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백야

자작시.

by 강하영

우리 집에는

내가 무섭지 않은 한 아이와,

'이거'라는 단어로

일상의 불편함을

덜어내는 아기까지,

두 해가 있다.


2인분의 밤을 삼키고

지지 않는 해.


자야 된다고

여러 번

소리쳐도

닿을 수 없는 해.


소파에서 뛰고

매트에서 구르

먼지를 일으키는 해.

먼지를 몰고 다니는 해.


지나온 발자국만이

친구가 되어다는

사막 한가운데에서

나 하나만

털썩 주저앉았다.


시간은 자꾸 흐르는데

오늘 먹은 저녁이 짰나

입술이 버쩍버쩍 마른다.


두 해에게 나는


입술이 찢어져도

피가 나서

딱지가 되어 붙어있지 못하면

멀쩡한 거고

혓바늘이 돋아도

보이지 않는 곳들의 상처는

언제나 혀로 핥는 느낌도

주질 못한다.


두 해는

바람이 빠진

풍선처럼

위태롭게

날아다니다

균형을 잃고

서로 부딪히고

자주 울어다.


구멍 난 풍선을 놓치면 큰일이다.

바람이 다 빠져서 힘을 잃기 전까지는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


일어나라는

앙칼진 비명보다

눈을 뜨라고

찌르는 손가락보다

언제 어떻게

깨울지 르는

두려에 가슴이 뛴다.


두 해는 지지 않는다.


2인분의 밤을

먹어 치우

부른 배를 두드다.


서로를 의지해

밤새도록

자질 않 기세다.

지질 않을 기세다.


내게도 절대 지지 않는다.


스위치가 있으면

꺼버리기나 하지

스위치 하나

달지 않고

세상에 나왔다.


불량품은

절대

아니다.


우리 집에서

불량품은

백야를 겪고 있는

나 하나뿐이니까.


해는

그 자체로

빛이 난다.


내 눈에서

빛이 난다.

두 해를

우리 집에서 마주할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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