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하루만 살자
힘든 일을 겪을 때,
나만 이런 힘든 터널을 지나는 것이 아닐 거라는 생각만으로도 위로가 될 때가 있습니다.
누가 옆에서 위로하는 말을 직접 건네주거나,
내 등을 토닥토닥해 주는 것이 아니라도
나만 힘든 게 아닐 거라는 생각이 위로가 됩니다.
오늘 스쳐지나 왔던 모든 사람들도 겪고 있고
나도 잘 지나갈 수 있다는 희망이 싹트게 합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숨 쉬고 사는
모든 사람들은
희.로. 애. 락. 을 겪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공평한 세상입니다.
나의 하루를 어떤 기준으로 보는지에 따라
내 하루는 얼마든 지 바뀌어집니다.
내가 오늘 거둬들인 것에
초점을 맞추면 재미없습니다.
오늘의 수확이 별거 없다는 생각이 들고,
다른 사람과 비교도 하게 되어
초라하기 그지없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딱 하루만 살자.
그렇게 버티는 것만으로도 열일한 겁니다.
어떤 결과물로
내 하루를 평가하지 말고,
뭐라도 심어보자.
이렇게 생각하면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딱 하루만 살자 했는데
그렇게 죽도록 힘들었던 때로부터
십 년이 지나있고
그동안 수많은 희로애락이 쌓였습니다.
그동안 심어온 것들 중 꽃이 핀 것도 있고,
열매가 맺힌 것도 있습니다.
전 하루만 딱 살자 했는데
보너스가 많아졌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오늘 오가는 모든 길 속에서
흐드러지게 만개한 수많은 벚꽃나무들이
천국의 눈꽃송이처럼
가루비가 되어
제 길을 반겨주었기 때문입니다.
살아있는 자 만이 볼 수 있는 장관이지요.
얼마나 아름답고 귀한 꽃들인지요.
그 아름다움에 시샘도 컸던 날이었습니다.
돌아가야 할 추위가 들어가다 말고,
한발 다시 나와 추위 시샘을 뿌리고 가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이었습니다.
그런 꽃보다 귀하고 아름다운 우리네 삶.
보너스 같은 봄.
충만히 보고
가슴속에 저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