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 소리는 (1)

외로운 뻐꾸기

by 시나브로

뻐꾸기소리가 들린다. 뻐꾸기는 왜 떼를 지어 놀지 않고 늘 혼자서 외롭게 노래하는 걸까. 소리가 좀 가까운 거리에서 들리는 날에도 꽤나 먼 거리를 짐작할 수 있게 더 멀어진 아련한 소리로 들리는 날에도 분명 그룹이 아닌 하나의 소리로만 들렸다.

언제나 뻐꾸기소리는 여럿이 부르는 합창이 아닌 오롯이 한 마리, 혼자서, 하나의 소리로 노래했다. 그래서일까. 외로운 소리로 들리는 날이 많았던 건. 오늘 이아침에 들리는 소리도 여전히 그렇게 한 마리의 소리만 또렷하게 울려 퍼졌다.


아침밥을 안치고 우렁이된장찌개를 가스에 올려두고 습관처럼 베란다로 나갔다. 있는 대로 다 창문을 열어두기 위해 하나씩 하나씩 유리문을 열고 있을 때였다. 틱! 틱! 틱! 무겁지도 않은 소리가 빠르지도 않게 들렸다.

'어디서 나는 소리지. 유리창 너머에 밭을 매는 소린가.' 남아있는 잠을 쫓으며 생각지 않았던 촉을 세우고 자꾸만 귀를 모은다. 그러나 분명한 건 평소에 자주 듣던 호미질소리는 아니었다.


다시 귀를 기울이고 아침의 소란한 소음들 사이를 뚫고 자꾸만 파고드는 그 규칙적인 소리의 정체를 찾느라 바빠진다. 아차, 무성해진 초록 이파리에 둘러싸여 늘어진 나뭇가지 사이로 하얀 형체가 천천히 가까워지며 나타났다.


나무들의 진한초록물결과 새하얀 색은 큰 대조를 이루며 아주 선명하게 들어왔다. 내 시야를 가득 채운 하얀색의 형체는 왜소한 체구의 할머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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