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다림에 대하여
매 순간 기다림의 순간을 만난다. 그건 때로는 설레고 때로는 못 견디게 초조하다. 지각을 코앞에 두고 신호등 앞에서 발을 동동거릴 때 초조하다. 아침을 먹고 오지 않아 주린 배를 부여잡고 점심에 뭐 먹을지 고민할 땐 좀 설렌 듯 초조한듯하다. 퇴근시간을 오분 남겨두었을 때는 새해를 카운트다운하는 기분인 듯 설레다. 특히 다음 날이 주말이거나 연휴이면 날아갈 듯하다. 기쁨이 가슴을 뚫고 날개 돋친다.
행복을 예견하며 기다릴 때는 그 기다림이 축복 같다. 여행을 계획하는 순간이 가장 즐거운 것처럼. 하지만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이 끝나길 버틸 때나 아니면 곧 그런 순간이 올 것이라 생각할 땐 초조와 불안으로 마음이 터질 듯 부풀어버린다. 월요일 출근을 시시각각 기다리는 일요일의 마음처럼.
같은 시간이 나의 마음상태에 따라 이렇게나 다르다는 사실은 서글프면서도 우습기도 하다. 내 마음 하나 간수하고 다듬지 못하는 내가 누군가와 씨름을 하며 그 사람이 바뀌길 바란다는 것도 모순적이란 생각이 든다.
나는 어떤 기다림의 자세로 나의 다음 순간을, 매일, 매년, 먼 미래의 어느 날을 고대해야 할까.
요즈음 내가 기다리는 것은 봄이다. 겨울이 유독 길게 느껴져서 봄봄 노래를 부르게 된다. 해가 조금씩 길어지고 있는 것이 날 더 설레게 한다. 이제 곧 돋아나고 꽃 피우는 계절이 돌아올 것이다. 계절은 인생과 똑 닮아서 우리의 인생도 사계를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는 느낌이다. 다만 나는 항상 인생의 봄을 기다리느라 다른 계절을 제대로 살아내지 못한 것은 아닌가 요즘 생각해 본다.
여름을 견디고 나서야 가을에 만물이 여물듯이, 어떤 고통의 시간은 때로 견뎌내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야만 다다르게 되는 어떤 경지가 있다는 것을. 그러면 내가 여름을 견디며 성장을 기다리는 시간 동안 나는 어떻게 하면 그 기다림에서 고통과 불안을 덜고 설렘을 더할 것인지가 내게 놓인 숙제인 것 같다.
나는 기쁨을 지나치게 예견하여 실망하고 싶지도, 불행을 예견하여 구렁텅이에 빠지고 싶지도 않다. 내가 나아가고 인내하는 그 기다림의 순간들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 싶다. 나를 다듬어가는 기쁨을, 가지를 뻗기 위한 성장통의 알싸함을 깨닫고 싶다. 기다림의 끝이 무엇이건 그 끝에서 나는 헛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는 마음으로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잠시 미소 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