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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Jusunshine Aug 01. 2024

레인보우, 새로운 사랑의 시작

06 .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하지만 2021년 4월 사랑도 너무나 소중하고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다시 느끼게 해 준 사람이 나타났다. 그 사람은 오래된 고등학교 동창 친구였다. 고등학교 실용음악과에서 같이 음악을 배우며 친하게 지냈었던 K는 드럼을 전공했다. 그때 그 시절, K는 드럼을 너무나 잘 치는 아이였다. 내 짝꿍이었던 베스트 프렌드 HK는 K의 드럼 치는 모습을 흉내 내며 ‘문어 같은 애’라며 웃음을 지었다. 나도 HK가 흉내 내는 모습을 보며 엄청 웃어댔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 시절 모습이 기억 난다. HK가 말했던 그대로 K는 문어처럼 자유자재로 몸을 움직이면서 리듬을 타는 워낙 드럼을 잘 치는 학생이었다.


거기에다 장난이 많아 웃기기도 하고 나에게 좋은 음악들을 추천해 준 K는 재미있는 음악친구이기도 했다. 하교 시 우리는 지하철을 같이 타고 다니며 친해졌다. 어느 날은 아우라 클럽 파티 행사에 밴드를 결성해 브랜드 뉴 헤비스와 디사운드의 곡을 커버해 공연을 한 적도 있었다. 공연 당일, 나를 보며 그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너, 오늘 예쁜데?”라고 툭툭 건성으로 말을 던져내며 이야기했던 그때 그 시절 그의 말이 나의 기억 속에 지금도 남아있다. 우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자주 보진 못했다. 간간이 몇 년씩 주기적으로 안부 연락을 하고 만났던 사이였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 친했던 선배나 친구, 후배들에게 간간이 안부 연락을 하는 편이다. “잘 지내지?””오늘 명절 잘 보내” “새해 복 많이 받아” 이렇게 안부를 물으며 가끔 날을 잡아 동창 친구들을 만나기도 했다. 내가 환청으로 고생하고 있었지만 조금씩 환청에서 벗어나고 있던 시절. 어느 날 K에게 전화가 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나에게 사랑고백을 해왔다. "네가 고등학교 시절 나의 첫사랑이었어. 내가 너를 좋아했어. 부산에 같이 놀러 갈래? 자주 데이트도 했으면 좋겠어” 나는 K의 고백을 듣고 너무나 당황하고 말았다.


‘K가 나에게 이런 고백을 해오다니..’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갈팡질팡했던 것 같다. K랑은 그냥 친하게 지내고 싶었을 뿐, 애인 사이로 사귀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 친했던 동창 친구를 나중에 하나 잃어버릴 수 있을 것 같은 걱정부터 들었으니 말이다. 나는 그의 전화 고백을 듣고 몇 주간 연락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K랑 친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오랜만에 얼굴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이 정도 기간 동안 그의 고백에 답을 하지 않았다면, 그도 그냥 말없이 넘어가겠지?’란 생각이 들어 난 그에게 다정한 친구처럼 전화를 걸었다.


“이날 시간 돼? 오랜만에 얼굴 한번 보자!” 우리는 약속 날을 잡았고 가로수길에 있는 커피스미스카페에서 오랜만에 만났다. 하지만 그날 다시 반복되었던 그의 두 번째 사랑고백, ‘우리 사귀자’란 제안에 그의 진실된 사랑이 히끄러미 느껴졌다. 곰곰히 생각했다. “이런 애인줄 몰랐어. 왜 이렇게 진지하지? 따스함이 느껴져. 믿어볼 수 있을 것 같아. K와 한번 만나볼까?” 나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4월 25일.난  K의 여자친구가 되었다. 고등학교 시절  친했던 동창 친구와 이런 사랑의 관계가 되다니, 정말이지 너무나 신기했다. 그에게 환청의 아픔을 겪고 있다는 말도 털어놓은 상태였었는데, 그런 나의 아픔을 알면서도 가까이 다가와 위로해 주고, 다독여주고, 사랑해 주는 그의 마음이 예뻤고 나에겐 감사한 사랑의 존재로 다가왔다.


시끄러운 고통 '환청'의 아픔이 점점 사라져갈 무렵, '사랑'으로 다가와 준 나의 오래된 동창 친구 K. 나에게 힘이 되는 그의 진실된 말들은 나의 삶의 활력소가 되고야 말았다. 나를 미소 짓게 만드는 기쁨의 엔돌핀. 날 진심으로 사랑해 주는 그의 모습이 좋았다. 그래서 나는 그의 여자친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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