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이 닳을 만큼 뽀뽀를 해도.
자작시. 돌이 된 너에게.
탱글탱글하면서
보드라운 살결
말캉말캉
만져보고
몰캉몰캉
만져본다.
볼이 닳을 만큼
뽀뽀를 해도
무기력한 너는
내 품에서 볼을 빼지 않는다.
손으로 밀어내지 않는다.
이토록
사랑스러운
무기력함을
보았는가.
몸짓이 자유로워질수록
나를 밟고
더 높은 곳에
오를 때 말고는
내 품에서
퍼덕이지 않는다.
펄럭이며
사방으로
날아다닌다.
솜털 같은
머리를
내게로 파묻으며
젖 내음을 풍길 때
언제든
두 팔 벌려
"우리 아가 왔어."하고
꼭 안아 줄 준비가 됐다.
인형처럼 작은 너를
모래알처럼 반짝이는 너를
행여나 부서질까
조심스럽게
혹여나
놓쳐버릴까
정성 들여서
꼭
안아준다.
너는
지치는
사람이 아니다.
온 방안을
활보하고
물건을 짚고
일어서
서랍을 열고
서랍 속 물건들을
하나씩 하나씩
바닥으로
톡톡
떨어 뜨린다.
그러다
서랍마저도
우당탕
소리가
사달이 나기 전에
네 곁에
상시 대기다.
손길 닿는 것들은 모두
짚고
게처럼 옆으로 옆으로
나아가던 네가
잠이 덜 깨서도
나를 찾고,
잠이 너무 올 때도
나를 찾는다.
너의 활동량이
증가할수록
네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늘어갈수록
호기심 가득한
너의 일상에서
다시 나를 찾게 해주는
잠이 감사하다.
솜털 같은 머리로
파고드는
내게 감사하다.
닿는 촉감만으로도
날 바라보는
그 눈길로도
난 알 수 있다.
순수의 결정체인
네가
한 없이
사랑스럽기까지 하다는 걸.
네가
내게 준 건
피로감이
아니라
피로감을
떨궈낼 수 있는
온화함이다.
다정함이다.
널 안고는
언제까지고 버틸 수 있다.
널 업고는
어디든지 못 갈 데가 없다.
너만 있으면
나는
못 할 게 없다.
너는
나의
가장 큰
기쁨이자
축복이다.
네가
내게로
와줘서
무척이나
고맙다.
너는
나의
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