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3주가 안 됐다고요?
내 근무 시간은
월~토 (새벽 6시 ~ 오후 3시)까지 근무다.
혼자 건설현장 사무실 1, 2층 건물 쓰레기통을 비우고, 청소기를 돌리고, 분리수거를 하고
화장실은 남자 화장실 12칸, 여자 화장실 5칸
그 외 청소 구역 장소들도 있다.
눈 코 뜰 새 없이 이리저리 한다.
누구는 그만 좀 청소하라 그러고 (예 : 바닥이 깨끗해서 미끄러지겠어~)
누구는 대충 할 생각하지 말라 그러고
직장이란 그런 곳이다.
같은 상황을 목격했더라도 다들 반응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냥 내 일에만 몰입할 뿐이다.
신기한 건 나도 건축 전공은 아니더래도 누가 일을 진심으로 하는지
아님 그냥 시간만 때우다 가는지가 보인다.
왜 그러는 걸까?
근데 아직 한 달도 안 됐으니,
3년이 지난 후엔 어떻게 평가가 될까?
오늘 이슈는 물이 안 나왔다.
급하게 해결하려고 보니 담당자분은 격주 출근이라 계시지 않았고
아무나 붙잡고 해결해 달라할 판이었다.
전화를 걸어도 번호가 잘 못 기재되어 있어서 연락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현장 분들이 볼일을 보시고 물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문제해결을 누군가는 해야 하는데
내가 알 턱이 있나?
들어가서 보니 모르는 기계와 장치일 뿐.
담당자분이 오시면 이번 이슈에 대해 왜 그랬던 건지 여쭤보고 혹시나 이와 비슷한 일이 발생하면
대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물어봐야겠다.
청소할 때 물은 꼭 필요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꼭 필요하니..
그래서 물이 나오기 전까지 할 수 있는 청소가 뭘까 싶어서
500ml 생수 한 병으로
남, 녀 화장실 세면대 청소를 해버렸다.
청소클린폼에 생수 물을 묻히며 청소를 했다.
쓰레기를 배출하러 가는 곳이 질퍽했는데
말씀을 드리지 않았는데도 해결해 주셨다.
흙으로 탄탄하게 만들어 놨다고 해주셨다.
이런 마음이 감사하다는 것이다.
내가 질퍽 거리는 땅을 밟는 걸 보셨던 걸까?
조직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중 하나인 사람이고.
청소만 하다 가면 되겠지 뭘~
내 할 일만 하고 가지 뭘~
이런 마음이지만
나에게 다가와
마스크는 꼭 끼고 일하라는
내가 박스를 쩔쩔매고 있으니 유머를 던지며 도와주시던
화장실을 늘 깨끗하게 청소해 줘서 고맙다고 해주시던
몇몇 분들이 계시다.
그분들의 성함은 내 마음에 저장해두고 있다.
아마 이런 분들은 내가 아니었어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씨를 표현하는 분들이시겠지.
조직에 꼭 필요한 사람들. 잊지 말아야 할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