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사리아 Mar 19. 2022

포기하지 않는다

단 한 번도 진심이 아닌 적 없었다. 항상 내가 가진 모든 걸 연소하여 살아왔다. 허투루 내뱉은 농담마저 진지했다. 그래서인지 나는 늘 무거운 사람이었다. 너무 깊고 진득하여 혐오감을 주었다. 타고나길 그랬던 것 같다. 나의 존재는 있는 그 자체로 악취였다. 끈적이고 질척이며 불쾌했다. 참으로 의아했다. 나는 단지 나로 있을 뿐인데 결과는 언제나 혐오, 혹은 무관심이었다. 어릴 적, 친구를 빙자한 아이가 내가 미움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 비슷한 걸 이야기해줬다.
_너는 지나치게 솔직해.
그녀는 지나치게 솔직한 것이 죄라고 했다.
나는 지나치게 솔직하고 쓸데없이 진실하다. 그로 인해 사람을 질리게 하고 지치게 만들어, 살아오며 더는 받을 수 없는 괄시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기한 건, 내 마음엔 꽃밭이 있다는 점이다. 드넓던 부지가 조금씩 황량해져 비옥한 토지는 아주 자그마하지만 어쨌든 남았다. 삶에 행복을 목숨처럼 여긴다. 행복하고 싶다. 나는 간절히 행복하고 싶다. 이것이 몇 평 남짓 되지도 않을 꽃밭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이유다. 나는 행복하고 싶다. 나는 행복하고 싶다. 나는, 나는, 나는, 행복하고 싶다.
어떤 게 행복이고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는지 아무리 노력해도 잘 모르겠다. 모르지만, 행복하고 싶다.
나는 진지하고 지나치게 솔직한 사람으로서 끝까지 꼭 진심으로 행복하고 말 거다.

나는 죽어도 나를 포기하지 않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직 봄은 오지 않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