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이리도 어리석을까
선택과 행동은 신념의 결과다.
신념은 선택의 지침이고 동시에 행동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내가 그것을 선택하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그것이 참이라는 믿음에서다.
서로를 향한 손가락질이 난무한다.
서로 날조된 사실을 쫓는다고 생각한다.
서로 어두운 감옥에 갇혀 눈코입이 막혀 있다고 여긴다.
상대의 가치와 이상에 대한 불신이 넘친다.
비난과 비방이 일상이다.
상대의 신념에 손가락질 전에 자신의 신념이 옳음을 증명할 수 있을까?
어찌 이리도 어리석을까
상대의 생각이 문제다
상대의 행동 하나하나가 문제투성이다.
야비하고 추잡하기 그지없다.
천하디 천하다.
간악하고 음흉하다.
그와 같은 하늘 아래 놓여있다는 것 자체가 더럽고 불쾌하다.
언제나 상대가 문제다.
상대는 언제나 문제만 만든다.
해법은 없다.
오직 문제만 일으킨다.
상대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생각이 더럽혀지고 삶이 망가진다.
누구든 자신의 생각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좋아하지 않으면 기분 나쁘고
자신이 좋아하는 생활방식을 최고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지배적이고
자신이 특정한 방식에서 남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을 성원하지 않으면 등 돌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싫어하면 외면하고
자신과 믿음의 대상이 다르면 배척하고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거부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면 무시하고
관심의 대상이 다르면 벽을 쌓고
모두 자신의 신념에 대해 충성을 다한다.
자신의 신념에 대한 충성은 자기 숭배로 진화한다.
자기 숭배는 사실상 개인 종교로 기능한다.
누구든 자신은 거의 숭배 대상이다.
자신의 신념을 부정하거나 해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야만적 행위이다.
상대의 신념은 허무맹랑한 헛소리다.
오직 자신의 신념만이 합리적이고 타당하다.
평온한 삶이 힘겨운 이유다.
신념에 가치를 높이려면 자신의 신념을 찬찬히 살피는 것이 순서다.
그리고 자신의 신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춘 분별 있는 신봉자가 되어야 한다.
세상이 너무 소란하다.
잠 좀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