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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영 Jun 05. 2021

다리와 새

자작시

다리 위에

새를 보고

울컥

눈물이 차올랐다.


꼭 새의 발이

털 빠진

쥐 같았기 때문이다.


이 약한 다리로

이렇게

튼튼한 다리를

붙잡고 있다.


어쩌다 이 곳까지

오게 됐을까.


이 높은 곳에서

어지러워 픽 쓰러지고

떨어지 어떡하지.


가녀린

다리와 털 빠진 쥐의 발만큼

새가 안쓰러웠다.


그러다 밑을

내려다봤다.


이 곳까지 올라왔을

새의 과거가 보였다.


이 곳까지

날아오르려고

갯질을 하는 새의 파닥임을.


깃털보다 가벼웠고

새의 환희는

공기처럼 넓게 퍼졌다.


온 하늘이 새의 것이었고,

앉는 자리마다

새의 보금자리가 돼주었다.


약한 발을 가졌지만

창보다 빠르고

방패보다 강한

날개를 가진 새는

에 비치는

자신을  보며

웃고 있었다.


새는 언제든지

날아오를 수 있다.


새의 다리는

다리의 자재처럼

녹슬지 않는다.


10년도,

20년도

너끈써먹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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