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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Jusunshine Jul 25. 2024

호사다마

06 .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현기영의 소설 〈변방에 우짖는 새〉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호사다마라고 덕산 댁은 복남이를 낳고 산후조리가 잘 못되었던지 얼마 후 중풍에 걸려 몸져눕고 말았다. 덕산 댁이 복남이라는 아들을 낳아 기뻤는데, 불행하게도 중풍에 걸리는 나쁜 일이 생긴 것이다." 好:좋을 호, 事:일 사, 多:많을 다, 魔:마귀 마 '호사다마 [ 好事多魔 ]'란 고사성어가 있다. 이 말은, '좋은 일에는 탈이 많다'라는 뜻으로, 좋은 일에는 방해가 많이 따른다거나 좋은 일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많은 풍파를 겪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호사다방(好事多妨)이라고도 하는데, 중국 금나라 때 동해원(董解元)이 지은 〈서상(西廂)〉에는 '진소위가기난득(眞所謂佳期難得), 호사다마(好事多磨)'라는 구절이 있다.


'참으로 이른바 좋은 시기는 얻기 어렵고, 좋은 일을 이루려면 많은 풍파를 겪어야 한다.'라는 뜻이다. 또 중국 원나라 때 남희(南戱)의 희곡 〈비파기(琵琶記)〉 중에 나오는 대사에는 이런 것이 있다. "호사다마라, 풍파가 일어날 것을 누가 알겠는가?(誰知好事多磨起風波)" 그리고 중국 청나라 때 조설근(曹雪芹)이 지은 〈홍루몽(紅樓夢)〉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그런 홍진 세상에 즐거운 일들이 있지만 영원히 의지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물며 또 '미중부족 호사다마(美中不足 好事多魔)'라는 여덟 글자는 긴밀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순식간에 또 즐거움이 다하고 슬픈 일이 생기며, 사람은 물정에 따라 바뀌지 않는 법이다."


이 말은 '좋은 일에는 방해가 되는 일이 많이 생길 수 있으니 방심하지 말고 늘 경계하라'라는 뜻이다. 같은 의미로 '좋은 일은 오래 계속되지 않는다'라는 뜻으로 호몽부장(好夢不長)이라는 말도 있다. 또는 좋은 일이 계속 일어난다 해도 방심하지 말라는 경계의 의미에서 '세상 일은 복이 될지 화가 될지 알 수 없다'라는 뜻의 새옹지마(塞翁之馬)와 함께 쓰이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와닿았던 글은, "지금 즐겁다고 방심하지 말고 지금 슬프다고 낙담하지 말라."즐거움이나 슬픔에 취해 있지 말라는 이야기였다.


감정에 흔들리지 말고, 꾸준함을 지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즐거움이 다하면 언제든 슬픔이 찾아오니 말이다. 슬픔이 찾아왔다 하더라도, 언제든 즐거움과 기쁨을 누리는 순간 또한 찾아오게 되어있다. 어떠한 감정이든 돌고 도는 것이 인생이다. 우리가 지금 겪는 감정들은 일시적인 것으로, 우리는 그다음에 다가올 것들에 대한 준비를 항상 하고 있어야 될 듯 하다. 아무리 힘든 순간이 다가온다 해도, 자신이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그려나가기 위한 길을 찾아가는 것이 아닐까. 만약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는 환경에 처해있다 할지라도, 미래의 자신이 과거를 후회하지 않는 삶을 원한다면, 버킷리스트로 이루어진 꿈을 좇는 과정을 즐길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인생'이란 즐거운 추억의 총합이니 말이다.


바라는 미래를 위해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들로 현재를 희생해 간다면,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즐거운 과거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과정을 즐길 수 있어야 바라던 꿈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그려내고픈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이루어 나가기 위한 시간들로, 주어진 시간을 채워나가는 것. 어찌 보면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목표를 그려내고, 그 목표를 위해 자신이 선택한 일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과정이 모든 사람들이 살아가는 '평범하면서도 비범함을 갖춘' 각각의 개성으로 빛나는 사람들의 삶이다. '평범하게, 소박하게'란 정신으로 시작해, 무엇인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어가기 위해 살아가는 과정의 삶 속에서 느껴지는 그 '열정'이란 기운이란 것이 가끔은 커다란 '행복'이라는 느낌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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