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무엇에 집착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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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시대에는 노동시간의 양이 대단히 중요한 문제였다.
(* "시간=돈" 이유는 시간을 투여해서 만들어 낸 만큼 생산량이 되기 때문이다. 시간은 무한한 게 아니라 유한한 것이고, 부자든 그지든 여자든 남자든 누구든 하루 24시간은 공평하게 주어지기 때문에 어떻게 쓰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기도 한다. 자투리 5분을 무시하면 안 된다.)
그러나 산업화 시대에도 이미 일에 투여되는 시간의 양보다는 개인의 역량이 더 중요한 일이 많았다. 지금은 대부분의 일들이 그런 경우에 해당된다. 당신이 어느 전자 회사의 애프터서비스 요원이라 치고 A직원 B직원 근무 노동시간은 동일하다. 하지만 A 직원은 어떤 고장 난 가전제품도 자사 제품이건 아닌 건 간에 30분 안에 원인을 발견하고 수리하는데 비해 B직원은 자사 제품만 고칠 수 있고 고치는 시간 또한 평균 두 배 걸린다고 하자. 만약 내가 사장이라고 치자. 나는 당신이 일한 8시간을 절대로 A직원과 B직원 동일시 하지 않는다.
(* 같은 업무를 주더라도 실적이 높거나, 이미 끝내놓고 다른 직원 일까지 도와주는 직원이 있다. 다른 직원은 8시간 근무하지만 본인 일만 끝내놓고 멀뚱멀뚱 있거나, 지금 기존에 있는 일을 어떻게 하면 시간을 더 빨리 끝내놓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그 확보된 시간에 다른 곳을 더 살펴볼 수 있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전자와 후자가 같은 월급을 받아가야 할까? 아니면 승진이나 진급도 동시에 되어야 할까?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너 입장 윗사람 입장에서는 그게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내가 다녔던 직장 중에서 어떤 모 남자 직원은 "여기는 실력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든 곳인 것 같네요. **지역이나, **지역이나 똑같네."라고 하셨다. 그때 나는 입사한 지 1년도 안 된 터라 그 말이 무슨 말인지 몰랐고, 3년 안 되게 다녔을 때 대충 다니는 직원들은 혼이 나기 일 쑤였고, 몇 호봉인지. 호봉 값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돈을 받아가는 만큼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지 최고 관리자는 늘 물었다.)
(* 그러니 저연차일 때 3년 차 미만일 때 실수도 많이 해봐야 하고, 질문도 많이 해야 한다. 질문하다 보면 보통 윗사람들도 모르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땐 직접 알아보고 자료 공유까지 드리면 더 좋다. 명확한 출처까지. 어디 사이트, 몇 년도 자료인지도 같이 보고 드리면 된다. 심지어 어디 클릭, 어디 몇 페이지까지도 말씀드리면 좋다. 근데 내가 다녔던 직장 중에선 앞서 설명한 것처럼 자료를 공유드려도 읽지를 않으셨다. 또는 읽지도 않고 읽었다고 뻥을 치거나. 바쁘셔서 그랬던 거라고 생각해 버린다. 또는 어차피 읽지 않으실 테니 찾아도 공유를 안 드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