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고기 참기 가능?

by 김도현

일본서기 제 29권에 발췌하여, 675년 덴무 천황의 '육류금지령'이 일본 전역에 포고되었다. 6세기 백제로 부터 일본에 전파된 불교는 덴무 천황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살생을 금하는 불교의 교리는 '육류금지령'이라는 극단적 법령을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고기를 먹지말라니 육류애호가인 내가 그 시대 일본인인 모습은 상상도 하기싫다. 헌데 막연하다고만 생각되는 이 법령을 일본은 천년이 넘는 기간동안 유지해왔다.



천황의 명령만으로 전국민이 고기를 먹지않는게 가능할까.이게 가능할 수 있었던 사실적 배경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당시 일본은 농경 국가였기에 소는 농사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였다. 소를 잡아먹기보다 농사에 이용하는게 당시엔 용이하다는 판단이었다. 둘째, 앞서말한 불교의 교리 때문이다. 불교의 신도에서 죽음과 출혈은 불결한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게가레 관념'이 있다. '게가레 관념'이란 불결한 물건, 사람, 장소 등을 두려워 기피하는 일본의 고유 관념으로, 육식이 곧 불결한 행위이기에 일본 국민들은 두려움을 느꼈다.



단순 법령으로 전국민을 통제하기란 쉽지 않았다. 실제로 국민들은 암암리에 육식을 어느정도 했다고 한다. 국가도 이를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국가의 주체는 국민인데, 천년 역사를 관통하는 육식금기가 이토록 유명해질 수 있었던 것은 단순 법령때문만은 아닐거다. 국민들도 동조한것이다. 배경에는 사상적 이유가 있다. 불교의 교리아래, 육식은 불경한 것으로 여겨졌고, 도축업자는 천한 존재로 취급됐다. 일본 국민들의 이러한 사상은 육식금지령 이후 강하게 뿌리 내려 천년을 지속한 것이다. 실제로 일본 센고쿠 시대에는 금지할 권력층이 없었음에도 육식금기가 이어졌다.



인류는 적응의 동물이자 사상의 구속자이다. 일본 천년의 육식금기문화가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가장 먼저 올라간다' 는 속담이 떠오를 정도로 일본의 고기문화는 현대에서 각광받는다. 필자도 개인적으로 일본식 돈카츠를 너무 좋아한다. 천년동안 그들은 고기를 '안'먹은게 아니라 뿌리깊게 박힌 사상의 답습으로 '못'먹은 것이다. 과연 우리는 사상에 구속되어 살아가고있지는 않은지 생각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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