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불리 해야 할 것을 알아보자.
p. 209-210
스티브잡스는 스탠퍼드대학교 졸업식에서 위대한 일을 하는 유일한 방법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 미친 듯이 좋아하는 일이 있었을까? 나는 하루를 눈뜨기 싫은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하루가 그 누구보다 빨리 오길 바라며 아침 새벽에 글 쓰는 시간이 제일 좋았다. 현재는 새벽에 일어나 남자친구 조식을 챙겨주고는 아침이 돼서야 자리에 앉는다. 연애를 하기 전에는 내 목표에만 집중할 수 있다. 연애는 두 마리 토끼를 잡지 못하는 게 아니라 혼자 목표를 향해서 갈 때랑 동일하지 못하는 것 같다. 왜냐면 하루가 24시간인데 그 내 인생에 누군가가 들어오면 시간이 틀어지기 때문이다. 물리적인 거리도 인천-천안 꽤 거리가 머니 자주 안 보면 나는 마음이 사라지는 편인데 그래서 연애 초반엔 자주 봐야 익숙해지는 지라 지금은 거의 붙어있는다. 보통 연애호르몬은 2년 정도라던데 그 이후에 서로의 모습이 어떨지도 궁금하다. 미래를 알아서 좋을 게 없으니 현재 마음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래서 나는 미친 듯이 좋았던 일은 작년 여름에 미친 듯이 글을 썼을 땐 대하소설이 나오나 싶었다. 일단 중요한 건 좋아하는 건지는 몰라도 재밌었다는 것이다. 그 재미가 지속성을 불러다 줬고, 그래서 결과물이 쌓였다는 것이다. 그 결과로 나는 애드포스트 작지만 귀여운 수익으로 떡볶이를 사 먹었다는 것이다. 브런치는 먹는 것만 알았지만 브런치에도 매일 글을 올리고 기록을 남긴다. 그 기록이 내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 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냥 대가 없이 그냥 재미있어서 하게 된다. 누가 검토하지도 않고, 누가 닦달하지도 않고, 누가 뭐라 하지도 않는. 언제는 내가 정신건강카페에도 글을 함께 올렸는데 쪽지가 왔었다. <훈이>라는 닉네임 카페 회원이었는데 내 글이 보기가 싫다고 지워달라 그랬다. 그래서 전부 지워줬다. 그 카페는 탈퇴했다. 그 뒤로 내 공간에 다가만 올린다. 누군가는 내 글을 보고 힘을 얻거나 생각이 바뀌었다고 하고, 누군가는 내 글이 불쾌하다고 한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그 훈이님은 왜 내 글을 보고 어떤 지점에서 불쾌했을까. 불쾌하다면 사라져 주는 게 맞다 싶었고, 내 개인적인 공간이 아니니 다 지우고 나서는 그 카페에 놀러 가지도 않았다. 나름 공지에도 몇 번 등록이 됐지만은 찾아서 볼 사람은 보고 아닌 사람은 비켜드리는 게 맞다 싶었다. 나도 누군가 불쾌하면 그 사람이 좀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서 그랬다. 그러니 서로 불편하면 마주치지 않도록 애써보고, 빨리 흩어지자!)
혹시라도 춥고 배고파질지라도 예술 쪽에 관심이 많다면 노승림의 <예술의 사생활 : 비참과 우아>, 위대한 예술가들의 실생활이 폼 나는 것들은 아니었음을 배우게 된다.
(* 아직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김경일> 책을 독파 못했습니다. 남자친구한테 토스했습니다. 남자친구에게 프러포즈 대신에 세이노 책을 정독하길 권했고, 지금은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책을 출근할 때 넣어줬습니다. 저도 아직 다 안 읽었지만요. 자기 전에 어디 부분을 읽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주고받는 시간도 재밌습니다. 한 책에 오랜 시간 부여잡고 있는 것도 좋지 않을 수 있지만 집중이 안 될 땐 그냥 안 봅니다. 읽고 싶을 때 읽어야 더 기억에 오래 남더라고요.)
(* 폼생폼사. 폼이 나는 것. 폼 나기 위해 예술을 하는 것이 아님을!)
좋아한다고 선택하지 말고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잘할 자신이 있을 때 비로소 그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여라.
(* 좋아하는 것. 시트콤을 만들어보고 싶어서 방송국 피디가 되어야겠다 싶었지만 그 꿈은 이루지 못했고, 그러고 보니 만드는 것보다 보는 것을 더 좋아했던 것인가. 경계가 참 모호합니다. 좋아하는 것도 투성이, 궁금한 것도 투성이.)
나는 설치미술에 대한 미련은 아직도 갖고 있으나 살아생전에 실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 어르신 그냥 하세요. 설치미술에 제가 물음표 두 개를 적어뒀네요. 그게 작년 여름이었고, 지금 설치미술에 대해 알아보니 <예술가가 일정한 의미를 부여한 물체를 예술적으로 다시 만들거나 구성하여 진열 방식으로 보여 주는 미술.-출처 네이버>이라 하네요. 제가 이제 보니 미술과 예술은 아니 창조되는 모든 것에는 우열이 없고 창작자의 진심만 있다면 모든 것이 예술이 되는구나를 서른 살이 넘어 알게 됐습니다. 퇴사하고 천안에 내려와 아침 운동을 할 때 마주친 아주머니 한 분이 계셨습니다. 그 분과 다리기구 운동을 하다가 자녀(딸) 얘기도 하고 이제 은퇴 후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실 때 하고 싶은 거 없었냐고 여쭤보니 커피를 배워보고 싶다고 하셔서 근데 나이 때문에 어렵지 않을까 하시더군요. 그때 저는 정색을 날렸습니다. "뭐 바리스타 대회라도 나가시려고요?" "그냥 커피 종류가 뭔지, 비싼 학원 등록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인터넷 검색부터 시작하고, 유튜브로도 보고 한 가지씩 작은 지식하나 쌓아가는 게 어렵진 않을걸요." 그 알아가는 재미, 해보는 재미가 쌓이면 그냥 하 게 됩니다. 하고 싶은 마음이 중요하지 잘해야만 해, 되어야만 해, 그놈의 must have 마음으로 나이 때문에, 무엇 때문에, 남들이 비웃지 않을까?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을 죽이며 붙잡을 수 없는 시간들을 그냥 보내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르신이 설치미술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1000억 자산가의 큰 인맥들 사이에 얼마나 있어보어야지만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이 될까요. 아는 게 많을수록 보이는 것들이 많고, 경험이 많을수록 세상이 무서워진다는 것을 알아갔지만 그게 뭐 대수인가 싶은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무서운 건 세상이 아니라 나 스스로를 작고 우열을 따지는 사람들로 인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마저도 멈춰야 하나 싶을 땐 세상을 무섭게 바라보는 것 또한 내 시선이었음을 알고 나니 뜨뜻미지근했던 글쓰기도 이젠 다시 또 씁니다. 누군가 보여주기 위한 작품이 아닌 스스로 하고 싶어서 시작한 작품 또한, 예술 또한 멋지다는 걸 보여주세요! 아버지가 그러셨습니다. 잡은 물고기보다 놓친 물고기가 더 생각나는 법이라고요. 그래서 똥인지 된장인지 알아봐야 직성이 풀리는 것도 해보고 싶으면 해 버리는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라도 그냥 또 하는 거지요. 별 거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설치미술 하실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