레즈 아니냐 뭐 이 딴말 와글와글하신다면 손가락이고 그 생각이고 손을 머리 위로 올려서 살짝 콩 해주세요. 그렇다고 또 동성연애 싫어하냐? 동성연애 지지 안 하냐? 와글와글은 지금 메인 주제가 아니지요? 농담과 진담을 구분 못하는 우리 미센스 친구들은 센스 교육을 받도록 해요. 차차 센스 교육도 작성해 볼 예정. 이센스 노래 중에 명반인 노래 하나 듣고 오세요.)
그리고 남자친구네 가정이 부유한 편이라.
(* 여유 있는, 부자가 3대를 안정적으로 가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죠. 부자 아님 졸부. 뭐 이것도 글을 써볼 예정입니다. 왜 유지가 어려운지에 대해서. 부자도 아닌 제가 왜 알까요?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걸러 들으세요. 믿거나 말거나)
그다지 걱정을 많이 하지도 않았습니다.
남자친구는 퇴근 후 투잡을 시작했고,
저는 그 모습이 대견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책임지려는 모습이 기특하고 생각했습니다.
(* 당연한 모습이지요. 좀 더 책임지고 기특한 면모는 코인 자체를 안 했으면 어땠을까. 그 남자친구는 코인으로 돈을 벌면 뭘 하려고 했을까요. 코인은 수단이 되어야 합니다. 당장 수술비, 당장 집 값, 당장 필요한 돈은 없고 근로소득으로는 안되고 그러면 불로소득으로 땜질처리 할 돈만 벌고 털어야지요. 솔직히 그냥 차곡차곡 버는 게 제일입니다만. 어쩔 수 없지요. 자유경제, 시대에 이용할 수 있는 건 해봐야 하니까요. 하지만 순기능보다 부작용이 더 많으면 그건 잘 못된 방법을 선택하신 겁니다.)
그러던 어느 날,
(* 그러던! 어느 날!!! 왜 항상 모든 일은,, 어느 날에 발생하게 될까요.)
남자친구가 고백을 하더군요.
(* 프러포즈 고백이길... )
사실 빚이 있다고..
신용대출받았답니다..
7000만 원
그래서 저랑 결혼할 수 없다고 저를 놓아주겠답니다.
(* 프러포즈 고백이 아닌 신용대출 고백을 해주다니.. 대충격.. 그리고 그걸 수습할 수 있는 방법은 여자친구와 헤어지는 것.. 에라 불알 두 짝으로! 코인한테 호되게 당해서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놔준다.? 흠.. )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고 울며 불며 남자친구를 잡았습니다.
(* 코인 이 개새끼. 이 두 분이 사랑했던 시간이 코인으로 인해 와장창.)
멍청이라고 욕하실 수 있겠지만.
저는 정말 많이 좋아해서 쉽게 놓을 수가 없었어요.
(* 스스로가 멍청하다고 생각될 때, 화사 - 멍청이 노래 들으세요. 그거면 되어요.)
그래서 또 한 달을 만났습니다.
점점 다시 안정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어제 남자친구가 다시 헤어지자고 하더군요.
자기가 너무 힘들다고 삶에 여유가 없고
연애하는 게 부담이라고 합니다.
(* 과거 제 모습이 떠오릅니다. 저는 코인은 아니지만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 직장이고, 연애고, 집이고 다 불안정했습니다.
그럴 땐, 그냥 바다 위에 표류된 것처럼 그냥 둥둥 떠있기만 해도 되는데
뭔가 수습해야 하나 뭔가 해야 하나 이런 조급함. 내가 싸질러놓은 것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하면 할수록 늪에 빠진 것처럼 계속 허우적 되실게 뻔해요.
그런 사람을 지금 글쓴이님은 만나고 계신 겁니다.
글쓴이님이 멍청해서도.
저 남자친구분이 여자친구를 사랑하지 않아서 코인을 한 게 아니듯이요.
그냥 하나의 사건이 발생했을 뿐입니다.
이젠 그 표류된 바다에서 잠시만 떠다니다가
배를 타고 육지로 나오든
그 바다 위에서
두 분만에 색깔로 행복을 지키시든 해야지요.
저는 또 안 된다고 잡았는데 이번에는 꽤나 강경하네요.
(* 저도 소개남들한테 아주 싹바가지 없게 했네요. 그들의 미숙한 모습도 제 미숙한 모습도 제가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어서요. 그냥 다 짜증 나고 남자? 결혼? 직장? 뭣이 중헌데~~라는 시기가 있습니다.)
자기가 자기 모습이 한심하고
자기 모습이 너무 싫어서
연애할 때가 아닌 것 같다고..
자기 혼자 구질구질하면
다른 상상하면서 그냥 보낼 수 있는데
제 옆에 있으면 자기의 구질구질한 모습이 현실이 돼서
너무 괴롭다고 이제 쉬고 싶다고 얘기합니다.
(* 저도 그랬습니다. 그때 만난 남성분은 정말 고맙게도 제가 지질할 때, 그럼 그런 널 좋아하는 나는 뭐가 되냐고, 애처럼 울 때 그냥 말없이 안아 주었던 사람입니다. 그 모습만큼은 제가 높게 사고, 고마운 마음도 한편에 있습니다. 딱 거기까지만. 그렇지만 지금 남자친구분은 정말 여자친구분이 필요 없습니다. 냉정하게도. 여자친구가 옆에 있을수록 더 비참해집니다. 그냥 멀리서 여자친구분이 행복하게 지내주시길 바라요. 그뿐이에요. )
저는 남자친구한테 돈을 바라지는 않아서
작게 결혼해서 소소하게 시작해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 이런 생각도 예쁜 여자친구분, 물론 시댁이 여유롭다고 하지만 그건 누구나 여유 없는 시댁보다야 여유 있는 시댁이 좋겠지요. 아무튼 제치고요. 여유가 있든 없든 지금 내 남자친구가 있는 여유자금으로 안되면 여자친구분이 조금 더 애쓰더라도 두꺼비 집이라도 같이 짓자고 권유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남자친구네 집이 부유해서 지금은 힘들어도 차차
나아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첫 연애였고 첫사랑이었는데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아서
계속 붙잡고 싶은데..
(* 첫사랑이군요.. 저도 첫사랑이 이루어지시길 바랄게요. 진심으로요. 전 못 이뤄서요.)
그 친구가 저 때문에 괴롭다면 또 놓아주는 게 사랑인가 싶기도 하네요.
저랑 헤어지면 그 친구가 더 행복해질까요?
(* 더 행복해진다기보다 짐이나 고민이 하나 줄어들게 되겠지요?
코인 하는 남자친구를 사랑해 주는 방법이 헤어지는 것이다.. 음..)
지금도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일단 다음에 또다시 만나서 얘기하기로 했는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 두 분 다 방법을 모릅니다. 그동안 지켜왔던 소중한 시간이 사랑이 추억이 코인으로 인해 약간 금이 갔고, 이 남자친구와 결혼한다면 20대 중반에서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 80대 백년대계는 아니어도 적어도 30년 대계는 생각을 해보셔야 할 텐데
이 남자! 내 남편이길, 내 아이에 아빠이길 바라는 마음이 진심으로 있다면.
글쓴이님은 잘 생각해주셔야 합니다.
당장에 있는 사랑을 지키고 싶은 그 생각!)
바보멍청이라고 욕하시고 싶으면 욕하셔도 됩니다.
(* 화사 - 멍청이 노래 두 번만 들으세요.)
그냥 마음이 너무 괴로운데 가족이고 친구한테 짐이 되고 싶지 않아서
익명의 힘을 빌려 여기 적어봅니다.
(* 아주 잘하셨어요. 가족. 친구들은 죄가 없기에 이런 고민을 들어줄 여유나 시간이 없습니다. 해도 딱히 글쓴이님이 원하는 대답이나 해결책을 알고 있지도 않고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또 인생 선배로서 해주실 말이 이 쓰시다면
남겨주면 감사하겠습니다.
(* 네 긴 글 보고 제가 캡처해서 달아야겠다 싶어서 답글 드립니다.
제가 드리는 답 또한 명쾌한 해답이 있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다만 생각의 전환이 조금이라도 되길 바라고,
조금은 덜 고민하고 덜 마음이 아프셨으면 하는 차원에서 글을 드립니다.
저도 인터넷 소설 여주처럼 흐흐흐흐 흐흑 오빠 나 심장이 아파.. 심장 아파봤어?라고
붙잡아봐도 했습니다.ㅋㅋ
그땐 진짜 심장이 심근경색? 뭐 이런 게 아니라 진짜 사랑 때문에 아픈 게 이런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그게 아마 지금 글쓴이님도 그 시점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조금이나마 듭니다.
남자친구분은 이 글을 보실지 모르겠지만.
코인을 왜 하려고 했는지.
(*당장 급전이 필요한데 본인 능력으로는 원하는 액수만큼 돈을 얻을 수 없어서 시작했나요? 심지어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모님이 있음에도? 대출까지? 이노오오오 옴!! 아무튼 왜 시작하게 되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봐요. 그냥 재미로? 아니면 여자친구한테 좋은 집 좋은 백 좋은 선물 해주기 위해서? 그건 그냥 핑계일 수 있습니다. 잘 생각해 보시고 이번 기회로 인생공부했다 생각하고, 여자친구분과 일시적으로 떨어져 있으면서 생각정리를 한 번 해보세요. 주변 전문기관에 도움을 받으셔도 좋고요. 초장에 잡아야지요?)
여자친구분께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보다도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세요.
여자친구는 미안한 모습보다, 고맙고 감사하다. 그래서 내가 좀 달라져보겠다. 그걸 지속하는 힘이 부족해도. 너무 나를 도우려 하지 마라. 스스로 일어나 보겠다. 뭐 이런 식? 이게 답이 될지는 모르겠는데요. 아무튼 그래요. 두 분이 저는 이 코인이라는 작은 파도를 잘 넘기시고 결혼까지 잘 가서 나중에 자녀들에게 이랬으니 너희는 도박 같은 거 하지도 마라.라고 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