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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 Nov 27. 2023

꿈은 미래로 자신을 던지고
또 다른 나를 만드는 일이다

아내의 꿈

꿈은

생의 마지막 날까지 도전해야 할 과제다

자기실현이라는 끝을 향해가는 에너지다

60세에서 70세 그 이상까지 계속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동력이다.

놀라운 진보를 촉진하고 삶을 통째로 바꿀 수 있는 힘이다.

후회되는 부분을 바로잡고 잘한 부분을 오래 유지하도록 지지한다.

매일매일의 덧없음을 상쇄해 주는 것이다.

우연한 일이 아닌 원하고 욕망했던 내일에 대한 약속이다.

또 다른 미래 그리고 또 다른 나를 만드는 일이다.

죽음보다는 꿈이 없는 삶을 더 두려워해야 한다.

고 믿고 싶습니다.   

  

그런데

꿈의 선택지는 빠르게 줄어듭니다.

남은 날이 조석에 들어갔습니다.

꿈의 고갈 그리고 마모

두렵습니다.     






아내의 꿈     


아내는 대학 교단에 서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도 새벽부터 버스를 탔고, 늦은 시간까지 강의실에 머물렀습니다. 수백㎞의 거리는 걱정할 계제도 아니었고 피곤을 말할 여유도 처한 상황을 따질 경황도 없었습니다.     


밤을 지새우며 과제에 매달리는 일은 예사였고 논문시즌에는 집안일에는 관여하지도 할 수도 없는 하숙생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수년을 꿈을 향해 달렸습니다. 많은 것을 뒤로하고 오직 교단만을 바라보고 뛰고 또 뛰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는 걸음을 멈췄습니다. 아무리 달려도 교단과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며 다른 길을 이야기했습니다.     


결국 아내의 첫 꿈은 꿈으로 끝났습니다. 꿈을 접은 지도 수년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그 꿈의 흔적은 여전히 책꽂이 곳곳에 뿌연 먼지가 되어 박제처럼 박혀 있습니다. 어쩌다 눈길이 닿으면 아내의 얼굴엔 이내 주름이 지고 가슴에선 한숨이 몽글몽글 맺히고 촉촉한 눈물로 흐릅니다.      


안타깝습니다.

아내를 볼 때마다 빨갛게 타오르던 열정과 투명하게 빛나던 눈빛이 아련하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열정의 잿더미와 누렇게 찌든 흐릿한 눈빛만이 좀비처럼 아내를 따릅니다. 아프고 가엾습니다.    

 

“다 지난 일인 걸 이젠 괜찮아.”     


아내는 어제에 머물지 않으려 애씁니다. 어제 가지고 있던 그 꿈의 자리에 새로운 꿈을 얹으려 매일 매 순간 공을 들입니다.     

 

아내의 꿈을 응원합니다.

비록 다른 공간에서 다른 이들과 다른 이야기를 할지라도 아내에게는 새로운 이들과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내일이 있을 테니까요.    

 

꿈을 잃지 않기를, 

더 전진할 수 있음을,

삶은 언제나 도입부임을,     


내일이라는 문은 아내에게 언제나 활짝 열려 있음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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