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몽우리가 맺혔니
어느새 꽃이 피었니
엊그제 만개했던 꽃이
오늘은 향기와 함께 사라졌다.
심은 게 언제인지
기억도 가물가물 한데
혼자서 몽우리를 맺더니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었다.
흙이 됐을까
바람이 됐을까
빛이었을까
정원이었을까
너와 함께 한
모든 시간들이
가장 깊숙한 곳에
튼튼한 뿌리로
박혀있다.
네가 있어
내 정원은
내 삶은
향기로왔다.
네가 가면서
내 정원에도
빈자리가 생겼다.
이 곳은
날 위한 것들로
채워가야겠지.
널 두고
날 위해
살아야겠지.
모든 뿌리가
네게서
만난다는 것도 모르고
네게서
나오는지도 모르고
앙큼한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