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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대가는 질로 따져라 (11) - 세이노

대가를 바라지 말고 꾸준히 해라

by 쏘리
세이노의 가르침 표지.png





p. 198




동료들의 야유와 시기가 부담스러워지기도 할 것이다. 콩쥐를 시기하는 팥쥐는 언제나 있는 법이므로 철저하게 무시하라. 적어도 5년 후에는 그들과 다른 세상에 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나를 시기 질투하는 직원들이 있었을까? 나를 시기 질투한다면 왜? 나는 그리 뛰어난 인재도 아니었고, 그냥 일을 잔망스럽게 한다거나 적극적으로 한다는 평가만 직접적으로 들어본 게 전부다. 뒤로는 무슨 말들이 오갔는지는 듣지 못했다. 나는 누군가를 질투 시기 했는가? 질투 시기가 아닌 부러움이거나 애정을 하면 했지 시기 질투와는 거리가 멀다. 나는 콩쥐도 팥쥐도 아닌 콩쥐 팥쥐이야기에 그냥 나사 몇 개 빠진 애처럼 웃고 다니는 대가리 꽃밭 정도였다.



나도 5년 후를 본다. 사회복지에서도 장기계획과 단기계획을 짜는 편인데 보통 사람 인생계획을 세울 때 내담자들 회원들의 인생계획을 짤 때도 같이 짜는 편이었는데 나는 1년에 밑반찬을 두 개 만들기가 내 신년 목표였었다. 그걸 벽면에 붙여두니, 최고관리자는 그걸 보고 "뭐야, 정소연 선생 시집가게?" 이런 말을 던지셨다. 그때 나는 남자친구가 없었고, 주변에서 장기연애가 끝났다는 소문들을 들었던 건지 소개해준다는 주선자들이 몇몇 있을 때였는데 그 당시 나는 누군가를 만난다고 생각하면 미리 미안했다. 왜냐면 집안 꼴이 퇴근하고 오면 개판에다가. 요리하나 제대로 할 줄 아는 건 파스타뿐이었으니 결혼 적령기에 밑반찬 하나 못하는 사람을 누가 만나고 싶어 할까? 일단 나하나 건사하기도 빠듯했다. 결론은 결혼보다는 연애를 하고 싶었는데 자신감도 없고 자존감도 높질 않으니 과 선배 중에 엄마처럼 잔소리 심한 남자선배는 그랬다. "너 또 기죽어있으면 안 된다.", "너 또 자존감 낮은 모습 보이면 안 된다." 뭐 이런 소리를 했었다. 내게 연락을 가끔 했던 학교 남자 선배는 둘이 있는데 사회복지과 선배들이라 그런지 섬세하고 잔소리 모드가 약간 있는 편이다. 그래서 나는 남자선배임에도 불구하고 엄마 같다며 맴이라고 불렀다. 나보다 나이 어린 후배에게도 밥상을 얻어먹고는 "엄마?"라고 그랬다. 나이 20대 후반 여성이 그랬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아무튼 5년 후에 나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을까? 싶지만 이미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 마음가짐이 이전과 매우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5년 후에는 더 달라져 있겠지 싶다.)








주의사항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대가를 더 받기 힘든 일들이 있음을 명심






(* 보통 열심히 일하면 일이 몰리거나, 주변에서 왜 저렇게 열심히 해? 이런 말들과 상황을 겪게 되는데 그냥 개무시하면 된다. 모든 사회인이라면 썩소나 옅은 웃음은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다는 걸 잊지 말자.)





(* 그러니까 회사에선 남이 하는 일을 쳐다볼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일에 몰입하게 되면 주변이 잘 안 보인다. 남을 본다면 본인 일이나 제대로 끝내놓고 쳐다봐라. 남이 일을 하나 안 하나 보는 사람들은 정작 자기 일도 제대로 못하고선 남을 본다.)





2. 일하는 능력보다는 아부가 더 우선인 집단들도 많다(규모가 크고 안정적으로 보이고 좋게 보이는 곳들인 경우가 많다.)





(* 이거는 보통 상사들이 아부를 좋아하는 권위자인지 아닌지 파악이 필요하다. 실력보다 아부 아첨을 좋아하는 상사인가를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그걸 어떻게 파악하냐고? 이뻐하는 직원을 살펴보자. 그 직원이 실력도 없고 아첨 아부만 하는 사람처럼 보인다면 실력과 아첨을 같이 준비해야 한다. 나는 하극상을 할까 봐 무서운 편인데 해야 할 말을 못 하면 단전에 끌어 오르는 이 뭔가가 턱 막히던데 이런 나한테는 어떤 처방을 줘야 할지를 모르겠다.)







<백만장자 시크릿>에서 저자 하브에커는 "부자는 자기 분야의 전문 가고, 중산층은 자기 분야를 어느 정도는 알고 있고, 가난한 사람들은 자기 분야를 잘 모른다"라고 말한다.





(* 부자=전문가, 중산층=어중이떠중이, 가난한 자=무지함 나는 어중이떠중이도 못된 것 같은데 무지함이 크니 아직 내 레벨은 가난한 자에 머물러있다는 사실을 매일같이 잊지 말고 공부를 해야 한다. 언, 수, 외 공부가 아니라 인생공부+분야공부)





거의 모든 아르바이트생들은 자기가 시간당 얼마나 받는지를 생각하고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노동이므로 자신이 얼마나 더 잘할 수 있는지는 고민하지 않기 때문이다.





(* 나는 20살부터 용돈을 받은 적이 없다. 그 흔한 엄마카드? 아빠카드? 받아본 적이 없다. 그래서 20살부터는 학자금 대출은 없었지만 교통비, 식대비, 옷 사 입는 거, 친구들 만나는 비용, 술값, 또 뭐가 있나? 그리고 고등학교 때 용돈은 월 3만 원이었다. 93년생인데 월 3만 원만 받고 지냈다. 그런데도 불편한지 몰랐다. 다들 그렇게 받는 줄 알았는데 나는. 그래서 용돈을 더 많이 받거나 부족함이 몰랐던 친구들과 아무 생각 없이 대화를 나누다가 보면 아, 역시 다른 삶을 살긴 살았구나. 쉽게 포기하고 쉽게 얻어낸다. 왜냐면 또 원금을 갖다 주는 부모님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게 뒤치다꺼리라고 생각한다.)





정식 직원들 상당수 역시 마찬가지로 행동할 것이다. 자기가 일하는 시간을 시급을 받기 위한 시간인 것뿐으로 생각하는 그 머리가 깨지지 않는 한, 평생 인생살이가 고달파질 것이다.





(* 수련 끝나면 여유가 있겠지 싶었다. 일과 과제를 동시에 하다가 일만 하면 되겠지 싶어서 현장에 배출되고 보니 수련은 끝이라도 있지 직장은 끝이 없었다. 인생은 과로사 아니면 백수인가라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친구한테 카톡 하며 그렇게 시간을 죽였다. 수련 때 공부한 책은 거들떠도 보지 않았고, 상부와의 슈퍼비전 시간 때에는 1년 차 때는 뭘 경험해야 할까요? 2년 차 때는 어떤 자세가 필요합니까? 3년 차 때는 어떤 걸 공부해야 할까요? 이런 질문을 드렸었고, 답변은 대학교 때 공부했던 걸 다시 들춰보라는 말을 들었다. 대학 학점은 이미 끝났는데 왜 다시 그 책을 들춰봐야 하는 건지를 몰랐던 나는 실천에 옮기지 않았고, 집에 오면 누워서 배달음식을 먹고 유튜브를 보며 낄낄되며 자버렸다. 한심한 인생을 살아 놓고는 세상이 뭐같이 변했다며 한탄했다. 실은 내 삶의 패턴을 나무랐어야 하는 것인데 말이다. 그러고 응급실에서 자살시도자 분들을 뵙고 나니, 아. 다시 공부해야겠더라 라는 생각이 들어서 무거운 책을 바리바리 다 사무실에 갖다 놨었다. 수련 자격증 있으면 뭘 하나. 제대로 평가 자체를 못하면 전문요원이라고 말이나 할 수 있나? 돈이나 받아먹는 비전문요원과 다를 바가 없지 싶었다. 다른 직종이라면 모르겠는데 사람을 살리는 일에 있어서는 진심으로 대하는 태도가 없다면 그만두는 게 맞다. 현장에 근무를 해보니 "저 사람은 여기에 왜 있지?" 싶은 사람도 있고, "저 사람이 이 현장에 있어서 참 애쓰는구나" 하는 사람도 있었던 것이다. 대신 사람을 대하는 일에는 생명을 다루는 일에는 존엄, 존중을 늘 마음깊이 새기고 당신이 하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대단치 못해서 그런 나로 인해서 누군가 잘못될까 봐 두려워서 그만뒀다. 감정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것도 있었다. 섬세하게 다가가야 할 대상에게 나는 라이브 하게 내지르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회사생활 5년 차 되면 흑화 한다던데 흑화 했나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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