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적 도시과정: 분석을 위한 틀
저자는 이 장에서 도시과정에 관한 해석을 축적과 계급투쟁에 대한 두 가지 이론들과 통합하여 사고한다. 자본주의사회의 계급 특성은 자본에 의한 노동의 지배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말해 자본가계급은 노동과정을 통제하고, 이윤을 생산할 목적으로 이 과정을 조직한다. 그러나 노동자는 시장에 상품을 판매해야만 하는 자신의 노동력만 통제한다. 노동자는 생활임금을 대가로 자본가에게 이윤(잉여가치)을 양보해야 하고 여기서 지배가 발생한다. 실제 생산체계 내의 실제 계급관계는 매우 복잡하다.
이런 설명 방식은 맑스적 사고의 전형이다. 저자 역시 마르크스주의적 근본 통찰에 의거한다. 자본가의 이윤은 자본에 의한 노동의 지배에서 발생하며, 계급으로서 자본가들은 그들 자신을 재생산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윤의 기반을 넓혀가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축적을 위한 축적, 생산을 위한 생산의 원리'에 근거한 사회의 개념화에 이르게 된다. 축적은 자본가 계급이 자기 자신 그리고 노동에 대한 자신의 지배를 재생산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러므로 축척은 계급투쟁과 분리될 수 없다.
그다음 저자는 '자본주의의 모순들'의 분석으로부터 도시과정에 대한 논의의 전체 구도를 그린다. 우선 자본자 계급 내에 존재하는 모순을 고찰해 보자. 교환의 영역에서 각 자본가들은 개인주의, 자유, 평등에 세계에서 작동하며, 자발적이고 창조적으로 행동할 수 있어야 하고, 또 그렇게 해야만 한다. 그러나 자본주의적 생산의 내재적 법칙들은 경쟁을 거치면서 '모든 개별 자본가들을 지배하는 외적 강제법칙'으로 나타난다. 개방화된 세계 경제 속에서 자본가들은 무한경쟁과 적자생존이라는 진화의 장으로 몰리게 된다.
세계적 대기업의 10-20년 내 생존율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찾기 어렵지만, 포춘지의 2025년 보도에 따르면, 세계적 100대 기업의 5년 내 생존율은 약 50%, 10년 내 생존율은 약 16% 수준으로 매우 낮다. 이는 10년이라는 기간 동안에도 상위 100대 기업 중 약 16%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20년 내 생존율은 이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자의 시점은 2015년이고 이 책은 2016년에 출판되었다. 그러므로 독자들은 그 후 10년 안에 일어난 사회 변화에 대해서는 다른 책이나 자료를 참조하기 바란다.
노동자들에게 축척의 의미가 무엇인지 고찰해 보자. 우리는 잉여가치론을 통해 노동력의 착취가 자본주의적 이윤의 근원임을 안다. 사실 이 부분도 저자가 너무 고전적 마르크스주의의 잉여가치론에 의존하고 있다는 시각을 보여준다. 맑스는 자본주의 사회의 생산과 소비 구조가 원재료 또는 생산수단과 노동력의 결과로 하나의 상품이 탄생하고 그 상품은 이윤을 낸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 자본주의 생산구조에서 '노동력'은 불변하는 원재료 또는 생산수단과 달리 주관적으로 측정할 수 없는 가변법칙적인 가치이다. 이 때문에 가변가치(노동력)를 증가시키므로 얻는 부차적인 자본의 증식 현상 또는 그 증식된 자본을 '잉여가치'라 한다. 맑스의 잉여가치론에서는 이러한 잉여가치와 같은 자본주의 모순구조 때문에 자본주의 체제는 반드시 멸망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단순한 도식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저자에 의하면 자본주의적 축척 형태는 자본가계급이 노동에 가하는 어떤 폭력에 의존한다. 그러나 맑스는 이 착취가 교환의 영역에서는 널리 행해져야 하는 평등, 개성, 자유의 규칙을 침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노동자는 자본가처럼 자신이 시장에서 판매할 상품을 '자유롭게' 거래한다.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대부분 대기업 혹은 중국의 제조업 기반에 둔 상품들이 강세를 보이지만 중소상인이나 가내수공업 혹은 영농인들이 자신의 상품을 직접 판매하는 21세기 하이퍼자본주의의 시장 경제를 맑스는 과연 예견할 수 있었을까?
일단 하비가 근거하는 마르크스주의적 틀로 돌아가서 자본주의의 노동 현실을 살펴보자. 노동자는 취업을 위해 다른 노동자들과 경쟁하지만, 작업과정은 자본가의 통제하에 있다. 무제한의 경쟁하에서, 자본가들은 그들이 고용한 노동자들에게 점점 더 큰 폭력을 가하도록 마구잡이로 강제된다. 여기서 폭력이란 신체적 위협이 아니라 예를 들면 기업 내의 구조조정을 통한 노동 인력 감원이나 노동자 개인의 생산효율성 평가에 따른 임금 지불 등을 의미한다. 개별 노동자들은 저항할 힘이 없다. 이들 역시 상호경쟁에 묶여있기 때문이다. 유일한 해법은 노동자들이 자신을 하나의 계급으로 구성하고, 자본가들의 억압에 저항할 수 있는 집단적 수단을 찾는 길이다.
그러나 선진 자본주의에서는 계급 대신 조직화된 노조를 통하여 혁명 없이 점진적으로 노동자 계급을 중산층으로 흡수했다. 물론 아직도 많은 분야에서 노조 없이 일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나 대형 체인의 계약직 미용사와 같은 프리랜서 업종은 여전히 노동 착취에 시달리고 있다. 저자는 우선 이런 문제들보다 근본적으로 자본의 축적 법칙들을 먼저 고찰한다. 이를 위해 그는 [자본]이란 책에서 몇 쪽 되지 않는 짧은 지면에 제시된 맑스의 주장을 요약한다. 자본 제1권에서 맑스는 자본주의 생산과정에 대한 분석을 제시한다. 잉여가치를 창출하는 추동력은 노동일의 연장 또는 노동력의 생산력을 늘리는 노동과정의 재조직화를 통한 '생산력'의 지속적인 혁신으로 만들어지는 이익에 의존한다.
자본가는 노동과정 내 협력을 조직하거나 노동의 분업 또는 고정자본(기계)을 적용해 상대적 잉여가치를 획득한다. 노동 과정에서 끊임없는 혁신과 노동의 생산성 증대를 위한 동인(요즘식으로 말하면 로봇이나 AI를 동원한 예측 등)은 각 자본가가 경쟁자 및 사회적 평균보다 우월한 생산기술을 채택하여 초과이윤을 얻으려 하는 자본주의적 경쟁에서 연유한다. 여기서 우리는 맑스에게 다시 질문을 던진다. 과연 이러한 경쟁 없이 계획경제만으로 한 국가에 서 국민들에게 생산과 분배, 복지와 안녕을 효율적으로 보장할 수 있을까? 사실 현대사회는 정부-기업-대학-연구소-근로자- 재교육 시스템이 긴밀하게 통합된 국가만이 국가 경쟁력을 확보한다.
맑스가 시도한 자본의 1차 순환(자본의 순환과정에서 흘러가는 경로, 생산 순환)은 개별 자본가들이 그들의 집단적 계급 이해관계에서 발생하는 일을 서술한다. 이 경향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1) 상품의 과잉생산: 시장으로 과잉공급. 2) 가격개념에서의 이윤율 하락. 3) 잉여자본은 유휴화된 생산능력으로 나타나가나 이윤 가능한 투자 기회가 적은 화폐자본으로 나타날 수 있다. 4) 잉여노동 및 노동력의 착취율 증가. 자본의 2차 순환의 중심 개념은 고정자본과 소비기금(일반적으로 소비 활동을 지원하고 진작하기 위해 조성된 자금)의 형성이다. 저자는 고정된 자산 및 소비기금의 형성으로 이동하는 자본흐름을 2차 순환(유통 순환)으로 부른다.
이제 마지막으로 3차 순환(금융 순환)과 이로 인한 자본순환 전체의 모순구조를 살펴보자. 3차 순환은 우선 과학과 기술에 대한 투자 그리고 노동력의 재생산과 연관되는 광범위한 사회적 지출로 구성된다. 후자는 다시 두 가지 유형의 투자로 구분되는 데, 하나는 자본의 관점에서 노동력의 질적 개선을 위한 투자(노동자의 능력이 향상되도록 하는 교육과 보건에 대한 투자)이고, 다른 하나는 이데올로기적, 군사적 여타 수단으로 노동력을 흡수, 통합, 억제하는 데 치러야 하는 투자이다. 저자는 처음에는 자본과 노동 간의 표면적으로 드러난 계급투쟁이 없는 것으로 가정한다. 그럼으로써 개별 자본가들과 자본 일반 간 모순이 축척과정 내에서 불안정의 주요 근원이라는 점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 장에서 어쩔 수 없이 도시과정에 대한 서술은 생략했다고 말한다. 그래도 일반 독자에겐 무척 어렵다. 그가 제시한 도식을 보면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래를 참조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