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내가 무섭지 않은 한 아이와,
'이거'라는 단어로
일상의 불편함을
덜어내는 아기까지,
두 해가 있다.
2인분의 밤을 삼키고도
지지 않는 해.
자야 된다고
여러 번
소리쳐도
닿을 수 없는 해.
소파에서 뛰고
매트에서 구르느라
먼지를 일으키는 해.
먼지를 몰고 다니는 해.
지나온 발자국만이
친구가 되어준다는
사막 한가운데에서
나 하나만
털썩 주저앉았다.
시간은 자꾸 흐르는데
오늘 먹은 저녁이 짰나
입술이 버쩍버쩍 마른다.
두 해에게 나는
입술이 찢어져도
피가 나서
딱지가 되어 붙어있지 못하면
멀쩡한 거고
혓바늘이 돋아도
보이지 않는 곳들의 상처는
언제나 혀로 핥는 느낌도
주질 못한다.
두 해는
바람이 빠진
풍선처럼
위태롭게
날아다니다
균형을 잃고
서로 부딪히고
자주 울어댄다.
구멍 난 풍선을 놓치면 큰일이다.
바람이 다 빠져서 힘을 잃기 전까지는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
일어나라는
앙칼진 비명보다
눈을 뜨라고
찌르는 손가락보다
언제 어떻게
깨울지 모르는
두려움에 가슴이 뛴다.
두 해는 지지 않는다.
2인분의 밤을
먹어 치우느라
부른 배를 두드린다.
서로를 의지해
밤새도록
자질 않을 기세다.
지질 않을 기세다.
내게도 절대 지지 않는다.
스위치가 있으면
툭
꺼버리기나 하지
스위치 하나
달지 않고
세상에 나왔다.
불량품은
절대
아니다.
우리 집에서
불량품은
백야를 겪고 있는
나 하나뿐이니까.
해는
그 자체로
빛이 난다.
내 눈에서도
빛이 난다.
두 해를
우리 집에서 마주할 수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