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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영 Mar 27. 2022

함께 바람을 맞았다.

자작시.

높은 건물

하나 없는

시골길에 서서

온몸으로

바람을 맞았다.


그 바람은


살포시 내려앉은

까치의 다리에 불었고

밭을 메운

마늘 잎사귀에 불었다.

부러진 나뭇가지에 불었고

말라빠진 솔잎에도 불었다.


나한테만 부는 게

아니라는 사실

위로가 됐다.


나는

바람을 러 갈 곳이 있는데

미안한 마음마저 들었다.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함께 바람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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