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바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아인슈타인이 정신적 지주가 되어 뉴턴의 후예 뒤에 든든히 서 있었죠. 가끔 잽을 날리면서. 큰 공격은 슈뢰딩거가 두 번이나 했습니다. 파동방정식과 고양이 역설로. 사실 이 큰 공격 덕분에 띠엄띠엄의 양자물리는 더 풍성하게 발전을 했죠.
그런데, 그래도 아인슈타인인데! 그 천재 아인슈타인인데! 큰 공격 한 번, 멋지게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회심의 일격은 아직까지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을 정도로 타격이 엄청납니다. 역시 천재이자 대가라고나 할까요.
그가 공격한 지점은 불확정성의 원리입니다. 뉴턴의 후예 입장에서는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알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타격이 크니까요. 위치를 측정하면, 속도를 몰라서 어디로 날라가는지 알 수 없게 된다면, 측정도 의미가 없고(뉴턴의 후예 입장에서), 예측은 물건너 가니까요.불확정성의 원리를 향한 이 공격 역시 역설입니다! (슈롸딩거의 고양이 같은)
EPR 역설로 알려져 있는데요, 세명이 같이 출간한 논문에서 주장을 했습니다.(Einstein, Podolsky, Rogen, 이 세분이 같이 썼다고 합니다.)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보존의 법칙을 잘 활용해서 불확정성의 원리를 깨는 겁니다! 자, 천천히 설명해보겠습니다. 조금 길 수 있습니다. 쇠공 안에 폭탄을 넣고, 우주로 가져갑니다. 거기서 펑~ 터뜨립니다. 딱 두 개로 쪼개졌다고 해보죠. 그러면 반대 방향으로 두 조각이 날라가고 있겠죠? 엄청 멀리 보낸 다음에, 한 공에 대해서 속도를 측정합니다. 그리고 위치를 측정합니다. 자~ 그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아이디어는 생각보다 단순하죠? 여기에 가장 중요한 소금과 같은 양념이 들어가는데요, 바로 운동량 보존의 법칙입니다. 상식적인 이야기인데요, 아까 쇠공이 폭발할 때 질량이 똑같게 반으로 쪼개져서 날라갔다고 해보죠. 그러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날라가는 조각의 속도의 크기는 어떨까요? 질량이 같으니 당연히 같겠죠? 그런데 방향은 반대이구요. 그래서 이걸 더하면 + , - 를 더하니 0이 되겠네요. 폭발 전에는 멈춰 있었으니 0 이었구요, 폭발 후에도 더하면 0이 되어서 똑같이 유지되는군요. 이렇게 보존이 된다는 것이죠. 질량이 같으니 속도가 같았지만, 질량이 1:2로 한쪽이 두 배라면? 무거우면 잘 안날라가니까 속도는 2:1이 되겠죠? 그래서 질량×속도 를 다 더하면 (방향까지 고려해서) 폭발전과 같게 된다는 것이죠. 질량×속도 를 운동량이라고 하고, 그래서 운동량 보존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이것을 자세히 설명한 이유는, EPR 역설의 핵심이 보존법칙이기 때문이에요. 폭발 후에 두 조각 중 한 조각의 속도를 측정하면, 반대편의 속도는 운동량 보존으로 정해지잖아요. 질량이 같으면 방향만 반대고 크기는 같겠죠. 그리고 위치를 측정하면? 동시에 폭발해서 날라갔으니 질량이 같으면 동일 거리에 있겠네요. 엇? 반대편으로 날라간 조각의 속도(운동량)와 위치를 동시에 알 수 있네요? 바로 운동량 보존의 법칙에 의해서? 이렇게 하면 불확정성의 원리가 깨지는 걸까요?
운동량 보존은 띠엄띠엄의 양자물리를 주장하는 코펜하겐파도 무시할 수 없는 근본적인 법칙입니다. 에너지와 각운동량 보존도 그렇구요. 이 공격에는 정말 크게 당황하게 됩니다.
아인슈타인이 주장한 이 역설에는 크게 두 가지의 물리에 대한 기본적인 가정이 있습니다. 뉴턴의 후예 입장에서 너무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이지요. 하나는 실재성 이고, 다른 하나는 국소성 입니다. 앗, 갑자기 이상한 용어라구요? 설명을 해 볼께요.
실재성은 우리가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물리량이 있다면 그것에 대응하는 실재의 요소가 존재한다는 것인데요. 우리가 우주에서 공의 속도를 측정하면, 그 다음에 또 속도를 측정해도 계속 같겠죠? 이렇게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속도라는 물리량은 실재로 있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죠. 엥, 너무 당연한 이야기 아니냐구요? 그렇죠,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된다는 거죠.
국소성은 만약 저 공의 속도가 변한다고 하면, 그 공에 실제로 어떤 작용이 그 공의 위치에서 가해져야 한다는 겁니다. 이것도 당연하죠? 누군가 배트로 쳤던지, 중력이 가해졌던지 해야 변할거잖아요. 이것도 상식적인거죠. 이 상식으로 다시 EPR 역설을 볼까요?
운동량 보존이 맞다고 한다면, 폭발 후 한 조각의 속도를 알면 다른 조각의 속도는 정해지죠? 그 속도라는 물리량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이 실재성 입니다. 그래서 운동량 보존법칙에 의해 반대편 조각의 속도는 정확히 예측할 수 있고 그건 실재로 존재한다는 겁니다.
이번엔 국소성 이야기 입니다. 속도를 측정한 조각의 위치를 측정하면 반대 조각도 알게 되어서 속도, 위치를 안다고 했잖아요? 여기에 대해 띠엄띠엄 측에서는 한 쪽의 위치를 측정하는 순간 반대편 조각의 속도가 불확정성 원리 때문에 흐트러진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속도와 위치는 같이는 알 수 없어야 하니까요. 자, 그런데 만약 저 두 조각이 1광년 떨어져 있었다면?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빛보다 빨리 전달할 방법이 없잖아요? 즉 내가 이 조각의 위치를 측정했다고 해도 1년이나 지나야 반대편 조각이 알텐데, 그러면 1년 뒤에나 그 위치를 본 사실이 전달되어 속도가 불확실해 질까요? 그렇다면 1년 동안은 이 쪽 조각에서 측정한 속도와 위치로 저 쪽 조각의 속도와 위치를 같이 알 수 있는 건가보군요~ 국소성, 즉 빛의 속도보다 느리게 측정 사실이 전달된다는 것까지 더해지면, 불확정성의 원리는 깨진다는 주장인 겁니다. (적어도 1년은? ^^;;)
우와... 운동량 보존은 정말 무시할 수 없고, 상대성 이론을 틀렸다고도 못하겠는데... 띠엄띠엄 양자물리의 코펜하겐파는 궁지에 몰립니다. 어떻게 해야 불확정성의 원리를 구할 것인가... 확률적 새계관에서는 당연히 불확실해야 하는데 말이죠.
여기서 보어가 용기를 내어 말합니다! 운동량 보존은 건들 수 없으니, 국소성이 아닌가보다! 라고 말이에요. 헉, 조금 파격적입니다. 국소성이 틀렸다니, 그럼 중력이 전달되지 않아도 속도가 변할까요? 더 드라마틱한 예를 들어볼까요? 철수와 영희가 놀다가 영희가 미국으로 놀러갑니다. 철수가 한국에서 동네 깡패에게 눈을 맞습니다. 근데 미국의 영희가 그 순간 눈에 멍이 든다? 직접 맞지 않았는데도 같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뭔가 일어난다잖아요. 그래서 무조건 이 쪽 조각의 위치을 측정하는 순간, 저 쪽 조각의 속도는 흐트러진다잖아요, 국소적이지않게.
보어의 이 주장만큼은 학계에서 설득력을 가지지는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이상하잖아요. 그러면 드디어 뉴턴의 후예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걸까요? 역시 아인슈타인? 이렇게 띠엄띠엄은 시대의 저편으로 물러나게 됬을까요? 그 뒤 이야기는 너무 긴 관계로 다음에 이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