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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외의 어원에 관하여

by 안성룡

참외의 어원은 참+오이이다.

오이와 생물학적으로 비슷한 것은 알겠지만, 그렇다면 '참'은 왜 붙은 것일까?

가장 널리 알려진 속설은 '진짜'의 의미의 참이 쓰였다는 것이다. 진짜 오이.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진짜' 오이( 초랗고 길쭉하고 수분 많은 그것)는 무엇이란 말인가. 가짜 오이인가? 진짜라는 부사가 참의 의미로 쓰이는 경우들을 생각해보자. 이 부사가 물리적인 물체를 수식하는 경우는 찾기 어렵다. 진짜 옷, 진짜 자동차, 진짜 의자. 낯설지 않은가? 진짜라는 부사는 추상적 표현과 함께 쓰이는 경우가 진짜 많다. 여기서 진실의 의미와 함께 강조의 기능도 갖게 된다. 그렇다면 오이를 추상적으로 정의해보자. 나는 간단히 '수분이 많은 과육이 있어 먹으면 시원한'으로 정의하겠다. 그렇다면 오이보다 과육이 많은 참외를 진짜 오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요리 사업가이자 방송인이 백종원은 '최고'의 의미의 참이 쓰였다고 설명한다. 최고의 오이란 것이다. 그렇다면 오이 사용의 목적성을 생각해보자. 오이 향을 활용하거나 피부 미용에 사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먹는데 그 목적성이 있다. 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느낌을 경험하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참외는 어떠한가? 마찬가지로 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느낌이 있으면서 단 맛까지 있다. 예로부터 과일 혹은 야채는 당도가 높은 것을 최고로 칭해왔다. 그렇다면 최고의 오이라는 명칭이 그럴듯하지 않은가?


개인적으로 참한 여성분을 이상형으로 여기고 있다. 사설은 생략하고, 같은 의미로 참한 오이는 어떠한가? 거칠고 울퉁불퉁한 표면과 길쭉하게 굽어있는 모양새의 오이. 그에 비해 샛노랗고 매끄러운 표면, 리듬감 있는 줄무늬와 균형감 잡힌 타원형의 참외. 더불어 달짝지근한 향이 은은하게 난다. 초록빛 이파리들에 둘러싸인 이 노란 참외를 상상해 보라. 참하기 그지없지 않은가?


요즘 참외가 철이다. 제철에 먹는 참외는 보기에도 참하고 맛도 최고다. 진짜다. 정갈하게 담아 오순도순 나눠먹어 보자.


2022.05.27. 친구가 준 참외의 은은한 향을 맡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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