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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20일 차

아직도 3주가 안 됐다고요?

by 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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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근무 시간은


월~토 (새벽 6시 ~ 오후 3시)까지 근무다.


혼자 건설현장 사무실 1, 2층 건물 쓰레기통을 비우고, 청소기를 돌리고, 분리수거를 하고


화장실은 남자 화장실 12칸, 여자 화장실 5칸


그 외 청소 구역 장소들도 있다.


눈 코 뜰 새 없이 이리저리 한다.


누구는 그만 좀 청소하라 그러고 (예 : 바닥이 깨끗해서 미끄러지겠어~)


누구는 대충 할 생각하지 말라 그러고



직장이란 그런 곳이다.


같은 상황을 목격했더라도 다들 반응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냥 내 일에만 몰입할 뿐이다.


신기한 건 나도 건축 전공은 아니더래도 누가 일을 진심으로 하는지


아님 그냥 시간만 때우다 가는지가 보인다.


왜 그러는 걸까?


근데 아직 한 달도 안 됐으니,


3년이 지난 후엔 어떻게 평가가 될까?



오늘 이슈는 물이 안 나왔다.


급하게 해결하려고 보니 담당자분은 격주 출근이라 계시지 않았고


아무나 붙잡고 해결해 달라할 판이었다.


전화를 걸어도 번호가 잘 못 기재되어 있어서 연락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현장 분들이 볼일을 보시고 물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문제해결을 누군가는 해야 하는데


내가 알 턱이 있나?


들어가서 보니 모르는 기계와 장치일 뿐.


담당자분이 오시면 이번 이슈에 대해 왜 그랬던 건지 여쭤보고 혹시나 이와 비슷한 일이 발생하면


대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물어봐야겠다.


청소할 때 물은 꼭 필요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꼭 필요하니..


그래서 물이 나오기 전까지 할 수 있는 청소가 뭘까 싶어서


500ml 생수 한 병으로


남, 녀 화장실 세면대 청소를 해버렸다.


청소클린폼에 생수 물을 묻히며 청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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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를 배출하러 가는 곳이 질퍽했는데


말씀을 드리지 않았는데도 해결해 주셨다.


흙으로 탄탄하게 만들어 놨다고 해주셨다.


이런 마음이 감사하다는 것이다.


내가 질퍽 거리는 땅을 밟는 걸 보셨던 걸까?



조직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중 하나인 사람이고.


청소만 하다 가면 되겠지 뭘~


내 할 일만 하고 가지 뭘~


이런 마음이지만


나에게 다가와


마스크는 꼭 끼고 일하라는

내가 박스를 쩔쩔매고 있으니 유머를 던지며 도와주시던

화장실을 늘 깨끗하게 청소해 줘서 고맙다고 해주시던


몇몇 분들이 계시다.


그분들의 성함은 내 마음에 저장해두고 있다.


아마 이런 분들은 내가 아니었어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씨를 표현하는 분들이시겠지.


조직에 꼭 필요한 사람들. 잊지 말아야 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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