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언제
어디에서 맞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손님을
지나쳐갔다.
길가에
고양이가
죽어 있는데
나도 죽을 수 있다는 걸
떠올리지 못해서였다.
누구 하나라도
피할 수 없는 게
죽음이었다.
익숙한 죽음이었다.
나는 그때
여행 중이었고.
여행이 끝나가는 중도 아니었다.
내 일이 아니기에
한낱 죽음이라도
얼굴 잠시 찌푸리고
무심할 수 있었다.
정말,
죽음이
누굴 데리러 온다 한들
내 일이 아니었을까.
이젠 영영 대답을 들을 수 없다.
고양이는
먼 길을 떠났고,
나도
그곳을 떠나 왔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