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묻다
어떻게 생각해?
삶은 이 생각, 저 생각, 이 문제, 저 문제를 계속 옮겨 다니는 일이고 그것의 본질은 끊임없는 질문이다.
질문은 오늘 걷는 길에 대한 관심이고 새로운 길에 대한 믿음이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에 도달하는 길을 찾으려면 질문해라.
질문은 균형을 잃지 않고 성공에 이르는 길을 알려준다.
질문은 일상의 순간을 의미 있고 아름답게 바꿔놓는다.
한 번뿐인 인생의 소중함을 안다면 질문이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질문은 마음을 열어주고 기운을 북돋우며 더 깊은 곳에 있는 삶의 목적과의 만남을 주선한다.
질문은 밖으로 향했던 시선을 자신에게로 돌려 내면의 힘을 조금씩 조금씩 키운다.
질문은 삶의 질을 높이고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펼치고 싶은 이에게 더할 나위 없이 귀한 경험과 지혜를 선물한다.
이제 질문을 들고 나뭇잎 살랑이는 조용한 벤치를 찾아 인생을 바꾸는 여정을 떠나보자.
그리고 묻다
나는 내게 최고의 선물인가
똑같은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꿀 수 있는가
절망에서 희망을 찾아내는 능력이 있는가
해보지 못한 일에 대한 회한이 있는가
이것저것 따짐 없이 무조건 가고 싶은 곳이 있는가
평범함 미루나무를 자기만의 멋진 추억으로 바꿀 줄 아는가
기다리고 고대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음을 견딜 수 있는가
시간은 느리지만 결국 꿈이 꽃을 피우고 나라는 존재를 자라게 한다는 사실을 믿는가
평생을 붙어 다닐 슬픔을 너그럽게 바라볼 수 있는가
끝없는 아픔 속에서도 환한 미소를 상상하며 눈물이 마를 것이라 생각하는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투자하는 시간을 낭비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싶은 자신일지라도 포옹할 수 있는가
결과를 떠나 기나 긴 과정을 즐길 수 있는가
불어오는 바람 소리로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가
오늘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가 무엇인지 아는가
화장실 거울을 닦는 사소한 행위라도 매일 하는 신성한 일이 있는가
아침마다 매일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가
부당함에 대응해 화를 내는가
남들 다 피어날 때 피지 못하는 자신을 원망하는가 어떤 꽃은 4월에 또 어떤 꽃은 9월에 피어난다는 사실을 모른 채.
누군가를 기쁘게 해 주려고 무언가 해 본 적이 있는가
각자의 영혼을 자유롭게 하는 관계를 지속시키는 능력이 있는가
누군가를 깊이 사랑한 적이 있는가
자신의 어두운 부분을 누군가에게 진심이 담아 고백한 적이 있는가
삶에서 받는 상처와 굴욕 그리고 멀어지는 꿈을 감당해 낼 자신이 있는가
지칠 때 기댈 언덕이 되어주고 힘겨울 때 얼굴을 묻고 울 누군가의 가슴이 있는가
그 자체로 반짝이는 사랑에 빠져 본 적이 있는가
감정 노동 없이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존재가 있는가
자신과 타인 그리고 세상에 대해 질문할 수 있는가
현재의 시점에서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들을 줄 아는가
생에 이것만은 꼭 이루겠다는 목표가 있는가
어제 그리고 오늘 소박하고 자잘한 기쁨들이 이어지는 날들인가
살면서 간절히 바라던 무언가를 선물 받고 자신을 생각해 준 누군가의 관심에 가슴 뛴 적이 있는가
5월이면 생각나는 그 누군가가 있는가
이 세상은 남의 고통을 분담하며 서로 돕고 사는 거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가
누군가의 삶을 복제하고 있지는 않은가
매일매일이 자신이 기다려온 날인가
보고 싶은 누군가가 있는 집, 행복한 마음으로 돌아갈 집이 있는가
실수를 남이 아닌 자기 몫으로 잘 감당해 내는가
무엇을 하지 않을 자유가 있는가
오늘의 아픔을 버티고 어두운 내일을 견뎌낼 자신이 있는가
누군가와 함께 만들어갈 추억이 있는가
숱한 세월 가슴에 새겨진 상처가 꽃이 되고 향기가 된다는 사실을 믿는가
보청기, 돋보기, 지팡이, 휠체어, 간병인… 상실이 익숙한가
자신에게 결코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아는가
스스로의 한계와 가능성 모두를 체감하는가
눈물 흘리는 자신의 등 쓰다듬으며 삶을 고민해 본 적이 있는가
관계 맺음이란 그가 주는 다양한 고통과 상처를 견딜 수 있을 때 가능하다는 사실을 믿는가
모든 말은 폭력적 속성을 지니고 있음을 아는가, 사랑한다는 말조차.
자신을 믿는가
‘영원히’라는 말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가
대화의 가장 아름다운 형식이 침묵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꿈을 현실로 만드는 외롭고 힘든 과정이 새로운 세상을 여는 성스러운 노동임을 아는가
누군가의 수군거림을 견디고 마음껏 기뻐하고 슬퍼할 수 있는가
슬픔, 실패, 눈물, 야유, 비난을 편히 접할 수 있는가
실패에서도 배우기만 한다면 인생에 실패란 없다는 말을 믿는가
어차피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가
사람은 마지막까지 변한다는 사실을 아는가
어떤 식으로 늙어갈지는 스스로 결정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숱한 시간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적이 있는가
꿈 중에는 악몽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아무리 애쓰고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아침엔 아침이 그리고 저녁이 오면 저녁이 더 멋지다는 생각이 드는가
점점 더 많은 바람은 좌절, 환멸, 불만, 불행, 탈진… 악순환의 고리로 이어짐을 아는가
미처 다 쓰지 못한 감정이 메말라감을 느끼는가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다른 존재임을 아는가
...
나는 누군가에게 최고의 선물인가
질문이 슬픈 건 대답이 슬퍼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