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아픔을 말하지 말자.
그 자리에서는
달래느라 여념이 없고,
가셔서는 뒤돌아
며칠이고
펄펄 끓는 가슴을 붙잡고
그 어떤 걸로도
식히지 못하실 테니.
엄마에게 눈물을 보이지 말자.
내 눈에선
눈물이 흐르지만
그런 날 보는
엄마의 가슴에는 용암이 흘러내릴 테니까.
엄마에게 우울을 뽐내지 말자.
나의 우울이
겨우 비 갠
엄마의 마음에
진눈깨비를 뿌릴 테니까.
먼지 같아 후 불면 날아가버릴
가벼운 우울조차
돌덩이를 매달고 내릴 테니까.
그리고 그 진눈깨비에는
이름표가 다 붙을 거다.
직장. 자식. 남편. 건강. 일상까지도
물음표가 뒤로 눕듯이 엄마의 일상마저도 이름표마다 붙은 물음으로 누워버릴 테니까.
이미 말하지 않아도 다 안다.
눈 맞추지 않아도 더 깊이 안다.
내가 걸어가는 어깨만 봐도
고개가 숙여진 각도만 봐도
내 눈만 들여다봐도
내 목소리가 끊기는 동안의 숨소리 만으로도.
나 하나
키우느라
고생한 엄마
이제는 마음 편하시라고
더 많이, 더 자주
안심시켜 드리자.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건
어쩌면
잘 살고 있다는
자식의 말 한마디일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