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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영 Aug 04. 2021

볼이 닳을 만큼 뽀뽀를 해도.

자작시. 돌이 된 너에게.

탱글탱글하면서

보드라운 살결


말캉말캉

만져보고

몰캉몰캉

만져본다.


볼이 닳을

뽀뽀를 해도

무기력한 너는

내 품에서 볼을 빼지 않는다.

손으로 밀어내지 않는다.


이토록

사랑스러운

무기력함을

보았는가.


몸짓이 자유로워질수록

나를 밟고

더 높은 곳에

오를 때 말고는

내 품에서

퍼덕이지 않는다.


펄럭이며

사방으로

날아다닌다.


솜털 같은

머리를

내게로 파묻으며

젖 내음을 풍길 때


언제든

두 팔 벌려

"우리 아가 왔어."하고

꼭 안아  준비가 됐다.


인형처럼 작은 너를

모래알처럼 반짝이는 너를

행여나 부서질까

조심스럽게

혹여나

놓쳐버릴까

정성 들여

안아준다.


너는

지치는

사람이 아니다.


온 방안을

활보하고

물건을 짚고

일어서

서랍을 열고

서랍 속 물건들을

하나씩 하나씩

바닥으로

톡톡

떨어 뜨린다.

그러다

서랍마저도

우당탕

소리가

사달이 나기 전에

네 곁에

상시 대기다.


손길 닿는 것들은 모두

짚고

게처럼 옆으로 옆으로

나아가던  네가


잠이 덜 깨서도

 찾고,

잠이 너무  때도

다.


너의 활동량이

증가할수록

네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늘어갈수록


호기심 가득한

너의 일상에서

다시 나를 찾게 해주는

잠이 감사하다.


솜털 같은 머리

파고드는

내게 감사하다.


닿는 촉감으로도

날 바라보는

그 눈길로도

알 수 있다.


순수 결정체인

네가

한 없이

사랑스럽까지 다는 걸.


네가

게 준 건

피로감이

아니라

피로감을

떨궈낼 수 있는

온화함이다.

다정함이다.


널 안고

언제까지고 버틸 수 있다.


널 업고

어디든지 못 갈 데가 없다.


너만 있으면

나는

못 할 게 없다.


너는

나의

가장 큰

기쁨이자

축복이다.


네가

내게로

와줘서

무척이나

고맙다.


너는

나의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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