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은 언제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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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두하고 있는 취미를 바탕으로 경력을 쌓으라고 추천한다. 하지만 취미를 취미 이상의 단계로 끌어올리지 못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이고, 심지어 특별하게 좋아하는 취미조차 없는 사람들도 수없이 많지 않은가?
(* 요즘 몰두하는 취미는 요리다. 하지만 이마저도 돈이 여유치 않으면 정해진 예산 내에서 요리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글쓰기도 취미였지만 요즘 뜨뜻미지근 해졌다. 작년 여름에는 이곳저곳 날씨만 좋으면 못 가본 지역에 가서 먹고 자고 글 쓰고 놀고 다녔는데 요즘은 근로소득을 하지 않으니 외출하기가 두렵고, 장을 보니까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알게 된다. 엄마가 장 볼 때 모셔다 드리고 짐만 들었지 얼마나 나가는지까지는 파악하지 않았는데, 제일 저렴한 것으로 장을 봐도 5만 원은 5초처럼 금방 사라졌다. 그나마 내가 하지 않으려고 하는 건 한 번에 많이 사다 두는 게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사려고 하는 편인데 그럼에도 버려지는 것이 발생한다. 야채, 채소는 보관을 잘해야 좀 더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음식은 돌려먹으면 질리게 된다. 역시 사람은 같은 일, 같은 먹거리, 같은 무언가를 반복적으로 한다는 건 쉽지 않고 질릴 수 있다. 더군다나 나는 그게 평균치보다 좀 더 빠른 것 같다. 한 달 이상 하고 나면 지루해진다. 빨리 터득해서 그런 걸까? 아님 뭐 때문일까? 3년 이상 무언가 하는 게 이 정도면 됐지, 배울 게 없지, 이젠 알려주는 사람 없어도 문제없이 잘하겠는데? 하는 순간 지루해진다. 다른 걸로 눈이 돌아간다. 건설현장 화장실 청소를 했을 때, 어떤 직원분은 35년간 건설 일을 하셨다고 했다. 35년이란 세월은 거의 자신의 청춘, 중년, 노년의 도입부까지 쭉 그 회사에 있었다는 것인데 대단하다는 말밖엔.. 그분은 적재적소에 나에게 다가오셔서 필요한 말씀만 딱 해주시고, 사라지셨다. 그리고 그분은 내 근무시절 명예퇴직을 하셨다. 제2의 인생을 잘 지내고 계실지 모르겠다. 내게 건설현장은 매드맥스처럼 엄청 큰 중장비 기계들이 즐비했고, 포클레인만 알던 나는 "그거는 회사명이고, 실상 이름은 백호란다. 뒤로 가면서 일처를 하는 것이지." back-ho. 이 철자가 맞는지는 모르겠다. 화장실 청소 나름 재밌었는데, 좀 더 부지런히 새벽 출근해서 돈 많이 주는 곳으로 갔다가 튕겨져 나갔다. 핑계 찾기도 참 좋아. 나보다 나이 드신 분들도 새벽같이 출근해 일을 하는데 나는 뭐가 불만이었길래 그만둬버렸을까. 1억 모은다던 그 말은 쏙 들어갔다. 실은 이제는 나 혼자 결정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사람이 생겼기에 뭔가 하기엔 고려하고 생각해야 할 가짓수가 늘어남 셈이다. 거리, 장소, 하는 일, 만나는 사람. 그래서 1억을 모은 뒤 만나자고 했지만 젊은 청춘남녀는 뭐가 급했을까. 1인 가구일 땐 판단이 빨라지지만 가정이 생기면 그렇지 않게 된다고 한다. 무언가 책임을 진다는 건. 그만한 마음가짐이 되었는가. 그 마음가짐을 잘 유지할 수 있는가. 매일같이 묻고 다짐해야 할 자세가 되어있어야 하는구나를 알게 된다.)
(* 나는 요리도, 글쓰기도 취미지만 경력 쌓기엔 턱없이 부족한 초보자일 뿐이다. 하기는 글쓰기는 이제 1년, 요리는 3개월도 안 됐다. 상대방에게 "취미가 어떻게 되세요?" 많이 물었지만 정작 내 취미는 음악, 영화감상이 전부였는데 취미를 늘려본다. 문요한 작가님이 쓰신 <오티움>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화성시 근무시절 구입했던 책이다. 사람들은 휴식기가 생겨도 어떻게 쉴지 모른다고 하던데 그때 도움이 됐던 책이다. 일과 취미를 적절하게 병행하는 사람은 좀 더 건강한 삶을 보낼 수 있다고 한다.)
당신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영화를 좋아하는가? 여행을 좋아하는 가? 골프를 좋아하는가? 만화를? 춤을? 게임을? 채팅? 스포츠 경기관람? 그 좋아하는 일의 경제적 가치를 생각하고 자신이 그 일을 남들보다 얼마나 더 잘할 수 있는가를 반드시 생각해라.
(* 취미 할 때 중요한 것, 경제적 가치를 생각해라. 경제적 가치가 딸려오는 취미인가를 생각하라는 말씀인 것 같다. 남들보다 얼마나 더 잘할 수 있는가. 그것이 경제적 창출을 가져다준다.)
경제적 대가를 기대하지 않은 채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미친 듯 몰두하는 사람도 있다. 오타쿠가 그들이다. 현대적 의미는 이상한 것을 연구하는 사람, 별것도 아닌 일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사람이다.
(* 나는 경제적 대가를 기대하고 있는가? 나는 오타쿠인가? 오타쿠였나? 나는 무엇에 몰두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