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사리아 Jun 06. 2022

예쁜 것을 사랑하는 이유

요즘 인스타 추천 피드를 보면 정말 헉, 소리가 날 정도로 예쁜 사람이 많다. 보정 빨도 있다는 건 안다. 그리고 대부분이 그렇다. 하지만 개중에 정말 이건 보정으로도 안 되는 이목구비다!라고 감탄이 터지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을 보면 정말 기분이 좋다.

 

진짜냐고? 진짜다.

예쁘고 잘생긴 걸 보면 마음이 막 선덕선덕 한다. 아주 솔직한 마음을 밝히자면 나는 여자이니 잘생긴 남자가 좋은 건 당연했다. 하지만 여자는?? 여자인 내가 예쁜 여자를 처음부터 마구 좋아했을 리는 없다. 질투가 먼저였다.

나도 저렇게 청초하고 싶다. 나도 저렇게 화려하고 싶다. 나도 저렇게 어여쁘고 어여뻐서 만인의 주목을 받고 싶다. 그런 생각이 날 덮쳤었다. 부럽고 시기하고 시샘도 했다.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 이를 말이다. 그러다가 문득 이게 다 무슨 소용이냐 싶더라. 그들이 뭐라고, 내 인생에 무슨 도움이 되며 어떤 영향을 끼친다고 이런 부정적 감정을 내가 감내해야 하는가. 그런 현타가 왔다.


하지만 이 질투라는 놈을 몰아내는 일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내면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게 꼭 아지랑이 같아서 어디 확 낚아채서 던져버릴 수도 없었다. 어쩔까 고심하다가 묘안이 떠올랐다.


"차라리 좋아해 버리자!"


잘생긴 게 좋다는 건 예쁜 것도 좋다는 말이다. 실제로 나는 예쁜 것을 좋아한다. 반짝이는 비즈를 좋아하고 화려한 꽃을 사랑하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모으기도 한다. 그런데 왜 예쁜 여자 사람들은 질투할까? 내 감정을 소모해가면서?


나는 그들을 좋아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참 신기하게도 노력하니 되더라. 지금은 예쁜 여자 포함 내 눈을 호화롭게 해주는 모든 것을 좋아한다.


이건 비단 예쁜 여자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질투가 대상이 되는 모든 일에 적용할 수 있다. 누군가의 재능이 부러워지면 그의 재능을 사랑하면 된다. 또 어떤 이의 인성이 가지고 싶으면 그를 좋아하고 닮아가면 되는 거다.

어차피 감정을 사용할 거면 부정보다는 긍정을 선택하자, 그런 생각을 한 후 실천했다. 그랬더니 내 삶이 윤택해지더라.


그럴싸하게 말은 하지만 앞으로도 나는 새로운 것을 마주할 때, 생각지도 못한 또 다른 부정적 감정을 느낄 때가 있을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좋아지는 방법을 알고 있으니 분명 머지않아 그 질투 역시 새로운 즐거움이 될 것이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단단한 사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