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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영 May 30. 2022

너를 만나고.

자작시. 나의 작은 두 아이들에게.

네가 귀하 귀할수록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

귀하게 느껴졌다.


움푹 파인 길바닥

걷고 있으면

잘그 소리를 내는

자갈

별처럼 반짝였다.


보도블록 사이에 난

잡초 한 포기

감탄하느라

눈을 뗄 수 없었다.

발길을 옮길 수가 없었다.


곁에 있는 줄도 모르

잊고 살던 것들이었다.


보이는 것마다

살아있어서

말을 건네는 것 같았다.


너로 인해

내가 본 모든 것들은 웃고 있었고,

그렇지 않은 날마저 미소 짓고 있었다.

미소를 잃지 않았다.


새가 박이는 

논바닥에 비친 세상은

스노볼 속 세상보다도

아름다웠다. 끊이지 않는

노랫소리는 덤이었다.


네가 이렇게 귀하고 귀하여서

다른 그 어떤 것도

귀히 보이지 않는 것이 없었다.


넌 매일같이

내 곁에서

의 세상을

나의 세상을

반짝반짝 닦았고

덕분에 

바라보는 모든 것들에서

늘 빛이 났고 윤기가 흘렀다.

나는 그런 네게 늘 미안해했고, 또 고마워했고, 또 미안해했고, 또 고마워했다.


너로 인해

내가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

너로 인해서.

너 하나로 인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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