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부적은 처음부터 예쁘지 않았다

by 키스톤

모임 회비가 예상보다 많이 남았다.

회장은 그 돈을 회원들에게 나눠주기로 했다.

단, 조건이 있었다.

"생활비로 절대 쓰지 마세요.

통장에 들어가면 어디 갔는지도 모르게 사라져요.“


그 말이 이상하게 마음에 꽂혔다.

그리고 얼마후, 오래 미뤄뒀던 작은 염원이 고개를 들었다.

물고기 반지.

고3 엄마 친구에게 들었다.

물고기가 풍요와 합격을 상징한다고.

일종의 부적 같은 거라고.

나도 무언가에 기대고 싶었다.


종로 금방거리로 향했다.

생각할 게 많았다.

디자인도, 가격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 내 염원이 담길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오래 보다가 마침내 마음에 드는 물고기 반지를 발견했다.

그런데 사이즈가 맞지 않아 맞춤 제작을 부탁했다.


일주일 뒤 택배로 받아본 반지는, 뭔가 달랐다.

"이거... 아닌데?“

분명 내가 봤던 거와 다르다.

연락했더니 다시 만들어 준다고 했다.

그런데 두 번째로 받은 반지도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결국 다시 종로로 갔다.

매장에 걸린 샘플 반지는 여전히 예뻤다.

내 손에 든 반지는 왠지 초라해 보였다.

사장님이 말했다.

"로즈골드와 골드의 차이예요. 고객님은 골드로 주문하셨잖아요."

아, 맞다.

내가 선택한 거였다.

아쉬움에 반지를 끼웠다 빼기를 반복했다.

그런데 다시 사기엔 돈이 아까웠다.

사장님이 조용히 덧붙였다.

"착용하다 보면 애착 생겨요. 아이 위해 만든 거라면 더요."

그 순간, 멈췄다.

맞다. 이 반지는 예쁘라고 산 게 아니었다.

내 염원을 담으려고 고른 거였다.


집에 와서 다시 봤다.

신기하게도, 이제는 예뻐 보였다.

의미란 고정된 게 아니었다.

내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다가온다.

애착과 함께.


아이는 이 과정을 모른다.

혹시 내 망설임이 묻은 건 아닐까 싶었지만,

결국 깨달았다.

모든 건 내가 어떤 마음으로 품느냐에 달려 있다는 걸.


이 물고기 반지는 아이 입시가 끝나는 날까지 내 손가락에 있을 것이다.

볼 때마다 조용히 마음을 모은다.

잘 해낼 거라고.

행운은, 이미 시작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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