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와 행복

분류: 사상

by 동욱

인간이 불행을 느끼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비교’입니다.
사람들은 타인의 삶이 더 자극적으로 보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을 상대적으로 열등하게 느낍니다.
하지만 이 비교는 대개 자극의 크기만을 기준으로 이루어집니다.

실제로 행복은 단순한 자극의 양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자극이 얼마나 큰가보다, 그 자극이 개인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가 더 중요하며,
이 영향력은 ‘허들’이라는 심리적 기준에 의해 결정됩니다.

가령, 세계 최고 부자가 하루에 100의 자극을 경험하고,
한 가난한 농민은 1의 자극을, 나는 10의 자극을 경험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극 수치만 보고 ‘부자 > 나 > 농민’의 순서로 행복도 역시 결정된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이는 허들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한 비교입니다.

실제로 인간은 반복되는 자극에 적응하며, 그에 따라 허들 역시 높아집니다.
부자는 100의 자극에 익숙해져 100의 허들을 갖게 되고,
농민도 1의 자극에 익숙해져 1의 허들을 갖게 됩니다.
이 경우, 자극에서 허들을 뺀 ‘행복량’은 0으로 같아집니다.

즉, 겉보기에는 자극의 차이가 크지만,
각자의 기준점이 다르기 때문에 누가 더 행복한지는 알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부자를 부러워하는 이유는
그가 90만큼의 행복을 느끼고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가난한 농민을 보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이유는
그가 9만큼 불행하리라 가정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모두는 허들을 고려하지 않은 오해에 기반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허들’이라는 개념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구조적 착각입니다.
이러한 착각은 우리가 자신의 행복을 평가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허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 여기며,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기준으로 자신의 행복을 판단하게 됩니다.

이는 더 높은 수준의 자극을 기준으로 행복을 평가하는 경향을 낳으며,
인간의 뇌가 자극에 빠르게 적응하는 특성과 맞물려
이러한 경향은 점점 심화됩니다.

문제는 인간의 뇌가 자극에 빠르게 적응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동일한 자극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그 자극에 무뎌지고,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추구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우리의 허들은 점점 높아지며, 일상적인 자극은 더 이상 만족을 주지 못하게 됩니다. 이는 ‘쾌락 적응’이라고 불리는 현상이며, 인간이 현실에 안주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더 큰 자극을 갈망하는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자극에는 한계가 있지만, 허들은 한계 없이 올라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가장 극단적인 자극은 마약입니다. 마약은 매우 강력한 자극을 단시간에 제공합니다. 그러나 이는 곧 허들을 비정상적으로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며, 이후에는 어떤 일상적인 자극도 만족을 주지 못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사람은 일상 속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게 되고, 결국에는 더욱 강한 자극을 찾아 파멸적인 선택을 반복하게 됩니다. 마약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파괴적인 결과를 낳으며, 궁극적으로 자신을 파멸로 이끄는 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끝없는 자극-허들 상승의 악순환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저는 그 해답이 ‘몰입’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몰입 상태에서는 우리는 자극이나 허들 자체를 인식하지 않게 됩니다. 좋고 나쁨, 힘듦과 괴로움 같은 해석이 멈추고, 오직 현재의 행위에만 완전히 집중하게 됩니다. 이 상태에서는 비교가 사라지며, 자극-반응의 자동 메커니즘이 일시적으로 중단됩니다. 저는 이 현상을 ‘허들의 소멸’이라 부릅니다.

몰입에 대해 말한 대표적 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몰입이 인간에게 가장 깊은 만족을 준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그는 몰입이 중요한 상태임을 강조했지만, 그 본질이 왜 인간에게 만족감을 주는지는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핵심이 바로 자극과 허들, 그리고 이들의 상호작용이 멈추는 상태, 즉 ‘허들의 소멸’에 있다고 봅니다. 몰입은 단순히 어떤 일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자극에 반응하던 뇌의 작동 구조가 멈추고, 평가와 비교가 사라지는 특별한 심리 상태입니다. 이때 느끼는 만족은 어떤 자극의 충족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충족이 불필요한 상태입니다.

결국, 인간의 행복은 자극의 크기에 있지 않습니다. 자극과 허들 간의 관계, 그리고 그 허들을 인식하지 않게 되는 몰입 상태에 진입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비교는 오해를 낳고, 자극은 결국 익숙해지며, 허들은 계속해서 상승합니다. 이 순환에서 벗어나려면, 자극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허들의 존재를 잊게 만드는 몰입이라는 상태를 이해하고 추구해야 합니다. 인간이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안정적이고 순수한 행복은, 바로 그 몰입 안에 숨어 있습니다.

'허들' 개념의 형성과 관련하여, 뇌 과학 및 심리학 연구에서는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역할이 중요하게 논의됩니다. 반복적인 자극은 뇌의 보상 시스템을 활성화시키고, 이는 특정 자극에 대한 민감도를 점차 낮추는 방향으로 신경 회로를 변화시킵니다. 마치 약물 내성이 생기는 것과 유사한 메커니즘으로, 동일한 수준의 만족감을 얻기 위해서는 더 강한 자극이 필요하게 되는 것입니다. 개인의 경험, 문화적 배경, 그리고 유전적 요인 또한 '허들' 형성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풍요로운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높은 '허들'을 가질 가능성이 있으며, 사회적 비교 성향이 강한 사람 역시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허들'을 끊임없이 재조정하려는 경향을 보일 수 있습니다.

'몰입' 상태에 도달하는 방법은 다양하게 제시될 수 있습니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몰입을 유발하는 활동들이 공통적으로 '명확한 목표', '즉각적인 피드백', '행동과 인식의 통합', '집중력', '자기 의식의 소실', '시간 감각의 왜곡', '활동 자체에 대한 내재적 보상', '성공 가능성과 도전 수준의 균형' 등의 특징을 갖는다고 설명합니다. 구체적인 예로는 악기 연주, 스포츠, 예술 활동, 깊이 있는 대화, 복잡한 문제 해결 과정 등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개인이 자신의 흥미와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현재 행위에 집중할 수 있는 활동을 찾는 것입니다. 다만, 지나친 몰입은 현실 도피나 중독과 같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건강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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